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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기타 일상 잡것들 리뷰

5분만에 쳐만든 채식 팬케이크

방탄커피에 대해서도 썼으니, 무려 요리에 대해 써 본다.


무려, 비건 팬케이크. 


레시피나 만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얼마나 대충 쳐먹었나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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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고기를 싫어하진 않지만 민감하다. 그리고 밀가루, 계란도 좋아하지만 먹고나서 반응이 썩 좋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사실 몸 자체는 채식주의자용 음식을 먹었을 때 가장 편하다. 곡물로는 밀가루 대신 쌀이나 메밀이 좋다.


단지 한국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맛있고 간편한 식단이 제대로 없는 게 흠이지. 


그래서 결국 귀찮아서 아무거나 쳐먹고 기분나쁘게 하루를 사는데 ㅋ



이번에 방탄커피 재료로 기버터(인도식 버터인데 뭔가 달콤한 향이 남)를 주문하면서 ㅇㅇㅎㅂ에서 두 가지 팬케이크 재료를 한 번 사 본 것이다. 바로,


- 메밀팬케이크 믹스 (Arrowhead사).

- 메이플맛 아가베시럽 (어디껀지 보기 귀찮음 큰 차이 없을 듯)


참고로 이것들을 산 이유는, 빨리 안 쳐먹어도 괜찮기 때문이다. 


팬케이크 믹스야 가루니까 유통기한이 길고, 시럽도 유통기한 꽤 긴 것 같다.


심지어 기버터는 냉장보관이 아닌 실온보관하라고 적혀 있음 ㅋ 


여튼 이 모든 재료가 의도한 건 아닌데 비건 친화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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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방탄커피에 기버터를 넣어서 먹으니, 


기버터의 달콤한 향이 단 걸 먹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ㅅ=


그래서 한밤중에 무려 팬케이크를 해 먹게 된 거시다.


아래가 이번 ㅇㅇㅎㅂ 주문으로 마침 집에 있던 (잘 썩지 않는) 재료. 


팬케이크가루랑 기버터 외에 마침 아몬드밀크가 있었음(사실 없어도 물 쓰면 됨)






음 난 요리고자니까 일단 팬케이크가루 안내문에 나온 레시피를 보자. 





재료: 팬케이크믹스, 계란, 꿀, 카놀라오일, 우유나 코코넛밀크 아몬드우유 혹은 물

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 물론 집에 계란, 카놀라오일 없다. 


계란은 금방 상할 거고 좋아하지도 않고, 오일도 금방 산화할 거고 그닥 쓸 일도 없으니까.


꿀은...있는데 숟가락에 막 달라붙고 그럴 것이 존나 귀찮아서 넣기 싫다. 그래서 생략.



만드는법은 다 섞고 구워라겠지 뭐. (잘 안 봄)


다른건 다 괜찮은데 계란은 어쩌나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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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니 냉장고를 보니 무려 두부를 잘라놓은 조각이 있더라고ㅋ.


그래서 팬케이크 가루에 두부 조각 하나 넣고 아몬드밀크를 좀 부었다. 


그리고 그냥 밥숟가락으로 막 휘저음. 


아몬드밀크 너무 조금만 부으니까 잘 안 섞이는 것 같아서 그냥 잘 섞일 때까지 대충 조금씩 더 쳐넣었다. 


사실 두부도 더 많이 넣어야 하는 것도 같지만 정확한 양 이런건 그냥 귀찮으니까 무시한다. 


전부 감으로 대충 했다. 알게 뭐냐. 레시피 입맛과 내 입맛이 다를 수도 있잖아. (억지)






그렇게 해서 대략 2-3인분, 혹은 3-4개의 팬케이크 분량 반죽이 나왔음. 


그런데 3-4번을 번갈아 구우려면 귀찮을 거임. 그러니까,





전부 한꺼번에 붓는다 ㅋ






그 결과 거대하고 못생긴 팬케이크가 탄생했다.



크기를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포크와 함께 찍음.jpg





너무 맛이 없어 보이므로 


위에 기버터를 녹여 바르고 아가베 시럽을 투척한다.


그러면 이제 시럽과 버터의 향으로 맛있게 팬케이크를 먹을 수 있다.


참고로 기버터가 향이 진짜 달고 뛰어나서 베이커리류에 찰떡이다. 매우 맛있는 요리를 해낸 것 같은 착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사실 먹어보면 꽤 맛있음. 


내가 메밀을 좋아해서 그런데, 두부가 제대로 안 섞인 메밀가루 부분은 (귀찮아서 두부를 30초쯤 숟가락으로 으깨다 팬에 쳐넣었음)


바삭바삭한게 오히려 더 맛있더라고.


메밀전병의 바삭함이 생각나더라.





그래서 다음에는 두부(조차도 집에 없을테니)도 안 넣고 


그냥 저 가루랑 물 섞어서 메밀전ㅋ부쳐서 버터랑 시럽 뿌려먹어야징ㅋ


근데 생각해보니 그게 크레페자나? 괜찮을 듯 ㅇㅇ


여하튼 굽는 시간 포함 5분만에 크고 아름다운 비건팬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참고로 나는 요리 곶아고 손으로 하는 모든 것을 못 하는 닝겐이다. 귀차니즘도 쩔고. 


그래서 나같은 핸드곶아 준채식주의후보자들에게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서 글을 싸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