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으로 돌아오세요
* 헤르멜과 아이들을 떠난지 3주 만인가. 집으로 돌아온 노라가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벌레 몇 마리가 벽에 붙어있다가 원을 그리며 날아올랐다. 노라는 기름이 굳은 접시가 수북이 쌓여있는 싱크대로 다가갔다. 싱크에 걸린 고무장갑을 집어들자, 접시에 앉아있다 놀란 날벌레 이십여마리가 후두둑 날아올랐다. 통통하고 작은 벌레들이었다. 수도에서 나오는 물때문에, 다시 접시에 앉지는 못하고 노라의 눈 앞을 천천히 맴돌았다. 그렇게 노라가 인형이 되길 거부하고 집을 나간 후에도, 접시들은 버젓이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계속 쌓여가며 노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엔 이걸 치워야 하는 사람은 너야 노라. 내가 먹고 남은 음식물과 찌꺼기, 그리고 처리가 늦었을 경우 잔여 곰팡이까지 처리해야하는 건 결국..
잡생각외마디
2012. 6. 28.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