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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보고듣기(영화,애니,공연)

[영화]살로 소돔의 120일 (Salo o le 120 giornate di Sodoma, 1975)

소돔의 120일 (사드 후작 지음) 소설은 새디즘을 고어수준으로 극한 묘사한 작품이다.

이전에 이 나라에서 친히 금서로 지정하여, 내가 ㅈㄹ하면서 블로그에 갈긴 적이 있었다.

http://intpland.tistory.com/257


보다시피 링크는 소설에 대한 리뷰가 아니고, 그냥 금서지정에 대한 분노다ㅋ. 소설은 읽기 지루할 삘임.  



이 영화는 인터넷에 막 그냥 돌아다니길래, 스트리밍으로 봤다. 












1975년 작이라서 실감나거나 잔인하진 않다. 

파졸리니라는 이탈리아 감독이 만들었더라고. 그런데 이탈리아어로 된 주제에 자막이 없었다 -ㅁ-

어차피 대화가 그리 중요할 것 같진 않아서 소리 꺼 놓고 화면만 대충 찍어가면서 감상했다....만 대화가 중요했을 삘임.



사드의 원작 소설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파졸리니의 영화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파시스트를 까고 있다(고 추정한다. 자막을 못봐서ㅋ)

우아한 저택에 네 명의 중년남자가 우아한 척을 하더니, 남녀 청소년 각 9명씩 (총 18명)을 데려다놓고 온갖 성적 학대를 가하더라. 젊은 군인들도 동조하고, 중년 아줌마들도 동조하며 노래하고 춤추고.

온갖 학대를 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청소년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며 모두 성적 즐거움?!을 맛보는 가운데, 젊은 군인 두 명이 가학적 성폭력의 즐거움을 깨닫은 듯 춤을 추며 영화가 끝난다.




이 영화는 딱

세르비안 필름 수준임. 

아 세르비안보다는 좀 이것저것 장치를 한 것 같긴 하더라.



세르비안 필름이라는 영화의 내용은, 

포르노스타가 은퇴직전에 마지막으로 아트 필름을 하나 찍기로 했는데, 알고보니 스너프였고, 가족이 온갖 성고문을 당한 후 트라우마로 동반자살함. 근데 이 자살 장면까지도 스너프로 찍어 판다는 내용.


당시 세르비안 필름 리뷰를 찾아보면, '세르비아 사회 정치의 혼잡함을 전달하려 했다'라고 하던데, 

들어본 소리 중 가장 개소리 중 하나였음.

그냥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적인 내용 찍어다 팔아먹으려는게 너무 티가 나서.

그런 걸 찍지 말라는게 아니라, 세르비아 정치사회 이딴 걸로 포장하지 말라는 거다.

그냥 돈 좀 되는 성적이고 잔인한 영상을 찍어 팔려는 게 많이 티가 난다.




그런데, 살로 소돔의 120일에 대한 리뷰를 잠깐 봤는데, 

권력 행사의 위험함, 당시 파시즘에 대한 비판, 이런 주제의식 이야기를 또 전면적으로 하고 있더라.


존나 어이가 없네.

물론 세르비안 필름보다 이 영화가 훨씬 간접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찍긴 했다. 권력자의 쾌락적인 시선이나 권력에 물들어가는 군인들의 모습도 묘사되긴 했지. 난 잘 모르지만 이탈리아의 과거 문학작품들 구성을 많이 차용해 온 것 같다고도 하더라고 .단테의 신곡이라던가. 

그런데 이 영화에서 파시즘이나 문학적 구성같은 장치는, 극단적으로 새디즘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배경에 가깝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새디즘적 욕구가 어떻게 충족돼 가며, 욕구가 어떻게 전염되나를 충실히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왜 

'이탈리아의 파시즘은 왜 위험하며, 권력이란 무엇인가. 전쟁의 잔인함은 무엇인가'

이딴 리뷰가 나와야 하냐고.


구라도 지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