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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들

무기력 클럽 하나 만들고 싶다

1. 

한때 INTP/ ENTP를 헤매던 내가 조낸 ENTP가 아니라고 확신하게 된 계기가 있다.

내가 스쳐온 ENTP를 표방하는 닝겐들이 존내 한 번쯤은 불타는 경쟁심이라던가, 일등해야겠다는 의지랄까 그런 정열을 보여줬는데,

(물론 그 의지를 보이는 분야는 다양하겠지만 ㅋㅋㅋ)

나는 존내 그런게 부족한거다.


아니 뭐 내가 짱 먹었다고 하면 당연히 기분이야 좋을 것 같다.

물론 좋을 것 '같다'고 표현하는 건 별로 짱 먹는 일이 많지 않아서 잘 기억이 안나므로 그렇게 썼다.

"어머 뭐시여? 내가 쨩이라고? 우아아아앙?!?"

응 그러네. 상상해보니 신나긴 하네 ㅇㅇ.



그런데 남한테 관심을 가져야 남을 제끼고 일등을 하겠다는 마음이 들텐데, 나는 남한테 큰 관심이 없고

일등을 한 후 올 관심이나 기대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일등을 매기는 주체가 뭔지, 또 남이 수여한 일등이 뭔 의미인지, 아니 다 비슷한데 여기에 일등 매겨서 머할건지 등등을 쓸 데 없이 의심하는 등

한마디로 그냥 게으르고 존나 성격 자체가 꼬여있다 보니, 

일단 내가 일등이 되면 기분이 좋을 것 같긴 해도 그걸 굳이 지금부터 존나 노력해서 하고 싶단 생각은 안 드는 것이다.

일등보다는 그냥 아예 남하고 존나 차별화된 유일한 존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지. 경쟁 자체가 무의미한. 후후후후훟 = 지구정복?!



2.

여하튼 그러다보니 평소에 뭘 존나 잘하겠다는 의지도 없고 에너지도 좀 부족해서

존나 재밌는(=쓸 데 없는) 일이나, 급히 해야할 일이 눈 앞에 바로 있지 않으면, 

대부분 그냥 무의미 무기력 모드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나를 위한 무수한 생활양식을 찾아봤음에도 

(INTP의 시간관리 도전기 카테고리를 보자. 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하고 있는게 없다. 눈물이 흐른다.)


아니, 남들이 일등 줘도 의심크리 날리는 내가 

그딴 도구 따위로 속겠냐고 

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존망.




3. 

그래서 그냥 이 무기력을 극복하고 함께 이겨낼 무기력 클럽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냥 인생 자체가 무의미하고 무기력해서, 남들이 보기엔 어이없이 쉬운 일상생활 미션도 왜 해야되는지 고뇌하는 사람으로 구성하자.

웬지 멤버들 중 상당수가 INTP와 INFP가 될 것 같다는 거슨... 그...그거슨 그냥 내 드립이다.

그리고 에네르기파 넘치는 성님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존나 쉬운 미션을 주고 Habitica 앱같은거 같이 하는 거지.

(미션의 예: 이불 밖으로 다리 한 짝을 뺀다/ 휴일 해가 지기 전에 밖으로 나가본다)



                     위 그림은 나에게 한 달 정도 동력을 주었던 habitica 앱. (구 habit rpg). 

                     내가 귀찮아서 더 이상 안 속는다는 것이 함정.

                     그러나 INTP 성님들은 인생에 한 번쯤 꼭 시도해볼 앱이라고 할 수 있다.png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클럽 멤버들이 그냥 다 같이 동조하며 멸망할 것 같다.

그래서 안 함.


 

- 끗 - 




p.s. '아늬 우리 INTP, INFP 애긔들이 어때서 그래욧! 난 안그래욧!' 같은 독해력 떨어지는 반응은 설마 없으리라 생각. 아 근데 이 유형들이 아마 저런 반응을 보이기가 쵸큼 힘들겠구나(...). 안 그런 사람들은 복받았다고 생각하면 됨.


p.s.2. 근데 갑자기 생각해보니 존내 병신같은 분야에서 창의적으로 일등먹는 건 좋을거 같음. 그냥 일등된 놈이 웃기고 대단하긴 한데 딱히 부러운 건 아닌. 


p.s.3. 아, 그러니까 짱 먹는 건 좋은데 그로 인해 감지될 조금의 갈등도 싫은 건가.


p.s.4. 그게 아니라 역시 에너지가 부조쿠함. 매일 아침 산삼뿌리를 먹을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