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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외마디

이해할 수 없는 정글월드

내가 잘 들어가지 않는 곳 중 하나가 nxx판인데,

(뭔가 그 '진솔하고 정겨운 보통사람'을 연출하는 분위기가 나랑은 이질적이다. nㅇㅇ판 고민질 쳐다보고 있느니 차라리 일베충이 낫겠다ㄷㄷㄷ)

 

 

암튼 그래도 가끔씩 나와 다른 사람들의 그 진솔하다는 '우리네 인생'을 구경하러 가곤 한다.

가끔 웃기고 재미있는 것들도 물론 눈에 띌 때가 많음. 심리상태가 안 비뚤어졌을 떈.

오늘도 그냥 일하기 싫어서 잠깐 들어가봤는데, 고민글이 눈에 띄었다.

 

 

 

ex) 어떤 여자 : 동갑인 친척이랑 친한데, 자기는 모범생이었고 친척은 공부를 못했음. 어릴때부터 꾸준히 어른들한테 계속 비교당하다 친척은 비뚤어짐. 성인이 돼서도 자기는 신경도 안 쓰는데 친척이 열폭질 쩔면서 질문자 본인을 자꾸 불러내고 괴롭혀 고민. 최근 큰 행사를 앞뒀는데 친척이 심하게 괴롭힐 것 같아 두렵다는 심정 토로.

 

 

이걸 읽으면서 든 나의 생각 :

   '만날때마다 애새끼들 서로 비교질 하고 등급 매기면서 정서 브레이킹이나하는 친척어른이라는 존재는, 역시 개쓸데없는 씨족주의 사회악이고, 그것에 희생된 친척여자아이가 불쌍하긴 한데, 다 컸으면 유아기에서 탈출해 지 인생이나 신경 쓰라고 하시고 니믄 신경 끊으셈. 친척은 정신과 방문 or 도닦기 춫현'

 

근데 의외로 많은 댓글이...

1) 친척여자에게 감정적으로 동조하며 질문자를 비난하거나 

    ( '글쓴꼴 보니 친척이 열폭하게끔 질문자가 행동했구만 너 자신을 돌이켜봐라' '친척이 불쌍하다' '친척한테 잘해줘야지')

2) 공격을 받으면 다시 매섭게 쏴주지 않은 네년이 바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 '네년이 호구다 친척한테 가서 공개적으로 그녀의 나쁜짓을 읊어대며 공격해라')

 

즉, 이는

 1) 열폭하는 감정과 행동은 정당화될 수 있다. 내가 열폭할 것을 고려하지도 않은 질문자의 배려없는 태도가 더 나쁘다

 2) 누가 괴롭히면 공격해야하고, 안 그러면 병신이다. 병신의 수동성은 도태대상이다.

 

라는 전제를 내포한다.

 

그나마 지가 병신같이 열폭하고 있다거나 야만적으로 공격적이라는 것을 아는 경우도 많지 않다. 많은 경우 이러한 열폭과 정글성공격성은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런 인간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지 감정만 중요한 나머지, 위의 1,2번을 다음과 같이 포장한다.

 

1) 상대가 잘난 척하고 무뎌서 약하디 약한 나를 상처입혔어. 어쩌면 일부러 날 괴롭히려고 했을지도 몰라.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지?

2) 현대 여성이 능동적으로 행동해야지, 어떻게 병신같이 당하기만 할 수 있지? 저건 기본적인 노력조차 못하는 병신인 거야.

 

 

 

한마디로, 윤리적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는데도 그게 정당화되는 상황이다.

피해자는 병신이라서 피해를 당하고 있으며 가해하는 놈보다 피해를 당하는 놈이 근본적으로 병신스럽고 잘못됐으며

인간의 당연한 순수한 감정인 열폭을 배려하지 않은 무딘 인간들의 행동이 훨씬 잘못됐으므로 열폭의 공격을 당연히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정글의법칙이 인간의 문화나 기본적 윤리(법제적인게 아니라 철학으로서의 윤리)따위는 그냥 발라버렸구나.

 

 

 

한마디로, 역시 안맞는 곳이야. 그냥 피곤하지 않을 때 득도하고 가야지.

그냥 한숨만 나온다. 그리고 갑자기 느꼈다. 난 행운아네. 주변에 저런 사람들이 거의 없어.

...혹시 있는데 무뎌서 모르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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