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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보고듣기(영화,애니,공연)

[드라마] 가십걸 그리고 질투에 관하여 / 칙릿소설


2009년 3월 쓴 글


미국 드라마 가십걸을 보다가 든 생각.

Gossip Girl은 뉴욕 동북부 부유층 고딩들의 막장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는 두 녀인(단짝친구이자 라이벌)의 대립이 그려지는데,

1. 쓰뤼나 밴 더 우슨(Serena Van der Woodsen)

극중 초절정 미녀(로 설정됐으며)에 자유분방하고 편견없고 착한 성격에 부유함까지, 모든 것을 갖춘 아이로 그려짐. 단지 파티걸로 사생활이 상당히 문란했던 과거 -_-가 있었고, 타고난 친절함과 미모, 인기덕분에 그리 노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것들을 쓱쓱 얻어내는 바람에 백만 소녀안티들을 거느리고 있음.

2. 블레어 월도프

언제나 자기가 최고여야만 하는 캐릭터. 그렇게 최고가 되기 위해 언제나 부단한 노력을 한다. 단짝 친구 세레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함. 근본적으로 자기는 타고나지 못한 세레나의 미모와 인기 등등을 질투. 그러나 실제로 세레나에게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해결해주는 것은 블레어.

인터넷을 보다보면, 블레어를 옹호하는 글이 의외로 많다.

사실 부단한 노력을 통해 스스로를 완벽하게 가꿔가는 독립적이고 강한 블레어의 이미지는 '현대여성'의 이미지에 딱 부합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으로 태어난 많은 시청자들은 조금은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블레어에게 공감을 느끼고 약한 듯, 착한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블레어가 힘들게 이룩한 모든 걸 쉽게 얻어내고 빼앗아가는(본의는 아니지만) 세레나에게 반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 이 감정은 충분히 이해 된다.

단지 나는 블레어가 세레나에게 느끼는 질투심과 그 질투심의 표현방법으로 세레나를 괴롭혔던.. 부분을 옹호한다는 건 절대 이해할 수가 없다.

누군가가 부럽다고 해서 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것이 이런 약육강식 월드에서 살아남는, 강하고 자기표현 강한 현대여성-_-의 이미지? 현대여성이 된다는 것은 이타심을 가진 인간이길 포기하는 건가? 물론 '희생의 어머니'상 등이 여성의 성역할을 은연중 강요함으로써 여성에게의 억압을 강화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단 자기욕심만 채우고 타인을 짓눌러도 된다는 것이 성숙한 현대여성이 할 짓인가?

세리나 입장으로 돌아가, 내가 특별히 피해끼칠 의도가 없었는데도 미움받고 괴롭힘당한다는 것은 분명 기분좋은 일이 아니고 세리나같이 타인을 괴롭히고 싶지 않아하는 우유부단한 사람들에게는 꽤 고민거리가 된다.

누구도 괴롭히고 싶지 않은데, 존재만으로 이미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이 괴로웠던 내가 그랬으니까.

질투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감정이다.

그러나 질투로 인한 파괴행위는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

질투가 느껴지면 인격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노력이나 해야하는거임.

p.s. Chick Lit(소설) 몇가지에 대한 주관적 평

1)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미쿡) ★

소설은 문체가 단조로운 스타일이고 그닥 재미없음.

영화가 백만배는 나은 케이스.

2) 쇼퍼홀릭 시리즈 (영국) ★★

문체는 좀 웃김. 단지 스토리가 할리퀸 소설 수준으로 단순 뻔함. 그래도 문체가 웃겨서 그나마 좀 봤음.

영화 개봉하는거 같던데 분명 영화가 소설보단 나을 것임.

3) 브리짓존스다이어리 (영국) ★★★★★

영화도 재미있게 봤는데, 원작 소설도 재미있음.

유치하지 않게, 공감가면서도 웃기게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이 있는 뛰어난 (유머)작가임. 생각해보면, 스토리는 조낸 뻔하지만, 문장구사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이 뛰어나서 다 커버됨.

얼른 신작을 냈으면 좋겠음. 무조건 살거임.

4) 조지아 니콜슨 시리즈 (영국) ★★★★

이건 칙릿이 아니라 하이틴물.

이 시리즈 보고 정말 미친듯이 웃어댔음. 우리나라로 치면 디씨나 웃대같은데서 연재하면 히트할 정도? 단지 이 작가 유머방식에 익숙해지자 청소년이 아닌 나로서는 공감대 전혀 없음에 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