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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듣기(음악)

[유튜브채널] 혼자 방에서 은둔하고 싶을 때 회복음악


나는 좋아하는 혹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음악은 잘 듣지 않고, 

주로 기분이나 생산성을 위한 스트리밍 음악류를 많이 찾아 듣는다. 

lofi 채널들이라고 하지. 주로 배경화면에는 카툰이나 일본 아니메스러운 이미지 하나 깔아두고, 플레이리스트를 쭉 틀어주는 것들이다.

온갖 종류의 것들을 다 시도했는데, 거의 처음 20분 정도가 지나면 갑자기 질리고 거슬려서 꺼버리기 일쑤. 

그러나, 그 중에서 드물게도 거슬리지 않는 치유의 채널이 하나 있어서 써 봄. 



바로 이곳.

이름: staying in. [lofi / jazzhop / chill mix]

주소: https://youtu.be/TYCBicKyVhs

설명:  for those 'i can't be bothered' moments (방해받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위해서)

여긴 재생


배경 그림이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혼자 편안하게 방에서 룸펜 짓하면서 듣기 딱 좋다. 아니면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신경이 예민할 때 그걸 진정시킬 치유의 용도로. 아니면 뭔가 내면의 창조성을 끌어올리고 싶을 때 들어도 괜찮은 것 같고. 


전반적으로 음악이, 배경그림대로 방에 혼자 앉아서 멍때리며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바깥의 분주한 세상사는 잊고, 여유 부리면서 차도 마시고 그렇게 쉬다가 뭔가 꽂히는 일들도 하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그러고 싶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채널 찾아다니다 보면, 묘하게 질리고 거슬려서 몇십분 안 돼서 그냥 꺼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 안 끄게 되더라고. 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들뜨지도 않은 밸런스 좋은 음악들을 적당히 보내준다.

참고로 이거 들으면서 빡센 일은 잘 안 된다. 일하기 싫어지고 그냥 늘어지고 싶어지거든ㅋㅋㅋ 그런데 마음을 안정시키기에는 정말 최고다. (창조적이거나 영감을 받아야 하는 그런 일들은 좀 잘 될 듯)



그리고 이 채널의 묘미가 또 하나 있다. 댓글들. 

가끔 유튜브 챗이나 댓글을 보면 그냥 정신 없고 부산스럽기 쉬운데, 

이 채널은, 찾아온 사람들의 감수성이 비슷해서 그런지, 지금 필요한 게 비슷해서 그런지, 

음악을 들으며 댓글을 보면 어딘가 공감이 가. 음악을 같이 듣고 있는 느낌. 

아래 댓글 몇 개 캡처하고 발번역도 ㅋ

(한국어) 그런 날 있잖아. 그냥 방에서 혼자 일기 쓰고, 영상 편집하고, 창조적인 것들을 쓰고 만들고 싶은 날들? 의무나 스트레스 같은 것 전혀 없이 백퍼센트 완벽하게 고요하고 편안한 느낌. 방에는 책이랑 먹을 것, 고양이도 있고,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영감이 솟아올라 새로운 프로젝트 막 시작했을 때의 그 벅차게 흥분된 느낌. 이 음악 듣고 그림을 보면서 지금 그런 느낌을 받고 있어. 정말 좋아하는 느낌이야. 모두들 좋은 하루 됐으면 해. 

이 영상 느낌을 제일 적절히 묘사한 글인 듯




(한국어) 어쩐지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 않아지는데

위험햌ㅋㅋ그런데 웬지 열심히 살고 싶지는 않아진다. 그래서 고도의 정신집중을 요하는  음악은 아닌 것 같다.




(한국어) 나한테는 완벽한 음악이다. 너무 우울하지도, 너무 새벽3시스럽지도 않음. 적절하게 긍정적이고 듣기 좋은 음악이다.

나도 여기 동의.


(한국어) 아침 9시 반이다. 너는 지금 자그마한 카페에 혼자 있어. 앞에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지만, 분위기를 더 즐기는 중이야. 넌 숟가락을 들어 커피를 저어. 그게 이 순간 제일 할 만한 행동이거든. 창밖을 바라보자 차들이 온 방향으로 휙휙 지나다닌다. 넌 그 현대사회의 분주함에서 벗어나서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다는 점에 기뻐질 거야. 10시 45분에 있을 중요한 회의를 잊어버렸는데, 뭐 사실 그게 얼마나 중요하겠어? 그냥 냅킨에 낙서나 하면서 농땡이 치기로 하자. 냅킨에 낙서하는 건 고등학교 여자애들이나 하는 짓이긴 한데, 지금 되게 창조적인 기분이거든.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종이 한 장에 쏟아부어 글을 쓰고, 다시 창밖을 바라보기 시작해

실제로 이 사람은 에세인가 소설 도입부인가를 여기 썼다. 아마 이 음악을 들으면 창조적인 기분이 드는 것 같다. 



(한국어) 다섯번째 노래에 대해: 넌 지금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달리는 중. 지금 이른 새벽이고 찬듯한 공기가 상쾌해. 하늘을 바라보며 태양이 뜨는 걸 바라봐. 주변 세상은 고요하다. 들리는 것이라곤 포장도로와 타이어가 마찰되는 소리뿐. 바람이 가볍게 불며 희미한 소리를 내는 걸 들을 수 있어. 넌 이제 속도를 높여 바람에 머리카락이 나부끼는 것을 느끼면서 달려나가기 시작해. 그리고 멈춰서, 그대로 숨을 쉬어본다. 물리적으로도, 그리고 내면을 통해서도 네 주변 세상을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는 거야.

특정 노래에 대해 이렇게 감상을 써 보기도 한다.


(한국어) 자꾸 이 채널로 돌아오게 된다. 마음을 차분하게 누그러뜨리고 싶을 때 특히 이 채널 많이 듣는다. 나는 거의 모든 것에쉽게 예민해지고, 작은 생각도 머릿속에서 크게 부풀려 사로잡혀버리는 종류의 사람이거든. 나한테 이 채널이 정말 도움된다. 이런 훌륭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곤두선 신경을 가라앉혀 주는 데도 좋은 것 같다.


이 외에도 자기 고민을 쓰는 사람들도 있고, 기분을 위로받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유튜브 채널 중에 이렇게 뭔가 정신적인?! 공감이 오가는 댓글은 드문 것 같음. 

뭐 덕질채널이 공감대 왕이겠지만 거긴 다른 종류의 공감이 오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