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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외마디

굳건할 수 있는 이유

내가 나로서 굳건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일상에서 예기치않게 겪었던 찰나의 신비한 순간들 때문이다.


찬 달을 바라보며 바람에 몸을 떤 어떤 깨끗한 밤이라던가,

자동차 뒷좌석에서 고개를 뒤로 꺾어 뒷창문으로 바라보던 시골 별빛의 깨끗함,

지하철에서 나가다 마주한 주황색 노을,

가만히 몸을 어루만지던 부드러운 바닷바람,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부서지던 호수의 찬란함,

시끄러운 번화가에서 움직임 없이 서 있던 벚나무의 의연함 등.


이런 순간을 마주하면 매트릭스 장막이 걷히는 듯하며, 

내가 이 성스러운 순간 혹은 영원의 일부고, 나를 둘러싼 어지러운 것들은 모두 판타지ㅋ라는 느낌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에서라도 이런 순간을 기억할 때면

나는 순간, 혹은 영원의 일부로서 

온전히 굳건하다는 확신을 한다.


문득 윈도우즈10이 랜덤하게 제공하는 별빛 사진을 보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