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물들/여행2018.10.10 17:50

여기는 진짜 공개하기 싫었는데 어차피 사람들이 많이 안 볼거라 생각하고 쓴다. 그리고 놀러간 사람들은 굳이 갈 일이 없을테니.

일본에서 피씨작업할 때 가장 만만한 것은 스타벅스에 가는 것이긴 하다. 

그러나, 좀 더 조용하고 자연 속에서 쾌적하게 머물러 있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마루노우치 인근 히비야공원 안에 있는 치요다구립도서관, 히비야도서문화관을 가는 것.







정확히는 도서관 내 카페에 가는 것이다. 북카페다. 밤에는 영업 안 함.

다른 도서관들을 좀 헤매봤는데 여기가 그냥 최고였다. 이유는

- 아름답다. 살짝 원형 공간이 유리로 둘러싸여있는데 밖에는 푸른 나뭇잎이 보인다. 별거 아닌 듯하지만 오래 있으면 탁 트인 이 초록느낌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정되는지 몰라.




- 그럼에도 놀랍게도 직사광선을 거의 안 받게 돼 있다. (사진 속 자리 예외. 거기서 한 칸만 안쪽에 앉아도 햇볕 안 든다) 

조도도 적절해서 눈이 아프지 않다.



- 여기서 소리내서 대화 나누면 미친놈이다ㄲㄲㄲ. 주문하는거 빼곤 다들 조용히 책읽고 자기 할 걸 한다. 잡아먹을 듯이 신경질적인 반도카페 분위기가 아니라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

- 전기를 계속 쓸 수 있다. 음료 주문하고 전기 있는 좌석에 앉으면 된다. 와이파이는 당연하고.

- 가운데는 책과 문구류도 판매하고 있다. 문구류 탐나는 것 꽤 많았는데 매번 참는다. 전에 보니 여기서 본 템 교보에서 똑같은거 팔더라?ㅋㅋㅋ 책도 가져다 읽을 수 있는 것 같던데, 물론 나는 까막눈이라 패스.

- 자리가 없어 못 앉은 일은 없다. 북적대지 않는다.



히비야 공원 자체도 여유롭고 예쁜데다 여기 앉아 있으면 정신이 회복되고 행복해진다. 좌석도 화장실도 모두 쾌적하다. 도서관 안 전시물을 보는 것도 쏠쏠하게 재미있다. 도쿄에 있으면 매일 여기 올 것 같다. 사실은 도쿄 갈 때마다 꼭 이 곳에 간다.



번화함이 필요한 사람은 좀 걸으면 긴자와 유라쿠쵸가 나오니 거기 가면 된다. 참고로 유라쿠쵸에 미친듯이 큰 로프트 있고 긴자에 돈키호테 있음. 각종 백화점들도 가깝다. 물론 가기 싫으면 패스.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10.10 02:24

0. 어느날 훌쩍 들른 도쿄여행은 내게 축복이었다.


원하는 것을 생각만 하면 그게 바로 내 앞에 나타났다.


원하는 재질과 무늬, 두께의 레깅스가 있었는데, 우연히 내가 머릿속에서 그리던 그 레깅스를 발견했다. 


꼭 다시 마시고 싶었지만 구하기 힘든 사케가 있었는데, 어느날 밤 숙소 근처 산책을 하다가 편의점에서 그 찾기 힘든 사케를 발견했다.


야채를 찍어먹을 다양한 맛의 소금들을 구입하고 싶던 차에, 소금전문점이 나타나는 식이었다.


놀라웠어. 시크릿? law of attraction?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늘이 다 갖다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





그런데, 


막상 내가 그렇게 원하던 것들을 손에 넣고 나니, 


그것들은 내 머릿속에 있던 이상적인 상태와는 달랐다.


레깅스는 긴장감 없이 늘어져 뚱뚱해보였고, 


사케는 내 기억과는 달리 끝맛이 너무 달아서 먹기 힘들었으며, 


소금전문점에서 맛본 매실소금이나 녹차소금도 예전 내 기억과는 달리 그저 평범한 양념 맛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오랫동안 찾아헤매던 걸 쉽게 쉽게 찾아냈으니 기뻐하고 싶었지만, 


나는 스스로를 속일 수 없었다.


원래 그다지 훌륭한 물건이 아니었음에도 그동안 판타지 추억보정으로 포장했을 뿐이었구나.


아니면 막상 손에 넣고 보니 허무한 것뿐인 건가.




1. 원하는 게 또 있었다.


최근 다이어리 대신에 미니 수첩 여러권을 갖고 다녔는데, 


그 미니수첩들을 한꺼번에 감싸 묶을 수 있는 커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곧 눈앞에 나타났다.


어느 서점에서 도장 파주는 아저씨의 영업질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아저씨 뒤로 일본 작가 이름과 책 이름이 프린트된 북커버가 진열돼 있었다.


내 미니수첩을 꺼내 크기를 비교해 보니, 사이즈가 완벽하게 잘 맞았다.


내가 쓰는 미니수첩은 흔한 사이즈가 아니라서 이렇게 완벽하게 맞기 힘든데 말이다. 


이번에도 다시 내가 원하는 게 정확히 나타난 거야. 


더 투정하지 말고 얼른 골라봐야지.





여러 북커버 디자인들 중에 유독 눈이 가던 건, 


'Matsuo Basho'라는 작가의 'A Narrow Road to the Deep North'였다(북커버 디자인이 영어로 돼 있더라고). 


일본작가에게 별 관심이 없어서, 마츠오 바쇼가 누군지도 잘 몰랐고, 그냥 솔직히 개그만화보기좋은날에 나온 캐릭터-_-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왼쪽 눈물 흘리는 아저씨가 바쇼.jpg




오쿠노호소미치? 깊은북쪽으로의 좁은길?!이란 책도 뭔지 잘 몰랐다. 


그러나, 하필이면 평화롭고 좋아 보이는 다른 타이틀들을 두고, 


이렇게 딱 봐도 가시밭길스러운 타이틀 디자인을 만지작거리는 나 스스로가 갑자기 한심하게 느껴졌다. 


아니 왜 나는 항상 삽질을 자처하지? 


항상 쉬운 길을 내버려두고 이상한 길을 부러 택하는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게 되더라.


"아오 나새끼야 좀 다른 걸 고르라고"


조금 더 힘차거나 평화로운 제목의 북커버를 고르려했으나, 이상하게도 도저히 다른 타이틀에는 눈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그냥 북커버를 사지 않고 서점을 나와버렸다.


이번에도 손에 쥐어준 걸 그대로 던져버린 거지.





2. 

내가 머물던 곳은 도쿄의 고토구. 


한자로 강의 동쪽, 강동구라고 쓴다. 서울의 강동구와 한자가 같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와 비슷하게 도심은 아니고 주거지역이며 조용한 분위기다. 


나는 스미다가와의 지류쯤 되는 강 앞의 게스트하우스겸 호텔에 머물렀다. 


깨끗하고 세련되고 조용한 호텔이었다. 


로비에서는 동네 예술인이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고, 근처 동네의 공예품을 전시하여 팔고 있었는데, 공예품 수준도 꽤 높았다. 


2층에는 강으로 난 나무데크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밥을 먹을 수 있는 펍/카페/식당이 있었다. 


강 건너가 츄오구 니혼바시, 닝교쵸 등의 지역이고 하네다, 나리타 등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가 정차하는 도쿄시티에어터미널(TCAT)이 자리잡고 있었다. 


TCAT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였지만, 이러나 저러나 고토구는 조용했다.


고토구 자체도 조용한데 내가 있던 키요스미시라카와 인근 동네는 더더욱 조용한 주택가였다. 


근처에는 가족단위가 사는 맨션들이 있었고, 중고등학교가 있었다. 


밤이면 온동네가 까맣게 조용해졌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형광등처럼 퍼런 별빛이 반짝였다. 


지구가 멸망한 듯한 고요함이 느껴졌다. 이상한 소름이 돋는다.




여기 오는 순간부터 주택가 특유의 안정감과 함께 약간의 숨막힘을 느꼈다. 


모든 게 굳어지고 고정돼서 변화는 커녕 그대로 성숙 혹은 썩어가는 느낌. 중년 여성의 장미향 분냄새 맡는 기분.


조금 걸어나가면 '후카가와'라는 곳이 있고 시라카와 정원이라는 꽤 유명한 정원이 있다고 한다. 


그 근처에는 유명한 커피숍들도 있다고는 했으나 당시에는 몰랐다. 


이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었다.


뭔가 자연물이 필요한 걸까.


그래서 시라카와 정원이라는 곳으로 슬슬 걸어가봤다.




유명하다는 시라카와 정원에는 중노년 일본인들이 많이 산책 나와있었다.


꽤 큰 규모에 잘 만든 정원인 것은 확실했으나, 역시 알 수 없는 숨막힘은 마찬가지였다. 


이 세상을 작은 정원 안에 축소판으로 우겨넣고 즐기는 모양새가, 놀이동산에 있는 느낌이었다. 


실제 세상이 아니면서 실제 세상을 예쁜 모습으로 가장하고 있잖아. 


일본 곳곳의 쇼핑몰이나 위락시설을 볼 때도 이런 느낌이었어. 


현실을 외면하고 잘 꾸며놓은 곳에서 그게 진짜인양 놀고 있는 느낌.


정원의 푸르름과 정갈함에 몸은 상쾌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러다,


내가 서점 북커버 디자인에서 봤던 작가 "마츠오 바쇼"의 시비를 발견했다. 




3. 

'마츠오 바쇼'라는 사람은


에도시대의 유명한 하이쿠 시인으로, 바로 그 후카가와라는 동네에서 움막집을 짓고 여러 해 은둔해 살다가 어느날 여행을 떠났다. 


바쇼는 어느날 갑자기, 길거리를 떠돌다 객사할 각오로 몇 벌의 '종이옷'을 꺼내 입고, 


부랑자처럼 후카가와를 떠나 그 Deep North를 향해 떠났다. 


Deep North(일본어로 오쿠)라고 번역된 이 곳은 센다이 지역을 의미한다. 


바쇼는 결국 그 여행에서는 객사하지 않은 채 살아남았고 다수의 하이쿠와 여행기를 남겼으나, 


결국 그 후 십년 동안 여기저기 떠돌며 여행을 하다가 오사카 근처에서 정말로 객사했다.


후카가와에 오래 살았기에 이 지역에 바쇼 기념관도 있다고 하더라.




바쇼는 한때 유명세를 얻으려 하기도, 돈을 벌려 하기도 했으나, 


평생 하이쿠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으며 


한참 유명해졌을 때 갑자기 모든 걸 버리고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뭔가를 타고 다니지도 않았고, 노쇠해서 힘들어도 자기발로 걷고 기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발로 땅을 밟고 느끼고 움직일 때 


정말 살아있음을 느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4.

바쇼의 시와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나는 울컥 기분이 나빠졌다.


이거 뭐냐. 


지금 기준으로는 딱 노숙자잖아.


그리고 지금 그렇게 발닿는대로 산다고 해서 뭐라도 될까? 뭐 하는 짓이야?




내가 이렇게 유치하게 반발하며 기분이 나빴던 이유는, 


사실 바쇼의 삶이 내가 남몰래 속으로 품어온 소망, 그리고 그 소망대로 살았을 때의 현실적 결말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5. 

어릴 때 말못할 내 꿈은 음유시인이었다.


음유시인은 혼자, 혹은 마음 맞는 동료 하나쯤과 함께 여기저기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이야기를 읊어댄다.


한국으로 보면 각설이 쯤 되려나. 


어느날 여행지의 여관에서 자신의 촌철살인 노래를 불러준다.


멍청한 인간들은 그 노래의 의미는 모른 채 신나게 술을 마시고 춤을 추지만, 구전된 그 노래의 의미를 누군가는 이해하게 된다.


이해하든 말든 상관 없다. 그렇게 표현하고 부족한 온기를 느끼고 다음날 그 모든 걸 뒤로 하고 훌쩍 떠난다.




그렇게 여행하고 놀면서 돌아다니면 신이 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은 지금도,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 아무도 나를 모르고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내려, 


온전히 내 발로 땅을 밟고 그 감각을 느끼며 머리를 비운 채, 


발이 닿는대로 그냥 바람이, 태양이 - 아니 잠깐 난 햇볕 싫어하니 이건 빼고ㅋ- , 우연이 이끄는대로 움직이고 싶었다.


그러다 밤이 되면 그대로 바깥에 누워 별을 바라보고 잠이 드는 거다. - 건조하고 안 추운 곳에 가야겠군 - 


그렇게 온전히 내 세포 하나하나로 살아있는 걸 느끼다가, 


어느날 홀연히 가버리는 것. 


이거야 말로, 내 삶의 한 순간 한 순간을 몸과 마음을 바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아닐까.




마음에 드는 레깅스를 사고, 전문 소금을 고르며, 입맛에 맞는 사케를 구입하는 것이 


결국 내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하단 말인가.




6.

그런데, 나는 너무 많은걸 보고 듣고 배웠다. 


그게 바로 노숙자라는 거. 


도시에서 노숙자는 비둘기와 비슷하다. 


때로는 동정을 느끼기에 부러 괴롭히지는 않지만, 불편하고 더럽기 때문에 눈길을 주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살아간다면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도태된 존재가 될 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살아갈 수 없다고.





그래서 지금, 내가 가장 살아있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바소는 나를 다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p.s. 원래 도쿄 고토구 일대에 머물며 시라카와, 오랜 역사의 후카가와일대, 후카가와에도자료관, 고토구도서관 등을 산책한 기록을 쓰고 싶었는데 마음이 산란해서 그러질 못했다. 그 정보는 아마도 나중에?


에도자료관은 아주 좋았다. 볼거리가 많은 게 아니고, 자원봉사자 노인분에게 감사해서. 급히 외운 듯한 영어로 나를 안내하다가 긴장감과 체력고갈로 거의 숨넘어갈 뻔하셨다 -ㅅ-;;


고토구는 위에 괜히 갑갑하다고 개지랄 떨어놨지만, 나는 원래 그렇게 조용하고 잘 정돈된 곳에 가면 상습적으로 지구멸망 개지랄 떠는 중2병이고 사실 조용한 것 좋아하는 사람들은 머물기 좋은 곳이다. 


여기서 쇼핑하려면 전철 한 번에 스카이트리로 가면 되고, 그 안에 모든 것이 다 있기 때문에 시내중심가로 갈 일이 없다.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09.10 20:04


0.

삶은 대체로 일상을 지내며 나도 모르게 천천히 변해가지만, 

가끔은 갑작스런 변화의 계기가 되는 강력한 사건이 있다.


나한테도 그렇게 갑작스레 삶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던 사건이 있었다. 

혼자 무턱대고 갔던 여행이었다.

아니, 그 여행이 계기가 됐다기보다는 그 여행으로 인해 나의 변화를 거울처럼 보고 깨달았다고 해야할까. 


그동안 어떻게든 쓰거나 말해야할 것 같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너무 개인적인 체험이었거든.

어떤 식으로 풀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무턱대고 마음에 남는 인상대로 갈겨보려고 한다. 




1. 

갑자기 조금 긴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내가 하고 있고 갖고 있던 모든 걸 때려치고.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너 앞으로 뭐 하고 살건데?"

"정신이 있는 거니?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데?"

"사람이 무슨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니?"


무례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렇게들 참견하는 게 당연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때까지 나름 이 사회의 모범생으로 살아왔으니까. 


엄청 뛰어나진 않았어도 딱히 엇나가진 않은 그저 그런 평범한 삶. 


귀찮음을 피하기 위해 대충 평균정도는 해 주다보니 어느새 모두가 내게 관성적으로 그런 역할을 기대한 거였겠지.


그래서 주변에서도 당연히 부속품같은 모범생 새끼한테 그 기대되는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요하는 거였지.


그러니까 결국 내가 만들어왔던 것이었다. 그런 환경은. 





근데 그땐 더는 그럴 수 없었다. 


아니 뭐 나한테 딱히 무슨 위대한 철학이나 생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시발 난 지금 떠나고 싶었고 여기가 한계인 것 같았다.


그래서,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다 말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시발 도저히 이렇게는 못산다고 사지를 내팽개치며 개지랄을 했다.


팔다리를 어색하게 휘두르는 와중에도 고깃집 불판에 팔다리가 닿지 않게 조심했다.  역시 나는 사고형이다.ㅋ




지금 쓰고 보니 별거 아닌데 그때는 그게 모두에게 존나 충격이었나보다.


그리고 나는 평안하게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2.

왜 하필 로스앤젤레였냐 하면, 


내가 가고 싶은 곳들은 전부 브레끠 걸려서 못가게 됐기 때문이다. 


마적이 등장한다거나 빡빡이들한테 머가리를 털린다는지 하는 이유로.


사실 궁금해서 뱉었던 것뿐이지 꼭 그런 곳을 갈 욕심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급하게 선택한 곳이 로스앤젤레스. 그냥 평소에 가기 힘든 먼 데라서 어쩌다 택했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에서 Amtrack이라는 열차를 타고 왔다갔다 이동하기로 했다. 


그냥 예전에 짧게 여행할 때 잠깐 암트랙 탄 기억이 좋았어서.


왼쪽이 장거리 암트랙.jpg




참고로 미국 철도 암트랙은 비행기보다 훨씬 비싼 교통수단이다. 


절대가격도 비싼데다가 시간도 훨씬 오래 걸려서, 기차를 타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비행기를 타기 힘든 노인들 쪽이 많이 이용한다. 


그리고 출퇴근용으로 이용되는 동부쪽 암트랙 노선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시간도 잘 안 지킨다. 


시간 안 지키는 스케일이 몇 시간 단위다. 열차도 하루에 한개 며칠에 한 개 이런 꼴ㅋ. 


뭐 그래도 일찍 사면 살수록 가격이 할인되기도 하고, 외국인일 경우 별도의 할인 패스를 발급해주기도 하고 그렇긴 하다. 


그렇지만 나는ㅋ, 



할인 1도 없이 가기 전날 예매했다. 그냥 쌩돈 존나 많이 내고.

혹시라도 암트랙 탈 사람들은 이런 미친짓을 하면 안 된다.

단순 이동이라면 암트랙보다는 비행기 타는 걸 당연히 추천하고.


지금 보면 미친짓인 거 아는데, 그냥 그때는 시발 될대로 돼라 싶어서 그렇게 했다. 




3. 

비행기 타는 날이 되니까 흥분되더라. 


잡지를 읽는데 마침 마크트웨인의 글이 나오더라고. 


그러고보니, 허클베리핀이 남부를 쭉 돌아다니던 로드트립도 생각나고, 나도 그런 여행을 하려나 기대되기도 했다.


옆사람이랑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재밌는 여행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도 되고. 



근데 ㅆㅂ 인팁히키코모리 성격이 어디가겠냐.


옆사람한테 입도 뻥긋 안 하고


그대로 조용히 자다 깨다 10여시간을 비행해서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음ㅋ. 


쳐다보지도 않아서 심지어 얼굴도 모름ㅋ. 




4. 

입국심사가 끝나고 공항에 나와 앉았는데, 


더이상 할 일이 없어지니까 갑자기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드는거야. 기차 타는 시간까지는 좀 남았고.


탈출이 목적이라 정보따위 안 찾아보고 그냥 왔거든. 


공항에서 커피 한 잔을 사 마시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그냥 버스타고 암트랙 기차역으로 이동했어. 유니온스테이션이라는 곳으로. 


가서 우왕좌왕하며 티켓을 발급하고 짐을 맡기고 (기차 이용객이 이용가능한 짐보관소가 따로 있더라고)


역앞으로 나갔어. 






새파란 하늘, 뜨거운 햇살과 찬 공기의 신선함. 


어 나 벗어났구나. 약간 실감이 나더라. 





역 앞은 엘푸에블로 라는 지역인 것 같았는데 거기 시장도 있고 Avila Adobe라는 멕시코 유적같은 집들이 남아있더라. 

 


구경하고 시장에서 엔칠라다를 사 먹었어. 허름하고 대충 만든 것 같았는데, 바삭한 옥수수전병에 소스가 어우러져서 맛있더라고.

그 뒤로 엔칠라다는 내 최애템이 되어버렸어.




로스앤젤레스에 Beautiful Los Angeles라는 수식어가 붙는 걸 가끔 들어.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람들은 에이 거기 별로, 라고 동의하지 못하는 것 같지만, 


이때 로스앤젤레스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새파란 하늘과 뜨거운 햇살, 쨍하게 찬 공기, 색색으로 꾸며진 거리. 


평소 음습한 걸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날은 오랜만에 티없이 밝은 걸 보니까 경외감이 들게 아름답더라. 


갑자기 모짜르트의 음악이 왜 아름다운지 깨닫는 것과도 비슷했어.




물론 이것은 그날 나의 감상일 뿐이지, 실제 로스앤젤레스는 그런 곳이 아니다. 그런곳이.




그렇게 돌아봤는데도 시간이 너무 남아서, 


안내데스크에 가서 근처에 볼 거리가 뭐가 있는지 물어봤어.


사실 데스크 가기 전에 용기가 안 나서 몇 분 정도 주변에서 망설였는데, 


정보를 찾을 도구가 없으니 별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결국 강제로 용기를 냈어. 


목소리 뒤집혀가며 어색하게 말을 했는데, 오늘 막 왔다고 하니까 친절하게 가르쳐주더라.


근처에 LA시청이 있는데, 거기 꼭대기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고 해. 그래서 꿋꿋하게 걸어서 LA시청으로 갔어.


전망은 잘 기억 안 나지만 시청 건물 안이 멋졌고 거대했고 근무하던 흑형들이 친절하고 잘생겼던 기억이 나.

 





5. 

시간이 돼서 기차를 탔다. 첫 열차는, 2박3일간 시카고로 가는 열차. 


하루는 일반 좌석에 앉아 가고, 다음 하루는 침대칸으로 옮겨서 타고 가기로 했어.


일반좌석칸으로 향해서 자리에 앉았는데, 


어떤 금발의 아가씨가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며 인사를 했어. 



"안녕"

"어디서 왔니? 

"어디 가는 길이야?"


이런 의례적인 질문을 하는데, 





그녀가 갑자기 의자 위로 다리를 끌어올리더니, 


가부좌를 틀었다.




히밤? 지금 얘 뭐 하는거냐?ㄷ



그러더니 나한테 어떤 늑대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더라.



<늑대 명상 워크샵>



뭐????


이 늑대 맞음.jpg




"이 워크샵은 정말 삶을 바꿀 소중한 경험이었어

혹시 기회가 되면 너도 한번 관심을 가져봐.

네 삶도 의미 있게 바꿔줄 거야"




어쩐지 이상한 말을 남기며 내게 친근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녀는, 


갑자기 옆에 다가온 어떤 가족과 대화를 나누더니 다른 자리로 사라졌다. 


자기 자리가 아니었던 것인지 자리를 바꿔줬던 것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사실 그녀와 억지로 긴 대화를 해야하지 않아도 돼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그가 보여준 늑대 명상 워크샵이라는 기묘한 글과 그림은 


뭔가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표지처럼 느껴졌달까.




드디어 열차가 움직였다.



투비컨티뉴드.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05.01 05:56

0.

앞에서 아무데나 대충 싼데 여행 휙 간다는 이야기를 썼는데

 

나는 '아무데나 대충 싼 데'를 가려면 꼭 일본 소도시를 가게 된다.






이건 취향문젠데, 일본 소도시 간다고 했을 때 이런 반응인 사람은 그냥 딴데 가면 됨. 



      "거기 할 게 뭐 있냐ㅋ?"


"동남아 가면 돈 조금에 와 진짜 대접받고 왕족처럼 살다 오는데 쬐끄만 일본 시골은 왜 감ㅋㅋㅋ?"








안타깝게도 내가 일본 소도시를 가는 이유는 



"거기 할 게 뭐 없어서"


"대접받고 왕족처럼 살다 오기 싫어서"



임.ㅋ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일상을 다른 환경에서 잠깐 살고픈 헬조센엑소더스 체험욕구 때문에 다른 나라에 가는 것이라서, 할 게 없는 곳이 이상적이다. 그래야 '관광지 한 군데는 가야되나? 아 어쩌지' 하는 갈등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성격 문젠데 누가 황제 대접해 주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고맙긴 한데, 그냥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그래서 물가 저렴한 나라에서 입주가정부나 운전사 등 고용해서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부럽긴 커녕 무서운 것이다. 내 집에서 조차 닝겐에게서 해방될 수 없다니... ㄷㄷㄷ 물론 단순노동은 개 싫어하기 때문에 얼른 제대로 된 로봇들이 나왔으면 좋겠긴 함.



뭐 거기에다 깨끗/안전/무비자/싼물가/건강한식생활/사람없음/가깝고 편리하고 의외성(e.g.물건흥정,시간 안지킴,사기 등) 없어서 안피곤함... 등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다 아는 얘기니까 귀찮아서 생략.



아 음 저렇게 썼지만 사실 동남아시아 쪽도 그냥 혼자서 덜렁덜렁 다니면 좋은데 많다. 사실 문화적으로 엄청 기억에 남고 이런 덴 남쪽 아시아긴 해. 근데 그냥 휙 쉬러 떠나는 거면 일본 소도시가 위의 여러가지 장점을 결합했을 때 만족이 크더라고. 







1. 

과연 저가항공 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일본 소도시 찬양만 했다. 


여하튼 일본 소도시 항공권을 검색해보자. 

참고로 일본 소도시 갈 때는 무조건 국내 저가항공을 이용해야 한다. 진에어, 제주항공, 이스타젯, 티웨이, 에어서울 등등. 국뽕이 아니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국내저가항공 >>>>>>>>>>>>> 피치항공임. 물론 대한항공 전일본공수 이런 고가ㅋ항공 제외하고 하는 이야기.


참고로 저가항공의 유명한 연착문제는 완전히 포기하고, '아 실제 도착 시간은 실제 표기된 시간 + 30분 ~ 두시간 정도구나^_^'라고 생각하면 정신건강에 매우 유리하다. 실제로 두시간까지 연착하는 경우는 물론 매우 드물다. 그리고 국제선 취항이 적은 일본 내 작은 도시 가게 되면 연착문제가 좀 덜한 것 같다.










2. 

귀찮아졌으니까 서울 출발 기준 추천 항공루트 4군데만 추천하겠다. 


4군데의 기준은, 유류할증료, 세금 등 모두 포함해서 10만원 아래에, 경쟁 없이, 피곤함 없이 갈 수 있는 곳임.



여하튼 가까운 날짜로 스카이스캐너를 대애충 검색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저렴한 항공권 몇 개가 있다.

(스카이스캐너는 대충 1차 검색용도로 쓰면 됨. 가끔 스카이스캐너에서 사라진 항공권이나 변경된 가격의 항공권도, 실제로 검색된 사이트 직접 들어가면 제대로 구입가능한 경우도 많다. 그런데 나같이 저가항공 살땐 대체로 스카이스캐너 링크 눌러서 그대로 사도 된다.)



물론 스카이스캐너, 이스타, 티웨이 등등 여기 등장하는 모든 회사들과 나는 노상관이다.



(1) 가고시마: 9만 원 내외. 이스타젯 월수금.



그렇다. 저거슨 세금과 공항이용료 유류할증 등등을 모두 포함한 최종가격이다. 그리고 심지어 수하물도 붙어있는 경우들이 있다. 

물론 남들 안 가는 월-수, 수-금 이런 날짜가 저렇게 싸다. 금요일 끼면 비쌀거야ㅇㅇ. 



개인적인 도시 느낌을 말해볼까.


가고시마는 큐슈 최남단 쪽에 있어서 시골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큐슈에서 4번째인가로 큰 도시고 편리하다. 그래봤자 소도시긴 하지만, 여튼 시골은 아니다. 교통도 괜찮고 쇼핑할 것들 하기 불편하지 않음. 그리고 활화산이 열심히 재를 뿜고 있어서 화산재가 로레알 날리는데, 사쿠라지마라는 화산섬 가면 재가 내려앉는 게 느껴진다. 화산재 때문에 공기가 다른 소도시만큼 깨끗하진 않은 느낌이지만 물론 헬조센 공기랑 비교 불가로 청정하다. 관광객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서 관광하기 꽤 편하고 저렴하게 돼 있음. 온천도 싸고 사람들 무지 친절하다.


개인취향으로는 넘버원은 아닌데, 쇼핑이나 관광 휴식 모두 괜찮기 때문에 일번으로 올림.





(2) 미야자키: 8만원 내외. 이스타젯 화목토.



이것도 이스타다. 물론 수하물 무료인 경우들이 있다. 화목토 운행하는데 일반적으로 별 노오오오력 없이 검색했을 때 미야자키 표가 제주도 빼고 제일 저렴한 편이다. 물론 토요일을 걸치게 되면 좀 더 비싸니까 화목 운항편을 사야 저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미야자키는 동네가 좀 , 

"나, 미야자키는, 가난하지만! 서민이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열심히 살아볼거야!!!"

이런 느낌이다. 시내는 분명 전반적으로 낙후되고 어딘가 도시가 가난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거리가 진짜 말도 안 되게 깨끗하다. 공기랑 물도 깨끗하고, 음식도 아무렇게나 대충 쳐내놔도 재료가 좋아서 뭔가 건강하다. 물론 세련된 맛 이런건 기대하기 힘들고. 


근데 대중교통은 알기 힘들고 씹개병신이다. 일본 큰 도시는 구글맵으로 커버가 되는데 여기는 전.혀. 안 된다. 안내소에서 주는 버스시각표 종이도 초행자에게 자비 없이 버스번호랑 시간표만 있어서 뭐지 싶었는데, 존나 로컬로 다니는 지선버스 비슷한 건 시각표에 나오지도 않음. 일본어로 된 이상한 미야자키 버스앱을 받아봤는데 뭐하라는 건지 이해를 전혀 못해서 fail.

결국 로컬을 주로 다니는 나는 매우 곤란해서 감으로 찍고 아무거나 타거나 결국 걸어다님 ㄳ. 물론 나처럼 이상한데 골라 다니지 않으면 괜찮음. 


여긴 골프관광객이나 리조트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골프장이나 리조트는 미야자키 외곽에 있으므로 그들은 공항과 비행기에서만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다행히도 시내가 몹시 클린-한 듯ㅋ


길게 써서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곳.






(3) 후쿠오카: 10만원 내외. 이스타, 티웨이, 진에어, 제주 등등. 



아니 나 이스타랑 아무짝에도 상관없는데. 심지어 이스타랑 티웨이를 헷갈리는 병1신인데

어째 오늘 이스타만 검색에 걸린다 -_-;;;;; 사실 여기는 티웨이 + 제주항공 조합이라던가 여튼 날짜와 시간을 잘 봐 가며, 선택하면 됨. 워낙 인기 취항지라.




여하튼 후쿠오카는 이론적으로는 (내겐) 최고의 여행지였다. 한국에서 매우 가깝고 공항과 도시도 가까우며, 발달된 도시면서도 물도 공기도 음식도 맑고(개인 취향) 세련된 것들도 많이 있는데 도시 크기가 무식하게 크지도 않고. 진짜 최고라 갈 때마다 행복해서 울면서 다녔는데,


최근 도시 전체에 한국인 관광객이 미어터진다. 중심가인 텐진 스타벅스 이런데 들어가면 거의 한국어만 들린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도 미어터진다. 그냥 중심가가 다 관광객으로 점령됐다.


후쿠오카 사람들 되게 조용하고 친절하다고 느꼈었는데 전반적으로 현지 사람들에게도 여행객 피로가 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고 아는 장소도 많고 익숙하지만 당분간 안 가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가겠지. 






(4) 사가: 7만원대~. 티웨이.



티웨이가 나왔군. 사가는 사실 제일 싸게 갈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에 나온 이유는, 아직 내가 여길 못갔거든.

조만간 가려고 다짐만 해 볼 뿐이다. 사가 근처 다케오도서관이라는 곳을 꼭 가보려고 생각함. 

물론 거기서 책을 읽겠다는 것은 아니고(글자 못읽음), 그냥 워낙 서점이나 도서관을 좋아해서. 여기서 말하는 도서관은 존나 시험공부 불태워하는 열람실 같은거 아니고 진짜 책 도서관. 그냥 책들이 있고 여유롭게들 앉아있는 그런 곳. 개인적으로 독서실분위기 열람실 극혐임.





이 외에 기타큐슈, 오이타, 마츠야마, 구마모토, 나가사키, 히로시마 등등 소도시들 많은데 그건 알아서 찾으셈들.






3. 


아 마지막으로, 티웨이항공이나 이스타항공, 여기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제주항공은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어서 좋음.


서울역에서 직통열차 표 사고, 수속 (비행시간 3시간 전까지 가면 됨) 하고, 출국심사 받고, 환전 끝낸 후에, 직통열차 타고 인천공항 가면 딱 효율적임. 예전에는 출국심사를 굳이 도심공항터미널에서 할 이유가 있나 싶었는데, 공항에서 항공사 체크인 줄 안 서도 되고, 출국심사할 때도 외교관전용출구로 나가니, 짐스캔하는데 줄도 안 서고 좋더라고. 직통열차도 예전엔 꼴랑 20분 빠른데 그걸 타나, 싶었는데 피로감이 확실히 적더라. 그리고 서울역 국민은행, 우리은행 환율이나 수수료 면에서 유리하다는 건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물론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이 가까운 사람에게만 해당됨. 굳이 여기까지 이동해서 피곤함을 유발할 필요는 없ㅋ음ㅋ.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04.02 23:45

이것은 eINTP 유형의 입장에서 쓰는 항공권 구입 팁이다.


여행은 대단히 많이 다녔다. 그러다 보니 여행취향도 계속 바뀌었는데, 

이것저것 귀찮으니 현재 시점에서 내 여행취향에 맞는 팁 정도만 갈기겠다.


이번 글은 내가 항공권을 구입하는 방법에 대해 쓰겠다.




0. 

먼저 내 여행 취향에 대해 갈겨보자면, 


"헬조센만 탈출하면 어디든 감사합니다. 해외로 엑소더스"


임.


사실 이건 우리나라에 불만이 있다기보다, 내가 속한 곳을 공간적으로 문화적으로 떠나 있고 싶은 심리에 가깝다. 

왜냐하면 내가 속한 현실, 문화, 규범이 모두 갑갑한 게 디폴트라서다.

한국이 나쁘다기보다 그냥 부적응이 디폴트다.



그러니까 내가 일본에서 태어난 eINTP였다면 지금 


시발 쪽바리 노예국에서 탈출하면 어디든 감사합니다. 아무데나 엑소더스!!!!!


이렇게 썼겠지. 



여하튼 나는 내가 속한 현실을 벗어던지고 다른 공간에서 숨쉬고 돌아다닐 때 행복한 인간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관광지를 살인적인 스케줄로 정복한다거나, 나 파릐 어디서 뭐 쳐먹었거든 이런거 인터넷에 자랑하려고 여행을 가는 게 아닌거다.


그래서 너무 갑갑할 때 갑자기 비행기표를 사서 그냥 휙 떠나서, 낯선 곳에서 군중 속에 섞여 혼자 온전히 자유로움을 음미하...는데,




1. 


이렇게 특별히 원하는 장소 없이 짧게라도 해외 아무데나 보내달라는 해외병 걸린 인간이면,

저가 고가 항공 따질 것 없이 그냥 최저렴한 표를 사서 랜덤하게 날아가는 것이 제일이잖아?




나와 비슷한 현실부적응 충동적 인간이라면, 

항공권 살 때 아래대로 해 보자.


스카이스캐너(https://www.skyscanner.co.kr/)에서 

행선지를 EVERYWHERE로 검색해서 

싼 걸 지른다.



참고로 당연하지만 나랑 스카이스캐너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







- 끗 - 







2. 



사실상 내용은 끝났지만, 여기서부턴 친절한 부가설명ㅇㅇ.



스카이스캐너의 뭐가 좋냐 하면, 행선지를 정하지 않아도 검색해준다는 거다.



아직은 가고 싶은 곳이 없는 디폴트 화면.jpg


이렇게 도착지가 비어있지만, 

그냥 이대로 '항공권검색'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EVERYWHERE라고 입력돼서 전세계 항공권을 싼 나라 순으로 보여준다.

물론 너님이 그냥 EVERYWHERE라고 정성스럽게 쳐 주셔도 된다.




저렴한 순으로 보여준다ㅋㅋㅋ 여기서 나라를 클릭하면 도시별 항공권이 또 나와.jpg



이렇게 말이지. 위에 아무렇게나 찍어 본 결과 4월4일-7일은 중국이 제일 저렴하다고 하구나.

저기서 원하는 국가 클릭하면, 세부 행선지들이 나오고 항공권들이 쭉 나올거다. 

그게 100% 정확한 건 아니지만, 그걸 참고로 해서 항공권을 구입하면 된다.






3. 

만약 어떤 나라를 너무 좋아해서, 가고 싶은 나라는 정해져 있는데 가고 싶은 도시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행선지에 EVERYWHERE 대신 그 나라 이름을 입력하면 된다.


예를 들어 행선지에 일본을 넣어보자.



ktx보다 저렴한 혜자티켓가.jpg


이렇게 일본 각 도시별로 (저렴한 순서대로) 항공권들이 쭉 뜬다. 가고시마 88600원이라니. 후...아름답지 않은가.

이 가격은 세금과 공항이용료를 포함한 총액 기준이다.

물론 스카이스캐너는 가격비교만 해 주는 것이고, 실제 사이트별로 가격이 이미 변동됐을 수는 있는데 대애애략은 맞는다. 

사실 스카이스캐너에는 조회가 되지 않지만, 실제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누군가 취소해서 더 저렴한 가격이 나올 수도 있고, 이미 팔려서 더 비싼 가격으로 사야할 수도 있지만 그건 뭐 그때그때 알아서 하자.







저렴한 일본 항공권 구입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쓸 수도 있겠다. 이쪽이 내 전문이라서.

그러나 지금은 이 정도로 마치겠음.






한줄요약: 부적응 국뽕혐이 몰려올 때는 스카이스캐너에서 EVERYWHERE 찍어서 제일 싼데로 도망가자.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01.16 13:52

엄청나게 길게 정성스럽게 쓰다가 다 날려버렸다.


그래서 간단하게 쓰겠다.

아 하지만 도쿄귀쨩이라고 이름도 붙였는데 사진도 하나 붙이겠다.

인사해 도쿄귀쨩. 지적인 냉미녀답게 블루블랙머리.



당연히 퍼온그림.jpg



결국 도쿄귀쨩의 안내를 받아, 동대앞(도쿄대앞)이라는 지하철역으로 갔다. 이것저것 숏핑하다 해가 진 늦은 저녁에 도착했다ㅋ. 근데 어차피 동경대 안 관광할 생각 없어서 상관없긴 했엉ㅇㅇ.


네 소원 들어줬으니까 됐지? 도쿄귀쨩?


그러니 이제 밥이라도 먹으려고 근처 야키토리집을 검색해보았다. 그냥 주변검색 이런걸로 대충 찾음.

이 음식점은,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들 평가하는 곳이다.





"주문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메뉴, 은 은, 

정말 사랑스러운 음식을 말 답변하기 는 했지만 어쨌든."



정확히 모르지만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길을 검색. 어라? 근데 배터리 꼴랑 4퍼센트. 

여튼 빠떼리가 심각하게 없으므로 방향만 대애애애애애충 훑으며, 동경대 옆 골목길을 헤매면서 야키토리 집을 찾아갔다.


동경대 근처는 되게 조용했고 다른 학교들도 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미남미녀는 아닌데 곱고 깨끗한 외모들이 많더라고. 주택가도 예쁘고 정갈했다. 서민적인 느낌은 아니고, 돈 좀 써서 정갈하게 잘 관리한 느낌. 근처에 절과 신사도 2개인가 있고, 아기자기하고 좋은 느낌이었어. 조금 큰 길로 나오자 나름 차도 다니고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약간 어설픈 일루미네이션 불빛이 걸려있었는데 귀엽고 좋아보이더라고. 



그렇게 헤매다 드디어 야키토리집에 도착했다.

야키토리 굽는 아저씨 앞 바 자리를 안내받았다.

참고로 나 일본어 예전에 공부했지만 지금은 거의 완전히 다 까먹었다.

게다가,



메뉴판이 온통 한자라서 읽지 못함ㅋ



나: 영어 메뉴판 좀 주세요


직원: 에...잠깐만요, 영어 메뉴판 다른 사람이 쓰고 있어서 혹시 괜찮다면 저한테 물어보심 설명해 드릴까요


나: ....아니 뭐 읽지를 못하는데 


직원: 이것은 'ㅇㅇㅇ'라고 읽고, ㅇㅇㅇ로 만든 메뉴입니다


나: (...어차피 일본어 ㅇㅇㅇ가 뭔지 모른다)


직원: 이것은 'ㄴㄴㄴ'라고 읽고, ㄴㄴㄴ로 만든 메뉴입습죠


나: .... (뭔지 모르니까) ㅇㅇㅇ하나랑 (열심히 설명했으니까) ㄴㄴㄴ 하나랑 이거저거저거저거랑 맥주 주세요



라고 해서 야키토리 성공적으로 주문. 먹는데 오오오... 맛있다. 닭도 육즙이 충분하고 야들야들해. 프로의 솜씨야. 

턱을 치켜들고 맥주를 주욱 들이키는데 앞에 있는 야키토리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큰일이다. 

얼굴이 붉고 윤곽이 또렷해. 뭔가 호탕함이 느껴진다.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눈이 마주쳤으니 머쓱하여 웃어보였는데, 그대로 대화 시작.

참고로 아래는 내가 말한 일본어를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오타가 아니다.



아저씨: 오~ 오늘은 &*(&*()&*()&*(&*(()$#*$#()%@(%#)($*f데스네~. @*(@*#()@_#*(@)#*(@)_#*(@)#*@다까나~~


나: 나는 일본어 못 먹습니다


아저씨: 아 괜찮아 괜찮아 예쁜 손님이 앉아계시니까 좋구만. 그냥 말 하지 않고 앉아만 있어도 좋아요 허허헣


나: (뭣이? 나 의외로 일본에서 통하는 얼굴인 건가) 감사합니다... 이거랑 저거랑 요거랑 그거랑 추가에 맥주도 추가요




그러나 나중에 아저씨는 다른 남자 손님들에게도 '아 젊은이들은 과연 예뻐서 좋아.'를 날리더라.




아저씨: 근처에 사시나요?


나: 아뇨. 내일 돌아가요


아저씨: 내일? 야 아쉽겠네요. 여행중?


나: 아뇨.


아저씨: 비즈니스?


나: 이코노미? 아 아니 여행 맞아; 쟈, 네- 서울에서 왔달까ㅋ (갑자기 애니 미소녀말투)


아저씨: 숙소가 이 근처인가요?


나: 아뇨... ㅇㅇㅇ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저씨: 에에에?????? 그런 동네에 호텔이 있다고?


나: 그..에어비앤비랄까 (설명하기 귀찮다). 여튼 도쿄가 그냥 엄청 좋아서 왔어요


아저씨: 나도 서울 좋아하는데.


나: 오~ 서울 자주 가시나요?


아저씨: 40년 전


나: ............


아저씨: ...........



이런 대화를 나누며 아저씨는 나의 "일본어 타베마셍" 실력을 보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참고로 실제로 일본어못먹어요 실력은 아니다. 니홍고타베마셍 아돈노잉글랜드 이런 병신드립을 맨날 하다 보니까 실수로 튀어나온 것뿐이다. 진짜다. 


웬지 변명이 길군.


여하튼 아저씨는 머리를 쥐어짜내 이렇게 칭찬도 해 주시더라고.



아저씨: 솔직히 액센트는 진짜 일본사람하고 똑같아요. 보통은 그게 잘 안 되던데, 반대네. 이제 일본어 좀 공부하면 완벽해질 거예요.


나: 일본어 당고떡을 많이 모릅니다. 당고떡을 알고 싶네요


아저씨: (알아들음) 아 그렇지 단어만 좀 많이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일본어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켜주셨다. 크흐흙

가게 따뜻하고 분위기도 적당히 활기차고 좋았다. 또 가고 싶은 곳이야.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01.15 10:54

그래서 도쿄를 갔다(태연). 

오전에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오후 비행기표를 사서 떠났다ㅋ. 물론 저가항공느님들의 위력. 

숙소는 공항가는 길에 인터넷으로 예약했다ㅋ. 그리고 도착해서 바로 숙tothe박ㅋ


이렇게 쉽게 말하는데 말이지, 사실 짧은 시간동안 엄청 치열하게 찾긴 했었다 =ㅅ=; 내가 원하는 가격-청결도 이런 조건이 만족되는지 잘 봐야되니까. 이건 어느정도 요령이 생겨서ㅋ 감이 온다ㄲㄲㄲ.  이렇게 당일, 전일에 표 사서 가는 일이 좀 있는데, 아직까지는 모두 다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모처럼 도쿄에 도착했으니, 먼저 이것을 찾아 본다.

https://dengen-cafe.com/




이게 뭐냐 하면, 전기 콘센트를 꽂을 수 있는 카페를 알려주는 사이트다. 앱등이들은 앱을 설치하면 됨ㅋ. 안드로이드 앱은 없음. 일본은 앱등이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일본에 가면 겁나 당황하는게, 전기 쓸 수 있는 카페가 별로 없다.

안정적으로는 스타벅스에 가서 벽보고 있는 히키코모리자리에 앉으면 거기 콘센트가 있긴 한데, 맨날 스벅만 갈 수 없잖아.

...사실은 그래서 매우 자주 스벅에 간다.


그리하여 저 앱으로 카페를 검색해서 구글맵으로 위치를 찾은 후 노트북을 가지고 근처 전기 쓰는 카페에 간다고 한다. 

근데, 내가 숙소를 대충 감 따라 아무데나 막 예약했더니, 

존나 조용한 주택가다.

근처에 고등학교 있고 막 입시지옥 포스터 붙어있고 그러함. "ㅇㅇ대학 x명, ㅇㅇ대학 x명...." 이런거 붙어있음.ㄷㄷㄷ

물론 난 만족하긴 했는데 저 전원카페가 큰 소용이 없는 동네더라고. 약간 걸어야 좀 오래 버텨도 되는 카페가 나오고.

그래서 컴퓨터 쓸려면 다른 동네 가서 쓰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 몇 가지 변수가 생겼다.

내 구글맵이 미친 것이다.

1. 일단 방향을 지 맘대로 갈쳐줌. 정면이 아니라 측면 혹은 후면으로 ㄷㄷㄷ

2. 더 환장하는 건 이건데, (실화다)



어느날 갑자기 어딜 검색해도 동경대 가는 길을 알려주더라고.



분명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숙소 가는 길을 검색했는데, 

구글맵: 알겠습니다^__^ 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하고 나온 결과 루트는, 

동경대 가는 길. 


나: (이미 지하철 타고 가다가 목적지를 확인하고 깜놀하여) 야이새... 아니 내가 잘못했겠지 구글님. 다시 검색을!

구글: 알겠습니다^__^ 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하고 나온 결과 루트는, 

동경대 가는 길.



나: 아오 ㅅㅂ구글새끼..아니 내 폰이 뭔가 이상한가. 다시 검색 검색 검색 검색

구글: 아아아아알게습니다(◕‿‿◕)(◕‿‿◕)(◕‿‿◕) 루루루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하고 나온 결과 루트는 다시, 

동경대 가는 길.


 






이쯤되니 좀 무서운 것이다. 내가 혹시 결계에 같힌 것인가. 아니면 이동네 고등학교에 동경대 못가서 한 맺힌 원귀라도 있나. 그렇다면 인사를 해야지. 안녕 도쿄귀쨩.


그래서 그날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날 동경대에 가 보기로 했다.



- 투비컨티뉴드 - 

Posted by intp land
문화물들/여행2018.01.15 10:39

여행을 많이 가는 편이다.

여행을 처음 다닐 때는 변덕스런 나새끼가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니, 가능한 모든 루트의 정보들을 조사하곤 했었다. 

그리고 비행기 값이 얼만데 여기도 가야지, 저기도 가야지... 식으로 움직였는데, 


어느 순간 존나 다 귀찮은 것이다.

결국 다른 사람이 좋다고 써 놓은 것을 인터넷에서 보고, 그걸 확인하러 가는 게 무슨 의민가 싶은 거다.

결국 여행을 왜 갈까, 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더라. 

생각해보니 나는 일상을 벗어나 완전히 낯선 장소에 나를 떨어뜨려 놓는 것이 좋아서 여행이 좋았다.

"야씨발ㅋ 헬조센 탈출이닼ㅋㅋㅋ!!"라는 자유로운 기분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느껴지는 공기도, 느껴지는 감각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곳에서 머가리를 비우고 똑같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좋더라고. 

관광지 가서 사람에 치이면서 뭔가 구경하는 건, '아 그냥 구경 잘 했다'는 느낌으로 끝이지만, 

자고 씻고 밥먹고 근처에 간식사러 가고 물건을 사는 등 똑같은 일상생활을 하다가 느껴지는 소소한 차이들이 오히려 더 크고 낯설게 느껴지거든. 평소에 내가 사는 곳에서도 경복궁 창경궁 이런 관광지를 보면 '어 관광지 ㅇㅋ 거긴 특이한데'라고 받아들이지, 그게 내 일상이라고 느끼진 않쟈늠. 


그리고 그렇게 자극이 적은 일상에서 장소의 분위기나 소리, 감각, 공기나 기온 등도 더 민감하게 느껴진다. 

그래야 정말 낯선 장소에 있다는 자각이 더 크게 느껴지고 해방감이 쩌는 것이지.

(그런데 막상 이렇게 말하지만 내 일상이라는 게 먹방/쇼핑지옥이긴 하닼ㅋㅋㅋ)


여튼 남 안 가본 곳들 발찍으며 돌아다니는 성취욕을 즐겼던 적도 있는데, 뭐 아직도 그거야 재밌긴 하지만ㅋ

이젠 대체로 그냥 여유롭게 있는 게 좋다. 물론 내가 말하는 여유롭게 릴랙스 하는 건 위에서 쓴 것처럼, 비일상적인 호화휴양지 가서 갇혀 있는 걸 말하는 건 아니고, 그냥 도심에서 똑같은 일상을 살면서도 몸과 마음의 여유를 느끼는 거.


그래서 자주 가는 곳이, 

일본이다ㅋ.


뭐 일본문화에 호의적이니까...라는 이유도 있는데, 

노비자에 비행기표가 싸고 가까워서ㅋ라는 이유가 제일 크긴 하군ㅋㅋ.

어딘가 자주 도망 가려면 싸야 하거든.

그리고 이제 아무 계획도 없이 일상을 다르게 살러 대충 떠나는 거니까, 계획같은거 없어도 자유롭게 막 움직일 수 있는 곳이 좋은데, 

그게 일본이더라고. 


그래서 어느날 갑자기 또 도쿄로 훌쩍 뜬 것이다.


- 투비컨티뉴드-

Posted by intp 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