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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들

On Wayback Machine: internet archive.

https://web.archive.org/


Wayback Machine은 과거 웹페이지를 저장하고 있는 거대한 인터넷 묘지다.


검색창에 원하는 웹페이지 주소를 넣으면, 웨이백머신이 캡처한 당시의 웹페이지가 나타난다. 

지금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웹페이지라고 해도, 웨이백머신을 이용해서 탐색해볼 수 있다.







Wayback Machine을 타고 예전 내가 만들었던 페이지를 보았다.


지금의 나는 혼자 숨어 감상에 젖지만,


그 시절 나는 드러내놓고 예민하고 감상적이던 아이였다.




~척하는 모습, 징징대는 말투가 거슬릴법도 했는데,


아, 아냐. 어린 나를 보니까 의외로 사랑스럽더라.ㅋ 자기애ㅋㅋ




힘들었던 시기여서 나밖에 안 보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


일부러 생각하고 찾아와 안부를 전하고, 노래를 주고, 감정을 공유하고. 


그렇게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의 감정이 


이제서야 보였다.


그렇게 너희들이 있어줘서 내가 무사히 버틸 수 있었구나.


그리고 내 옆에 있던 이유를,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보면서 


이제 알아챘어.






미안하고 고맙다.


다시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세월은 그렇게 돌고 돌겠지.


다시 내 삶의 싸이클에 맞춰 


누군가 그렇게 나를 도와주겠지. 


그리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겠지.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흐른 것을 


문득 체감했지만,


나는 결국 변하지 않았고


비슷한 패턴의 삶을 환경만 바꿔가며 살고 있더라.







적어도, 


죽기 전에는


이 패턴을 


한 번쯤은


벗어나 보지 않겠니.







아냐.


과연 패턴을 


무작정 깨는 것만이


더 나은 선택, 개안하는 방법인가.


그것 자체가 편견 아닌가.


어째서 그런 패턴을 살아왔는지


명징한 정신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다르게 살려고 했던 적이


없는 것도 아니잖아.









p.s. MBTI의 눈으로 그때 웹 페이지를 보니, 의외로 Fi 같은 면이 많이 보인다.

내 감정과 내 예민함과 내 감수성이 세상의 중심이더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변한 것인가,

아니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잠시 드러난 특징이었을 뿐인가.


물론 그런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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