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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B가 A에게 말했다. '나는 xxx가 필요해'

A는 사랑하는 B를 위해 xxx를 준비했다.

 

그런데 B가 계획을 변경하는 바람에, B에게 xxx는 필요없어졌다.

이에 자신의 배려가 무용지물이 돼 버린 A는 이 상황에 대해 화를 냈고,

 

그렇게 화를 내는 A를,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나 : 어차피 xxx가 필요하다고만 했지, xxx를 달라고 한 건 아니잖아?

A : 그래도... B라면, 내가 xxx를 준비할 것 정도는 뻔히 알았을거야.

     그리고, 그냥 이 상황 자체가 화가나는거야.

나 : 그럼 왜 네가 미리 xxx를 준비했다는 것을 B에게 말하지 않았던 거지? 

      아무리 봐도 넌 B를 탓할 수 없는데 @@

A : 아... 그만. 그냥 이 상황이 어이 없이 화가 나는 거, 넌 왜 몰라?

 

머리로는 그런가 싶었지만 역시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쨌든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타인의 감정을 살피고 미리 배려를 실천하려 했고, 거기에 다시 실망하는 A는 확실한 감정형,

그리고 타인이 뭐라고 느끼든 어쨌든 명확히 합의된 사항이 아니기에, A의 배려와 실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확실한 사고형....

이라고 생각했는데,

 

 

 

에피소드2) 

먹구름이 가득한 어느 날, 버거울 정도로 묵직하게 나무에 붙어있던 수많은 벚꽃이 세찬 폭풍에 날려

마치 자신은 이 세상의 마지막 아름다움이고, 자신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세상에 황폐함이 찾아올 것이라는 징조라도 되듯

그렇게 종말이라도 고하듯, 미친춤을 추며 떨어졌고

 

그것을 보던 나는 숨이 막힐 것 같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중요한 일정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라는 어느 봄날의 중이병 돋는 오글 메모를 보고 나니, 이거 또 내가 감정형인건가 싶은데...

그러고 보면, 감정형/사고형을 나누는 것은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그 결정기준이 '감정'인가 '사고'인가를 보는 것인데,

 

 

아 그런데 중요한 일정을 '단지 벚꽃때문에 예민해진 감수성'때문에 씹어버린다는 것은 그냥 감정형 아닌가... 감정에 따라 결국 나의 행동을 판단해 버린 것이므로.

아니면,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재미없는 일정보다 중요하다'라는 가치관을, '사고'를 이용해 확정해 버린 후, 그 기준에 역시 '사고'를 이용해 판단하고 충실히 따른 것이기에, 이것 역시 사고를 이용한 판단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즉, '아름다움'을 가장 우선시하기로 미리 결정해 두었기에, 그 결정에 로봇처럼 충실히 따랐기에, 아주 사고형의 전형 패턴으로 집에 가버린 것 아닌가.

 

아니, 그런데 상황의 옳고 그름보다 가치관을 우선시하는 것이 감정형이라고 들었는데

가치관에 따라 상황의 옳고 그름이 판별되는 것 아닌가...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판별하는 것이 또 사고형이라고 들었는데 이건 또 뭐지

 

 

 

아..... 혹시 감정형은 이런식으로 의심하고 분석하는 짓 따위 하지 않는게 아닐까.

그냥 '좋으니까' 집에 가고 이런... 느낌이나 감정에 어떤 확신을 품고 있기에, 의심조차 안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만약 그렇다고 해도, 겉으로 보기에는 나의 행동은 마치 감정적인 인간처럼 보이겠지.

 

 

아무튼 어렵구나. 사실 제목에도 적어 두었듯이, 그냥 감정(F)/사고(T)...가 아닌 '충동(P)'때문인 것으로 짐작되긴 하지만.

 

 

아무튼 이러다 보니 결국 ENTP가 맞는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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