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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외마디

2015.6.8.03:00AM @JST

우디앨런 필름 음악 컬렉션을 듣고 있다. 어릴 때 진지병자였기 때문에 말 많은 우디앨런 영화를 싫어했다. 영화 볼때 아벨 페라라니 조또 없는 프랑스 영화들이니 하는 것들을 보면서 의미같은 것들 억지로 짜맞춰 보고 그랬다. 그때 보고 들었던 것들 머리에서 거의 사라졌는데 아벨페라라는 신기하게 아직 대가리 속에 있네. 참.




그때는 진지빨아서 철학, 종교학과 관련한 책과 영화를 주로 봤다. 그때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니, 나는 너무 어렸고 마음이 급했다. 세상이란 뭔지, 신의 세계는 존재하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인생이란 뭔지, 삶을 어떤 관점으로 보는게 좋은지, 어떤 관점들이 존재하는지, 모두 알고 편해지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서 시발 다 뭔소린지 모르겠던 것이다. 


그래서 간접경험으로 채워야 했다. 아무거나 보면 시간낭비니까 나름 존재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이 있어 보이는 것들만 봤다. 고민도 소소한 고민은 취급 안 하고, 신과 인간의 존재라던가, 사회의 격동 속 인간이라던가 이런 거대한 주제만 취급했다. 내가 누군지 알아야, 어떻게 살지, 세상엔 어떻게 적응할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누군지 알려주는 것은.. 진지빠는 소리뿐인 것 같았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오락영화를 증오하다시피했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영화는 아무리 좋아도 토했으며, 말많은 영화는 시간낭비에 비겁해서 싫어했다. 우디앨런 영화 같은.



세월이 흐르고 내 진지병이 그냥 사춘기 허세라는 걸 깨닫게 됐다. 좀 더 편안하게 나를 내려놓게 됐다. 나는 찌질했다. 나는 그냥 타고난 센스나 재능같은 건 없고 모순 투성이에 사회성도 떨어지지만 사실 외로움 타는 찌질한 인간이었다. 그리고 우디앨런 영화에서 재미를 느꼈다.



영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아무튼 우디앨런 영화의 음악들은 분위기 음악용으로 틀어놓기 좋다. 노동요로는 좀 아니군. 노동하고 싶진 않아지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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