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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여행

나름 여행기랄까. 도쿄_3

엄청나게 길게 정성스럽게 쓰다가 다 날려버렸다.


그래서 간단하게 쓰겠다.

아 하지만 도쿄귀쨩이라고 이름도 붙였는데 사진도 하나 붙이겠다.

인사해 도쿄귀쨩. 지적인 냉미녀답게 블루블랙머리.



당연히 퍼온그림.jpg



결국 도쿄귀쨩의 안내를 받아, 동대앞(도쿄대앞)이라는 지하철역으로 갔다. 이것저것 숏핑하다 해가 진 늦은 저녁에 도착했다ㅋ. 근데 어차피 동경대 안 관광할 생각 없어서 상관없긴 했엉ㅇㅇ.


네 소원 들어줬으니까 됐지? 도쿄귀쨩?


그러니 이제 밥이라도 먹으려고 근처 야키토리집을 검색해보았다. 그냥 주변검색 이런걸로 대충 찾음.

이 음식점은,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들 평가하는 곳이다.





"주문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메뉴, 은 은, 

정말 사랑스러운 음식을 말 답변하기 는 했지만 어쨌든."



정확히 모르지만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길을 검색. 어라? 근데 배터리 꼴랑 4퍼센트. 

여튼 빠떼리가 심각하게 없으므로 방향만 대애애애애애충 훑으며, 동경대 옆 골목길을 헤매면서 야키토리 집을 찾아갔다.


동경대 근처는 되게 조용했고 다른 학교들도 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미남미녀는 아닌데 곱고 깨끗한 외모들이 많더라고. 주택가도 예쁘고 정갈했다. 서민적인 느낌은 아니고, 돈 좀 써서 정갈하게 잘 관리한 느낌. 근처에 절과 신사도 2개인가 있고, 아기자기하고 좋은 느낌이었어. 조금 큰 길로 나오자 나름 차도 다니고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약간 어설픈 일루미네이션 불빛이 걸려있었는데 귀엽고 좋아보이더라고. 



그렇게 헤매다 드디어 야키토리집에 도착했다.

야키토리 굽는 아저씨 앞 바 자리를 안내받았다.

참고로 나 일본어 예전에 공부했지만 지금은 거의 완전히 다 까먹었다.

게다가,



메뉴판이 온통 한자라서 읽지 못함ㅋ



나: 영어 메뉴판 좀 주세요


직원: 에...잠깐만요, 영어 메뉴판 다른 사람이 쓰고 있어서 혹시 괜찮다면 저한테 물어보심 설명해 드릴까요


나: ....아니 뭐 읽지를 못하는데 


직원: 이것은 'ㅇㅇㅇ'라고 읽고, ㅇㅇㅇ로 만든 메뉴입니다


나: (...어차피 일본어 ㅇㅇㅇ가 뭔지 모른다)


직원: 이것은 'ㄴㄴㄴ'라고 읽고, ㄴㄴㄴ로 만든 메뉴입습죠


나: .... (뭔지 모르니까) ㅇㅇㅇ하나랑 (열심히 설명했으니까) ㄴㄴㄴ 하나랑 이거저거저거저거랑 맥주 주세요



라고 해서 야키토리 성공적으로 주문. 먹는데 오오오... 맛있다. 닭도 육즙이 충분하고 야들야들해. 프로의 솜씨야. 

턱을 치켜들고 맥주를 주욱 들이키는데 앞에 있는 야키토리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큰일이다. 

얼굴이 붉고 윤곽이 또렷해. 뭔가 호탕함이 느껴진다.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눈이 마주쳤으니 머쓱하여 웃어보였는데, 그대로 대화 시작.

참고로 아래는 내가 말한 일본어를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오타가 아니다.



아저씨: 오~ 오늘은 &*(&*()&*()&*(&*(()$#*$#()%@(%#)($*f데스네~. @*(@*#()@_#*(@)#*(@)_#*(@)#*@다까나~~


나: 나는 일본어 못 먹습니다


아저씨: 아 괜찮아 괜찮아 예쁜 손님이 앉아계시니까 좋구만. 그냥 말 하지 않고 앉아만 있어도 좋아요 허허헣


나: (뭣이? 나 의외로 일본에서 통하는 얼굴인 건가) 감사합니다... 이거랑 저거랑 요거랑 그거랑 추가에 맥주도 추가요




그러나 나중에 아저씨는 다른 남자 손님들에게도 '아 젊은이들은 과연 예뻐서 좋아.'를 날리더라.




아저씨: 근처에 사시나요?


나: 아뇨. 내일 돌아가요


아저씨: 내일? 야 아쉽겠네요. 여행중?


나: 아뇨.


아저씨: 비즈니스?


나: 이코노미? 아 아니 여행 맞아; 쟈, 네- 서울에서 왔달까ㅋ (갑자기 애니 미소녀말투)


아저씨: 숙소가 이 근처인가요?


나: 아뇨... ㅇㅇㅇ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저씨: 에에에?????? 그런 동네에 호텔이 있다고?


나: 그..에어비앤비랄까 (설명하기 귀찮다). 여튼 도쿄가 그냥 엄청 좋아서 왔어요


아저씨: 나도 서울 좋아하는데.


나: 오~ 서울 자주 가시나요?


아저씨: 40년 전


나: ............


아저씨: ...........



이런 대화를 나누며 아저씨는 나의 "일본어 타베마셍" 실력을 보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참고로 실제로 일본어못먹어요 실력은 아니다. 니홍고타베마셍 아돈노잉글랜드 이런 병신드립을 맨날 하다 보니까 실수로 튀어나온 것뿐이다. 진짜다. 


웬지 변명이 길군.


여하튼 아저씨는 머리를 쥐어짜내 이렇게 칭찬도 해 주시더라고.



아저씨: 솔직히 액센트는 진짜 일본사람하고 똑같아요. 보통은 그게 잘 안 되던데, 반대네. 이제 일본어 좀 공부하면 완벽해질 거예요.


나: 일본어 당고떡을 많이 모릅니다. 당고떡을 알고 싶네요


아저씨: (알아들음) 아 그렇지 단어만 좀 많이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일본어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켜주셨다. 크흐흙

가게 따뜻하고 분위기도 적당히 활기차고 좋았다. 또 가고 싶은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