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생각들

[잡] 평생 보지 않을 너에게

※전달을 주 목적으로 하는 글이 아님.



가끔씩 생각나도 그냥 좀 멀리 있어서 요즘 자주 못 보는 친구 하나 떠올리듯,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오늘은 약간 마음이 쓰라리네. 햇살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_-

이런 감정이야말로, 그저 이기심이겠지.
누군가 떠나버린 후에 둥둥둥 뒷북치면서 
그 사람의 뜻을 기리느니, 그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느니... 지껄이는 게 가장 한심한 짓이라고 생각하니까.
슬프고 슬프지 않고,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사라졌으면, 그뿐인 것이니까.
얽매일 이유야 하등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쓸데없는 짓 한 번 해 볼까 싶어.

'너를 기리는' 오그라드는 짓 말이지.
너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에 가서 그냥 잠깐 서 있다 온다거나 하는 짓들 말이지.
머리로는 개뻘삽질인걸 알고 있는데도 말이지.
어쩐지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은 얼마나 편리한 어구인가.ㅋㅋㅋ




하지만, 아마 그럴거야.
일단 머릿속에 있던 것들도 몸으로 움직이고 체험하게 되면
결국 큰 의미에선 아무것도 아니라는 헛짓이었다는 걸
바로 느끼게 될거야.
잠시나마 돋았던 스스로의 자의식/감정 과잉을 비웃게 될 거고,
어차피 잘만 살아가면서 허세돋게 이딴 짓을 하는 스스로가 또 허접하게 느껴지겠지.




그렇지만 무엇이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머릿속에만 있던 것이 육체의 감각을 통해 다시 들어오는 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머릿속의 것들은 그저 이상화된 그 무엇으로만 남아버리는 것.
머릿속의 무엇인가를 버리기 위해서는
역으로, 직접 몸으로 체험해야한다는 것.
그렇게, 그 공허하고 허접함을 오감으로 체득해야 하는 것.





아무튼, 어디에 있든 그냥 행복하면 좋겠다.
물론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딘가 존재한다고 믿는게 좀 더 나은 기분이긴 한 것 같네?

이래서 종교인이 되는 건가?

'잡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 술자리의 게임들에 대한 단상  (2) 2012.03.10
world wide hogu  (0) 2012.03.07
중2병에 대한 고찰  (8) 2012.02.14
스테이크  (2) 2012.02.13
MBTI로 사람 빨리 읽기 : (1) 기본편  (4) 201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