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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월드

어젯밤 꿈 기록


1. 수영복
남자수영복을 파는 곳에 생물학적 남성인 s와 함께 방문했다.
여성의 원피스수영복, 비키니와 유사한 디자인들이 많이 걸려있었고, 젊은 남자직원은 s의 주변을 맴돌며 스몰사이즈로 딱 맞는 걸 입기 권했다.
수영복 기본 형태는, 마치 이런 느낌이랄까...

오사카 글리코의 힘찬 포즈.jpg

s는 그게 불편한지 거부하다가 결국 입어만 보면 되지 않냐는 나의 권유에, 몬드리안 느낌 프린트의 다양한 디자인의 원피스 수영복을 집어들고 젊은 남자직원의 손을 잡고 탈의실로 향했다.(...) 어쩐지 묘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며 과거회상신으로...



2. 피아노곡
어떤 집에서 내가 짐을 싸고 있었다. 엄마는 이것저것 내 짐에 뭔가 챙겨넣어주었다. 나는 옛 사진을 보며 정리하고 있었다. 양이 많지는 않았는데도 의외로 과거사진 정리가 쉽지는 않았다. 과거로 파고 들수록 기억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일까, 사진도 같이 흐려지며 형체가 불안정해졌다.

그 집을 떠나기 전에 내갸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었다. 연주회에 곧 나갈 어떤 아이에게 피아노곡을 가르치는 것. 피아노는 온통 이가 빠진 낡은 것으로 제대로 조율도 안 돼 있었고, 나도 가르칠 처지의 실력은 아니었으나, 스스로 혼자 연습하도록 돕는다는 느낌으로 아이를 만났다.

아이는 음감은 좀 있는 편이었는데 손을 움직이기 귀찮아했고, 곡을 제멋대로 바꾸고 싶어했다.
   "도b레솔_로 시작되는 이 시작부분 화음이요~ 레b미라_로 바꿔야겠어요! 그냥 그게 더 좋아요^_^ 상관 없죠??"

그리고 아이는 발랄하게 웃으며 사라졌고, 뭐 그정도야 크게 상관 없다고 생각한 나는 아이를 잡지 않았는데...
   "어잇 이봐!! 여기 레b미라로 바뀌면 그 다음 전개가 다장조가 안되잖아! 네 말대로 고치면 검은건반의 습격을 받게 된다고!"

하지만 아이는 이미 자리에 없었고, 나는 떠나기 전에 이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에 약간 초조해졌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3. 족금
다시 1.의 현재로 돌아와, 나는 수영복을 파는 건물에 b와 함께 있었다. 물론 집에서 들고 나온 짐을 든 상태로. 무겁진 않아서 잠깐이라면 들고 다녀도 무방했다.
이 건물은 잠실롯데월드랑 비슷한 구조라 갖가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는데, 역시 자신의 짐을 갖고 나온 b가 말했다.
   "우리 짐 들고 다니기 귀찮으니까 어디 맡기자. 이 티켓가져가면 맡아준대."

이에 b와 함께 카운터에 문의하러 가자, 직원은 여섯시까지만 짐을 맡아주고 그 후로는 창구를 닫아버린다며 곤란한 듯 시계를 보았다.
현재 시간 5:47. 짐맡기는 곳은 지하를 통해 다른 건물로 이동해야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해. 가자.

가벼운 짐을 든 b는 먼저 지하로 휙휙 내려갔고, 나는 올라오는 사람들에 가로막혀 조금 늦어졌다.
현재 시간 5:53. 그렇지만 항상 그렇듯 별 느낌이 없었다. 아직도 시간은 충분하다는 근거없는 믿음뿐.

어쨌든 계단을 몇 칸씩 뛰어 내려가고 있는데 계단 중간에 한 여자가 소림사 쿵후수련자가 신을 법한 신발을 내놓고 앉아있었다. 고무신과 비슷한 모양으로 생겼는데, 옥스포드지로 만들어진 신발이었다. 그리고 옆에는 '족금봅니다'라는 간판이 보였다.
    "뭐? 손금도 아니고 족금? 저 신발에 발을 넣으면 자동으로 족금이 읽히는 시스템이구나. 해보고 싶다...아아아"

하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나는 형광등 불빛이 차갑게 비추는 지하로 뛰어내려갔다.
제대로 제 시간에 도착할지 알 수 없지만 짐맡기는 곳을 향해 달려가며, 그렇게 나는 호기심 하나를 죽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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