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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머리에 피도 안마른 주제에 싸가지는 더럽게 없던 질풍노도의 시기.
당시의 친구가, 불합리한 것을 강압하던 수업 시간 중간에 센세가 보는 앞에서 당당히 나갔다. 하필 내 손을 이끌고.
나도 그다지 순종파는 아니었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수업은 자발적으로는 듣지 않는다는 주의이긴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당당히 나갈 수 있는 정도의 패기는 없었다. 그런 극단적인 방법은 옳지 않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렇지만 어버버에데데 병신같이 어찌할바를 모른 채 쩔쩔매면서 그 애를 따라 끌려 나갔었다. 수없는 눈길에 뒷목이 간질거렸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의 친구는 식물갤러가 되어 유연하게 조직생활을 성공적으로 해 나가고 있다. 3단어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반복되던 욕 라임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한다.심지어 그 아이는 조직 내에서 평화, 화합의 상징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그땐 욕 한마디 하지 못했던 나는 프로야갤러가 되어 글을 쓰든 말을 하든 더러운 단어를 쓰지 않으면 손과 입술이 떨린다고 한다......
인생사 새옹지마.
잘 지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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