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영화] 판타스틱 소녀백서, 즈위고프 2008년 11월 쓴 글. 머리로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무작정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는데 이 '판타스틱 소녀백서'(원제 ghost world)라는 영화 역시 완소무비. 보고나서 여운이 정말 길게 길게 남았던 영화인데 갑자기 오늘 생각이 나 버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소녀들의 방황,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아웃사이더로서의 심리, 사회와 좌충우돌 부딪치는 과정을 그렸다... 아아 성장물에다 비주류에다 아웃사이더에다 외곬수 주인공들.. 게다가 살아있음을 과시함으로써 세상에 보란듯이 당당하게 저항하는 듯하게 발랄화려한 컬러들... 그냥 내가 사랑할만한 모든 요소를 갖춘 영화였던 것이다 ㅜㅜ 사실 마지막에 버스 타고 떠나는 장면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던 기억이.. 지금보면 눈물 글.. 더보기
[영화] 맨하탄, 우디앨런 2008년 11월 쓴 글을 옮김 그의 영화를 한 번 보고는 말많고 시끄럽고 짜증나서 안 볼거라고 생각했다. 당시 나는 대사없는 영화를 좋아했고, 부조리한 변명 일색인 그의 영화는 최악이었다. 실제로 다시 보지 않았다. 한참 잊고 있다가 오늘 정말로 오랜만에 본 우디앨런 작 '맨하탄'. 맨하탄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관계들에 대한 비틀리고 솔직하지 않은, 포장 일색의 접근들(마지막엔 솔직해지지만)을 보여주더라. 내가 그들의 솔직하지 못하고 부조리한 대사들에 짜증내지 않고 심지어는 일부 공감했다는 것은, 그만큼 늙었다는 뜻이리라. 좋게 말해 경험치가 쌓인거고, 나쁘게 말해나 도 뭔가 꼬인. 1979년 영화지만 음악이나 영상이 전혀 뒤떨어진 느낌 없이 좋았다. 흑백의 매력. 더보기
[책] 히스토리안 by 엘리자베스 코스토바 2008년 10월 쓴 글을 옮김. 엘리자베스 코스토바라는 작가의 소설, 히스토리안 (전 3권) 내용은 역사학자들이 블라드 테페스 드라큘라의 무덤을 찾아가며 겪는 모험으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적절히 섞어 만든 '팩션'류의 소설. 소재는 좋아하는 쪽이긴 하지만(미신숭배 훌라훌라 -ㅅ-ㅋㅋㅋ), 내러티브나 등장인물의 매력도나 개성 등은 상당히 아쉬운 쪽. 이야기는 시종일관 예상되는 방향으로 전개돼 예상되는 방향으로 끝나버린다. 인물들은 전혀 입체적이지 않다. 역사적 사실들을 소설 속에 녹여내는 방법 역시 새롭지 않다. 블라드 드라큐라는 워낙 많이 다루어져 왔던 소재라 어쩔 수 없는 듯. 자료수집을 10년 동안 했다고 하는데, 새로운 이야기는 별로 없는 듯하다. 단지 수집한 사료들을 어느정도 검증을 .. 더보기
[영화] 성스러운 피 2008년 9월 쓴 글을 옮김. 기괴한 영상세계를 자랑하는 영화감독 조도로프스키님 십뮃년전 힘들게 찾아 본 그의 작품 '성스러운 피'의 강렬한 이미지가 아직도 생생하...기에는 역시 내 기억력이 너무 나쁘다 -_-;;; 암튼 내가, 제목부터 대놓고 편가르기를 하는 저 컬트영화를 본 것은 아래와 같은 감독의 영화제작 모토 한 마디때문이다. "관객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싶다" 우리의 마음에 냐옹~ 캭! 갈퀴질한다는 조도로프스키~ 아아.. 금단의 열매를 선물할 듯 자극하는 저 쌍콤한 한 마디에 그만 그의 마수에 걸려들어 비됴가게를 찾게 된 것이었다. ------------------------------------------------------- '성스러운 피'의 가장 큰 줄기는 마마콤풀렉수/오이디푸스 콤.. 더보기
[그림] 고야, 거인 2008년 9월경 쓴 글. 백만년 전 남들 다 가는 유럽 배낭여행, 시류에 편승해 갔을 때 뇌리에 강하게 박아왔던-_- 화가들 중 하나인 고야. 그의 암울하고 내면적인 그림들(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노..같은)을 매우 사랑하는 터라, 오늘 생각나서 하나 게트. 이 그림(거인)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직접 본 적은 없다. 컴컴한 어둠 속, 달은 이지러진 그믐달 이 곳은 세계의 끝 거인은 굳건하게, 그러나 체념적인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세계의 끝과 막다른 힘과 영원한 고독 더보기
[애니] 귀를 기울이면 역시 2008년 7월경 쓴 글.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꼽으라고 한다면 한참 생각해야겠지만 가장 소중한 애니메이션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꼽을 이 작품, 귀를 기울이면. 내가 대학 신입생 때 처음 본 이 애니메이션이 노린 관객층은 15세 내외의 청소년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중학생들이며, 중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의 지극히 중학생스러운 고민과 성장을 다루고 있다. 구성은 사실 좀 산만했고, 마무리도 결국 중고생 정도 되는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만한 것이었다. 즉, 이 작품은 누구에게나 '이거 최고의 작품'이라고 서슴없이 추천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사실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무한감동에 빠져든 것은 1) 나는 성장물 매니아였다. 주인공의 고민과 성장을 진지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판단만.. 더보기
[책] 소설가 앤 라이스 2008년 7월 글을 옮김 가끔 나의 뇌 월드 어딘가와 통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던 완소 작가 Anne Rice♥ (일명 쌀여사 -_-..) 지금까지 국내에 수입된 그녀의 책 중 내가 읽지 않은 것은 아마도 단 한 권뿐이다. 심지어 테이프로 된 오디오북(테이프 12개-_-;)까지 구입했었으나 잠오는데 아주 최적(영어-_-++) 그래도 구입 당시엔 그뇨에 대한 사랑으로 반 이상이나 들었다눈 *_*. 응, 이 할머니야. 프로필을 읊어볼까. - 뱀파이어 연대기, 메이페어 마녀 시리즈로 유명. (빨간머리앤 보고 필받았는지 Anne라는 철자 스스로 선택) - 1941년 미국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즈 생. 1977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발표. 이후 고고학적 지식과 오컬트적인 지식, 존재에 대한 고뇌를 담은 소설들을 쓰.. 더보기
[게임] 이코 2008. 7월 작성 글을 옮김. 게임 이코 머리에 작은 뿔이 난 어린 소년 이코가 밀가루처럼 하얀 소녀 요르다를 데리고 그녀를 보호하면서 커다랗고 신비스런 안개의 성을 빠져나가는 것이 게임 목표. 점프하고, 상자를 밀고 그러면서 빠져나가야 한다. 퍼즐어드벤처라고 불러야할까... 페르시아의 왕자랑 비슷한 진행이라고 보면 됨. 1. 이 게임에서는 모든 것이 모호하다. 제대로 배경설명을 해 주지 않는다. 뭐 겜 시작하면 마을 이장이 미안하다고, 어쩔 수 없다면서 이코를 안개성에 제물로 처넣는다. 그게 끝. 요르다가 왜 도망가고 있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 요르다와 이코의 언어도 알아들을 수 없다(신기한 나라 말을 쓴다. 둘이 서로도 말이 안통한다). 소위 말하는 화려한 '게임성'도 없다. 등장하는 적은 검은.. 더보기
[애니] 디트로이트 메탈시티 2008년 11월에 썼던 글을 옮김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만화책/애니메이션/영화(마츠야마 켄이치 출연. 데스노트에서 L역할 맡았던)로 있음. 아직까지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했다 ㅠㅠ 내용은, 소프트한 팝음악을 하고싶어하는 주인공이 어쩔 수 없이 유명한 데스메틀(게다가 악마주의계열 ㅋ)밴드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 간극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상황들을 그려낸 것. 웃음의 포인트는 사타닉데스메탈음악계열 클리쉐를 과장한 데 있기때문에, 과거에 메탈음악을 조금이라도 듣고, 그런 음악 및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더더더더욱 큰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아 메탈뿐 아니라 다른 계열 음악 클리쉐들 웃음거리 삼은 것들도 좀 나온다) 무대에서 닭잡고 자해하는 사타닉데스메탈 및 그쪽 문화에 별로 .. 더보기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1969) 대부분의 질문에 확답없이 살아가는 우유부단한 나이지만, 누군가 나에게 '최고의 앨범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거침없이 나올 이 답변...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1969) 적절한 광기와, 일견 광기인 듯 하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이성적 사운드가 역시 계산된 불협화음을 이루는 가운데, 앨범의 각 곡이 모여 크림슨 킹의 신비롭고도 음울한 궁에 와 있는 듯한 환상을 자아낸다. 사실 가장 잘 알려지고 사랑받는 곡은 epitaph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곡인 21st century's schizoman, 마지막 곡인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조용하고 명상적인 I talk to the wind 꿈 속을 그려내는 것만 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