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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기타 일상 잡것들 리뷰

방탄커피 정품을 만들어보았다

이것은 요즘 유행하는 방탄커피(Bulletproof Coffee)라는 것을 막 만들어먹고 

감상이 사라지기 전에 갈겨 쓰는 글이다.




1. 방탄커피란?

방탄커피가 뭐냐하면, 데이비드 애스프리라는 미쿡 실리콘밸리 출신 사업가가 만든 레시피인데, 

커피에 버터와 기름을 타서 먹는 것을 방탄커피라고 불렀다. 이거 한 잔이면 거의 오후까지 배가 안 고파서 자동 다이어트 효과가 있고, 머리가 쌩쌩 돌아가며 건강에 매우 좋다고 주장했다.

이 유행은 아마 지난 몇 년간 북미를 휩쓸었다고 하더라. 

한국에는 최강의 식사라고 번역된 책이 나와있는 듯.


그런데 사실 그 사람이 먹으라고 주장하는 커피는 그냥 일반 커피가 아니다.


사람들: "아니 나는 커피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쓰리던데요?? 그리고 카페인 꺼지면 더 피곤하다?? 카페인 OUT"

애스프리: "ㅉㅉ커피는 원래 겁나 좋은데, 너네가 먹은게 곰팡이 커피라서 그런거다"


그러하다. 애스프리의 주장에 의하면, 커피는 원래 완전체 수준으로 훌륭한 식품인데, 

우리가 먹는 태반의 커피는 숙성과정이나 기타 보관과정에서 곰팡이가 펴서 곰팡이독(mycotoxin)이 남아 체내에 흡수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독 때문에 커피마시면 도리어 어지럽고 속이 쓰리고 힘이 빠진다는 주장이다.

기름이나 버터도 아무거나 먹는게 아니라 좋은 걸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 사람이 제안하는 이상적인 방탄커피 레시피가 뭐냐하면, 


자기 회사에서 나온 방탄커피가루 

+ 자기 회사에서 나온 MCT오일 한스푼 

+ 기버터(Ghee Butter, 인도식 천연 정제버터) ㅋ


를 갖고, 커피는 먼저 프렌치프레스로 내려(커피기름까지 다 먹을 수 있게) 

mct기름, 기버터기름과 커피를 블렌더로 섞어서 먹는다고 한다.





2. 마이코톡신의 비밀

후후후 이쯤에서 답이 보이지 않는가. 

"야~ 장사하자~ㅋ"


곰팡이독인 마이코톡신인 사실 요즘 웬만한 커피재배업자들은 이미 조심해서 거의 걸러내고 있으며, 볶는 과정에서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미량으로 남은 마이코톡신이 인체에 흡수는 될 수 있지만, 극소량이라서 안전한 양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문제의 마이코톡신은 와인, 맥주, 치즈, 살사, 간장, 파스타소스 등등에 이미 자연스럽게 들어있음.

그러므로 이것은 공포케팅에 가까운 것이다. 


물론 마이코톡신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나, 습하고 곰팡이 많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 폐가 안좋은 환자들 등은 마이코톡신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맞는데, 일반인들이 그럴 필요까진 쵸큼 오바예염.


....라고 신나게 결론을 내렸는데, 

(저 위의 내용들은 신나게 찾아놓고 출처 기록하지 않아서 여기 안 쓰겠음. 왜냐하면 쓰리라고 생각을 못했거든)




3. 하도 게으르고 집중도 안 되고 하다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 저렴하면 한 번 먹어볼까?' ㅋ 싶은 것이다.

아니 내가 만약에 저 곰팡이독 알러지 환자면 어떡하라고 ㅂㄷㅂㄷ 하는 억지 주장을 펴면서.



무엇보다 내가 낚인게

저 방탄커피가 그냥 미용이나 건강에만 좋은게 아니라 

IQ가 20이나 올라간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ㅋ



물론 카페인으로 집중력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서도...

그래도 혹시나 싶어 궁금한 것이다.



4. 방탄커피 구입

그래서 방탄커피 재료를 구입해 보았다.

물론 할 때는 확실하게 정품을 구입한다. 

BULLETPROOF COFFEE 딱 찍혀있는거.

그래야 확실한 효과를 검증하지.


마침 ㅇㅇㅎㅂ에서 팔더라고. 

크게 비싼 가격은 아니어서 구입했다.




그리고 MCT인가 하는 뭔 오일

이것도 불릿프루프 독수리 정품을 샀다. 후후후

뭔지 모르지만 마치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줄 것 같은 

플라시보 효과가 느껴진다.


물론 실제든 플라시보 효과든 어쨌든 있으면 감사할 따름이다.




기버터는 뭔가 평가가 좋은 걸 샀다. 

잘은 모르지만 좋아보인다.





먼저 커피를 프레스에 넣고 우려낸다.

프레스는 ㅇㅇㅎㅂ에서 예전에 1딸라에 사은품으로 준 거다.

커피를 큰 스푼으로 하나 떠넣었는데


밍밍함ㅋ. 



향도 없고 독도 없고. 나쁠 것 같진 않은데 딱히 향도 없음.

그래서 한 스푼 더 넣었다.




그래도 밍밍함ㅋ.


뭐 괜찮아. 어차피 기름 섞어 먹을거니까.


대충 후기 보니까, 

블렌더로 막 제대로 섞지 않으면 기름 따로, 커피 따로가 돼서 노맛이라고들 전하더라.

근데 그런 귀찮음 따위 감수할 리가 없음. 


그래서 저 기버터 큰스푼으로 하나랑 MCT오일 (아무향도 아무맛도 없음) 작은 1스푼이랑 커피랑을

낡은 텀블러에 다 쳐넣고 흔들어버렸음.

잘 섞이는 것 같음. 체감상.






뜨거운 상태로 마셔봤는데, 

음? 그냥 스트레이트로 내려 마시는 향 좋은 커피만큼 좋진 않은데, 

기버터 향이 살아있어서 그런지 부드럽고 먹을만 하더라.



그런데 내가 요즘 씹돼지가 돼서 그런지 몰라도, 

한 300ml정도 마셨는데 더 배고픔ㅋ

기버터 향을 맡으니까 버터와 시럽 얹은 팬케이크를 먹고 싶음. 


커피를 마시니 일단 카페인 때문에 키분은 괜찮은 상태. 


가끔씩 마시다가 뭔가 결론이 내려지면 후기글 싸겠음. 

귀찮아서 안 쓸 가능성이 농후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