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1. 전제 결국에는 날씨가 적절히 건조하고 따뜻하고 적절히 바람이 불어 육체가 쾌적함을 느끼고 있었고 거기에 지나치게 강한 빛이라던가 소리라던가 오물이나 악취 등 오감을 괴롭히는 것들이 없었기때문에 그리고 뭔가 해야한다는 마음의 압박이 없었기때문에 그래서 비로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진 것이다. 그렇게 쾌적한 상태에서라면, 굳이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밑이 아니라 가지만 남은 늙수그레한 나무 밑에서라도, 혹은 쓰레기봉지가 바람을 타고 찻길을 건너가는 것을 본다 해도, 거대한 철골 구조물 뼈대만이 앙상한 날림 공사중 건물을 보거나 쓰레기 가루가 바람에 날아다니는 것을 보아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다 못해, 아무 특색없는 신도시의 똑같이 생긴 건물과 간판의 경멸스러움..
잡생각들
2012. 4. 20.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