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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 없이 봤다가 깊은 인상을 받았다.

콘클라베는 교황이 사망한 후 새 교황이 선출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세계에서 추기경들이 모여들고, 그들이 후보자이자 투표자가 된다. 시스티나 성당 안에서 외부와 차단되어 투표 활동을 하며, 2/3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보자가 당선이 된다. 최종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는 나가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그 안에서는 누구누구에게 표 주고 현실적으로 얼른 나가자, 뭐 그런 목소리도 나오겠지.

영화는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상 어느 곳이나 3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정치 싸움이 발생한다. 아무리 성스럽고 신을 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예기치 않게 파벌이 나뉘고 자신들이 가장 좋은/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는,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에 집중하게 한다.

이 영화를 보고 피씨주의다, 모두가 결국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바로 그런 자세에 영화가 경종을 울리고 있기 때문에 우습다. 여하튼 메시지도 확실하고, 여운도 꽤 남는다. 그리고 영상이나 소리, 연출도 아름답다. 꽉 막혀있던 시스티나 성당이 잠시 깨진 틈으로 바깥의 소음과 새소리가 들리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글고 랄프파인즈 존멋임.

걍 간만에 끄적끄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