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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외마디

핑계대지 말자는 잡생각중

1.꾀죄죄한 행색으로 전국 도보여행을 하는 지인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부러워졌다. 


2.번잡하고 시끄러운 유흥가 한켠에 서 있는 벚나무에서 조용히 이파리 두어개가 떨어졌다.

순간 유흥가는 배경으로 물러서고, 벚나무와 나만이 같은 차원의 시공을 공유한 느낌이었다.


3.그래서 깨달았다. 

어딜 가든 나는 나니까. 이대로도 잘 해나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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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

추후 스스로에게 보이기 위한 글.


p.s.

그렇지만 어딘가 새로운 곳을 돌아다닐 때만 심장이 쿵쿵 뛰고 온 몸에 피가 확 퍼지는 느낌인걸.

그렇게, 새로운 어딘가를 탐험할 때만 몸에 힘이 솟는다면, 나란 인간은 탐험을 계속해야겠지.

언제 나는 힘이 솟는 일을 해 나갈 수 있을까?

그런데, 탐험이 뭐지? 새로운 것이 반드시 여행을 뜻할까?


그렇다면, 좀 더 근본적인 물음으로.

내가 추상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현실속의 삶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how can i translate my ideal world to the concrete reality ?



이게 내게 주어진 일차적인 과제가 아닐까 싶다.

나의 추상을 현실의 구체로 바꾸는 것. 이걸 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지금, 내가 행동하는 것들은 '나의 추상'이 반영된 행동인가?

안타깝게도 내겐 사회성, 감각, 눈치 기능이 결여됐었으며, 사고나 판단의 흐름도 주변의 사람과는 조금 차이를 보였던 까닭에, 

언제나 스스로의 판단은 마음 속 깊이 접어두고,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타인 및 사회의 일반적 규범을 모방해왔다.

그래야 평화로우니까.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기 구차하고 힘든 것을 굳이 강요당해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렇게 나의 판단과 나의 관점은 속으로 감추고 평화를 위한 행태를 보여줬는데



부조리극같은 재미는 있지만, 온전히 '나의 삶'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근본적인 '왜' 라는 물음에 답하기가 힘들다.

이미 위험하지 않은 소소한 것들이야 내 맘대로 하고는 있긴 하다. 그렇지만 이것은 주변의 규범이나 사회적 질서에 위협을 주지 않는 소소한 것들이니까 그런거. 



just being yourself can threaten the dominant world. 


결과야 아무래도 상관없어. 일단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좋아.

지금 내가 판단한 것도 언젠가는 변할 수 있지만,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지금 판단한 것에 최선을 다해 뛰어들어.

사람에게 일관성을 기대하는 것은, 그 사람이 발전/진화하지 말라는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 철새로 평가받을지언정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당분간 계속 열심히 살겠어. 물론 무의미한 짓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거부하겠지만.

'다양성을 누리는 여유있는 인간'의 허세어린 환상을 위해서 '일부러' 이런저런 취미들을 건드리는 일도 거부하겠다. 

물론 잡다한 것들을 좋아하고, 그런 것들이 원기의 원천이 되지만, 현재 하는 일의 결과가 두렵거나 일시적으로 귀찮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속여가며 '일부러' 여유있는 인간 코스프레따위 하지 않으려고.




그래서, 처음에 쓴 떠남에 대한 글도 모두 지금 하기 싫은 일때문에 나온 허세심...이 약간은 들어가 있는 것이다.

물론 떠도는건 좋아하지만, 하필 지금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냥, 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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