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생각외마디

갖가지 잡생각.

1.

보고싶어요.

그런데 보고 싶은 사람이

한 번도 못 본 사람이라는 거.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거.

자세한 사회적인 프로필 같은 것,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객관적 사실 따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거.

그래도, 언젠가 돌아오겠죠? 어디선가 보고라도 있다면 좋겠어.

 

 

2.

어 이럴때도 '보고'싶다는 표현을 쓰는 게 맞나? 

 

 

3.

어둑한 방에 편안하게 누워서 해야할 일에 대한 생각이나 관심 다 끊어버리고

그냥 망상만 몇 시간이고 했으면 좋겠다. 모처럼 거대한 망상을 해 줄테다.

지금은 기분이 손나 프랙탈이라서 먼지 찌끄레기로 우주를 구성해줄테다

(미친드립이군;)

 

4.

양각과 음각이 바뀐 세계를 보고 싶다.

튀어나온 것이 들어가고, 들어가있는 것이 튀어나온 세계가 열리며,

마음 속 깊이 숨겨져 있던 것은 가장 눈에 띄게 드러나버리고, 겉으로 가장 드러나 있던 것이 깊숙이 들어가 버리는 거.

문제는, 가장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눈에띔을 가장하여 진짜 본질을 숨기고 있었다는 거.

 

그래서 양각과 음각의 구분은 본질적으로 의미가 없었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아 그냥 LCL용액으로 함께 녹자고.

 

 

5.

티벳의 슈퍼초저음 발성을 듣고, 다시 티벳에 가고 싶어졌다.

이집트나 티벳, 인도 등 정신문화 타령하는데는 영혼관광이라고 깐죽거렸는데

사실 이건 내가 어릴때부터 그런 정신적 동네를 좋아했고 동경한 역사가 있기때문에, 일종의 균형맞추기 본능이 작동해서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까고 있는 타고난 자연 츤데레 정신 ㅠㅠ), 일부러 더 깐거긴 하지.

이런저런 크리틱이니 관점이니 시끄러운 소리들 다 제하고 핵심만, 순수하게 보자. 조계사와 포탈라궁은 분명 다른 곳이니까.

 

 

 

6.

예전엔 'A는 B야'라는 선언을 들으면, 자동으로 '과연 그럴까? 그렇게 보이지만 사실 깊이 들여다보면 A는 B의 탈을 쓴 C야' 의 논리가 함께 떠올랐는데,

사실은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이런 의심병 뒤집어보기 논리때문에 사실상 내가 본질을 놓치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사실, A가 B인 것이 거의 자명함에도 굳이 그것이 아닌 0.05%의 가능성에 집착하고 그것을 꼬집어 내,

A가 B라는 본질 자체는 어느새 잊게 만드는 것. 그리하여 A가 C이고 D일 가능성을 필요이상으로 강조해버리는 것. 그렇게 혼돈으로 풍덩. 그 혼돈은 내가 만들어낸 과장된 환상.

 

그게 지금까지 내가 꾸준히 해온 생각, 주장, 짓들이 아닐까 하는 의문, 반성.

 

 

'잡생각외마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표율 제발 높아야 할텐데.  (2) 2012.12.17
천박함의 아름다움  (0) 2012.12.11
삶의 목표  (2) 2012.12.03
기분이 상쾌하지 않네.  (4) 2012.11.30
5도  (0) 201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