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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듣기(음악)

[포크음악] Dr Strangely Strange - Ship of the Fools

아티스트 : Dr. Strangely Strange

앨범 : Kip of the Serene

연도 : 1969

국적 : 아일랜드

장르 : 일단 포크라고 적는다

 

 

이미 한 번 오류로 날려먹은 글이라 최대한 빨리 쓰고 저장해버려야겠다.

오늘은 그냥 음악의 한계점(나는 평소 음악을 잘 안 듣지만, 그러다보면 절실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이 와서 음악을 들었는데,

지금 들은 곡은 Kip of the Serene 앨범에 실린 Ship of the Fools라는 곡이다.

 

1. Dr. Strangely Strange

kip of the Serene는 이상하게이상한박사;의 데뷔앨범이다. 사실 이들은 동시대에 동일한 공간에서 활동했던 Incredible String Band라는 애들한테 치여서 저평가받는다. 스코틀랜드를 기반으로 한 ISB는 그 히피적 + 초현실적 + 위아더월드 음악의 색채가 워낙에 강렬하셔서 상당한 매니아층을 양산했던 것 같다. 그런데 동시대에 비슷한 색깔로 활동했던 우리 이상하게 이상한 박사님들은, 비슷하게 포크를 들고 나왔는데 뭔가 애매하기 이를데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평론가들에게 썩 좋은 평을 받지는 못한 것 같다.

 

 

 

 

뭐, 일단 70년대 미쿡 청소년대상 양산형 판타지소설같은 이들의 데뷔앨범의 자켓표지를 보자................

 

 

드래곤 동굴에서 노래해서 밥빌어먹는 바드이미지.jpg

정가 $2.99 정도 하는 싸구려 양산형 미쿡판타지소설 페이퍼북 표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만 몇 개 들어본 결과, 확 화려하게 튀지는 않아도 은근히 조용한 가운데 개성을 내뿜고 계시는 성님들인 것 같다.

가끔은 미완성형같은 느낌도 나고, 실험적인 사운드라고 한 것이 돈 받기 힘든 베타버전같은 느낌을 줄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단점으로 다가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풋풋하고 생생한 느낌을 주어서, 가뜩이나 요즘 날것이 땡기는 내 정서에 딱 맞는다.

 

여기에 아일랜드 특유(인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접한 많은 아일랜드물이 그런 느낌이라)의 살짝 쓸쓸하고 은근하게 서정적인, 켈틱 멜로디가 가미됐다. 극동아시아에 살고 있는 내겐 신비롭기도 하다.

 

 

2. Ship of the Fools

 

이 곡은 이 존재감 없는 앨범의 타이틀곡조차 되지 못했다. 끝에서 두 번째 트랙인가...아마 그럴거다.

60년대스러운 악기소리와 아마추어같은 날 목소리들의 합창이, 켈트정서의 선율을 타고 조용하게 흐른다.

평범한 듯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렇지만 분명 타이틀이 될 만큼 큰 존재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 곡이다.

 

 

 

 

 

 

3.

사실 이 곡을 듣게 된 것은, Ship of the Fools에 대한 중세 알레고리를 찾다가...였다.

Ship of the fools는, 중세 및 르네상스 유럽 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알레고리로, 바보와 광인들을 태운 배가 목표 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타로카드에서 0번 성님들의 정모쯤 될려나.jpg

 

 

 

히에로니무스보쉬 역시 이 유명한 알레고리를 표현한 그림을 그렸고, 이 알레고리는 현대까지 이어져, 미쉘푸코 역시 자신의 책에서 '광인들의 배'를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푸코가 언급한 ship of the fools는 무목적으로 흘러가는 배의 위험함을 의미했다기보다, 광인 및 소수자들을 격리하는 주류의 권력행사에 대한 것이었다.

 

 

이 알레고리는 지금도 다양한 문화물에 사용되고 있고,

그 중에 하나가 이 이상하게이상한 박사님들의 'SHip of the fools'라는 곡인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영어를 졸라게 못하는 까닭에, 게다가 노래를 들으면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는 특수한 능력을 타고 나서,

이 음악의 가사는 모른다....으하하ㅏ핳하ㅏㅎ하ㅏ핳;;;

 

그리하여 어떤 내용으로 구성이 돼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지.

 

그럼에도 풋풋한 아마추어의 향기와 이 시기 특유의 진보적/희망적인 분위기, 매력적인 켈트느낌의 선율, 은근히 드러나는 개성 등이 어우러져 어쨌든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듣기 좋은 곡이다.

 

 

 

 

 

아 시발 당장 아침까지 할일이 태산인데 지금 나 뭐하는거야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