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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외마디

불만 싸지르기

난 성격은 나빠도 기본적으로는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가끔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곤 했지.

그건 선한 내가 어떻게 이해하려 해도 당췌 말이 안 되는 몇 가지 일을 해야 할 때였지.

사실 그 대부분이 아무 생각 없을만한 일상적인 일들이었으며, 당연히도 일견 굉장히 별거 아닌 행동이기에

그 누구도 말도 안 된다고 의심조차 하지 않기에 당연히 내가 상황상 굽혀줘야 할 때였는데

 

물론 난 유년때부터도 비겁하게 자랐으므로 저항은 못 하지만... 싫은 표정이나 태도는 감추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기에,

그럴 때 주로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들었지.

 

그것은..

비겁한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 어릴때부터도 왜 내가 이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따위 말해봤자 소용 없다는 걸 민감하게 감지했기 때문.

아니, 사실 그것보다는, 이 집단씨족주의 사회에서, 어린 내가 하는 '잘못'(이나 궤도에 벗어난 행동)이 연좌제처럼 부모에게,

아니 더욱 구체적으로는, 집안에서 사실상 '이방인'이기에 희생양이 되기 쉬운 모친에게 화살이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아.. 그리고 조금은 긴 반항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어 나는, 온통 이런저런 책임감으로 스스로를 속박하고, 

대견해서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로, 시스템에 대체로 잘 맞춰주며 살아왔는데,

요즘엔 다시 나의 봉인된 반항자아가 풀려나려고 하는 게 느껴지는 중이랄까;;

이런저런 장치들로 둔하게 잠재웠던 예민한 반항심이, 얇아진 맨틀을 뚫고 불쑥 불쑥 튀어나오려 한다.

 

 

그래서 이런 개같은 시스템 하에서 부모 욕처먹이지 않게 조심해서 행동하는게 좋다고?

그건 그냥 세상한테 귀찮게 부뤠끠당하지 않으려는 '전략'일뿐이고

궁극적으로는 개같은 시스템이 잘못이니까 시스템을 쳐부수는게 '옳은' 짓 아닌가?

 

그런데 전략적인 행동과 옳은 행동은 명확하게 차이가 있음에도

어째서 이렇게도 혼동돼야 하는 것인가.

 

 

아니 그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나에게는 단지 '전략'적 행동인 것이, 아예 '옳은' 것으로 널리 믿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지.

 

 

아 참고로 여기선 내가 주절거리는 문제는 관점의 차이와 다원주의 따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고 네 주장만 옳다고 할 건 아니야 ^^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해'라는 식으로 얼렁뚱땅 해결가능한 게 아니라고.

 

그건 마치

다원주의와 다양성 확산을 부르짖는 놈이 '어머 ㅆㅂ징그러' 이러면서 '동성애반대'를 하는 꼴이랄까.

(아니 근데 사족이지만 항상 이 좆병신들은 남의 동성애를 왜 지가 반대하냐??? 동성애같은건 찬반을 논할 사안 자체가 아니잖나

차라리 동성애로 인하여 장기적으로는 현가부장제의 기득권이 일부 무너지고, 자신은 가부장제의 혜택을 받는 사람의 하나로서 그것이 싫다...는 이기적인 논리를 펴면 밉지만 이해라도 되지... 하여간 이놈의 족같은 씨족사회는 존나 논리도 없고 개병신임)

 

그냥 스스로의 내적논리가 엉망임에도 지가 맞다고 믿는 어이없는 꼴이 그냥 자행되고 있으니까 그게 문제.

 

 

쓰다보니 기분이 더욱 뭐같아지네. 별일없었음에도 그냥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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