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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

문화연구(cultural studies), 죽었나?


 

2009년 3월 쓴 글.


문화연구, 문화를 연구하는 것... 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Cultural Studies라는 학문 분야.

다양한 문화사회현상을 그 밑에 은근깔린 권력관계를 중심으로 해석한다.

참고로 문화연구가 아우르는 분야는,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 철학, 박물관학, 아트, 문학, 미디어학, 정치학, 영화학 헥헥헥... 그냥 뭐 다잖아. 뿌리없는 잡학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전세계 모든분야 비판이론이 다 문화연구의 근간이라고 치는 이들이지만 -_-ㅋ (그렇슘늬다! 하늘의 별도 문화연구를 위해 태어난 것이었슘니다)

주로 들먹거리는 이론적 토대는, 시계추푸코상이라던가 장보드라워르횽이라던가-between lines에서 권력의 암내와 흔적을 찾아내는 개코계열들-.. 암튼 그쪽 목소리를 많이 빌려오곤 한다.

뭐 이정도가 내가 문화연구에 대해 기억하는 몇 가지 뽀인뜨.

암튼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신동품 냄새 풍기는 학문분야이기에 많이 발전좀 할라나 싶었는데,

아까 노니노니하던 서점에서 이놈의 문화연구 책(이론분야)을 찾으려고 하니, 당췌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있는 책들은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판된 것들.

우리나라에서만 멸망한건가 싶어, 좀 뒤져보다보니 충격적인 사실 발견.

바흐가 음악의 아머지라면, 문화연구 분야의 아버지는 스튜어트홀이라는 인간인데, 영국 버밍햄대학에서 이 분야를 연구했었기에 버밍햄대학이 문화연구..분야의 1번지격으로 취급받았었다고 한다.

그런데 버밍햄대학에서 문화연구 학과가 없어졌다네. 헐 -_-

물론 그 학과만 없어졌다뿐, 아직 미디어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학이고, 다른 대학들에서 문화연구를 하고있다고는 하지만...

분명 목소리가 약해진건 좀 사실인 듯?

cultural studies... 그냥..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정도의 위치였던 것이냐? 대충 유행에 편승해 만들어졌다가 샥 사라져버릴?

하긴, 딱히 이론적 독창성 없이 이거저거 다 따와서 만드는 꼴이 좀 안습이긴 했다만... (어째 내가 관심가지는 분야는 다 이꼴인가)

서점탐색 크리 한번 더 해보고 문화연구의 비참함을 조명해보겠어요





그리고 이어서 쓴 글....

1. 다양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 또한 비판적 관점으로 문화를 해석한 책들도 대다수가 눈에 띄었다.

2. 단지 앞에서 말한 스튜어트홀 계보의 학술분야인 'cultural studies'를 전면적으로 내세운 이론적 책들은 별로 없음. 그나마도 90년대 후반 나온 책들보다 이론적으로 새롭다고 볼 수 없었음.

단지 한국어 번역이 별로 안됐던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스튜어트홀 계보 문화연구가 쇠퇴기인지는 더 뒤져봐야 할 듯. 요즘 유료DB에 접근할 수가 없어서 찾아보기 쉽지 않을텐데... 어디선가 ID 구걸해야한다능 췟 --'''

3. 더 좋지 않은 것은, 관점에 상관없이 '문화를 해석해낸 것'이라면 모조리 '문화연구'라는 이름 아래 분류돼있다는 것. 하다못해 '문화 경영' 등 지극히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쓰인 책들도 문화연구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경우도 있었음. 이런 현상은 스튜어트홀 계보의 '문화연구' 학술분야의 정의에 대해 혼돈을 초래하며, 궁극적으로 정체성을 흐리는 결과를 가져옴.

4. 결론은, 애초에 이름을 너무 크게 잡았다는 것. '문화'라는 거대한 놈을 power relations기반으로만 해석하라는 것은 무리. 물론 태생적 배경은 이해한다만...

5. 게다가 cultural studies 안에서도, 애들이 갈팡질팡한다는 것. 예를 들어, globalization이라는 소재를 두고도, 분명 같은 이론베이스인데 globalization 자체에 대해 조낸 비판적인 애들과 globalization을 잘 이용해서 성공하자는 애들이 동시 탄생하고 있음.

물론 다양한 관점이라는게 존재하겠지만, 이건 이제 방향성조차 모호한 듯 싶음. 아무튼 좀 중구난방인 것 같음. 원래 태생이 중구난방이긴 하지만, 방향성을 구축하는데 애먹는 것 같음.

아무튼, 최근 논문을 좀 살펴보고 싶구나. 유료디비 구걸크리 들어가야겠음 ㅠㅠ

죽었는지 살았는지만 알고 싶다는 것. 죽었다면 죽어서 무엇이 되었는지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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