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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잘 가리는 편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람에 대해 좋고 싫고 따질 정도로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지랄을 하든 그들을 'NPC'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에 내 마음의 평화에 장기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은
'이 사람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있다.
가끔 일을 같이 하게 되는 A군 역시 그런 경우다.
이 사람과는 간단한 일도 자꾸 꼬이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의사소통하는 방법이나 관점 자체가 달라서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내가 필요한 것을 요구할 때는,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이나 눈으로 볼 수 있는 어떤 자료를 첨부해서 전달하는 편인데,
A군은, 내가 전혀 모르는 어떤 것을 처리해 주길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면서
'그거 AGEMF인데 찾아보면 나오고 그걸로 처리함 돼' 이런식으로 뭉뚱그려 말을 해 버리곤 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A군이 말하는 걸 전혀 모르기때문에 'AG...뭐?' 이렇게 알아듣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A군은 이에 왜 그것도 못 알아듣냐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생기더라.
이것은 곧 A군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상대도 알고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채로 말을 뱉어버리기 때문이다.
아마도 A군은 자신과 주변 집단사람들과의 경계가 불분명한 종류의 사람이겠지.
대신에 A군이 나에게 그러듯, 누군가 A군에게 불분명한 정보를 알려주며 일을 부탁해도 충분히 수용하고 좀 더 유하게 일을 하겠지.
나의 경우, 나와 남의 구분이 좀 더 명확하기때문에, 쓸 데 없이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대신에 누가 저렇게 불분명한 정보를 알려주면서 뭘 하라고 하면, 짜증부터 나고 착수 자체를 못 하게 된다.
...아, 아니 어쩌면 A군이 내가 필요하리라 생각하는 정보와 내가 실제로 궁금해 하는 정보는 차이가 있을 수도.
나는 'AGEMF가 무엇이며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인가'라는, 기본적인 지식이 충족돼야 일에 착수할 수 있는데,
A군은 대체로, 그런건 알아봤자 소용 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고, 'AGEMF라는 것을 처리하는 법'이라는 보다 구체적 차원을 알려주고 싶어하더라고.
아무튼 많이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 좀 피곤함. 특히 나의 단순한 질문을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함 -_-
난 진짜 꼭 필요한 질문을 할 뿐이고, 너따위한테 관심도 없다고 -_-;;;;; 왜 궁금한 걸 아무 감정 없이 물었는데 그걸 이상하게 받아들이는지. 참나.
그렇다고 내 화법이 그렇게 공격적이라는 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에휴 모르겠다.
한줄요약 : A군은 훌륭한 씨족의 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