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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미지를 거짓으로 가공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내가 누구고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일상에서 대충 만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히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이걸 밝히게 되는 상황이란 당혹스럽다. 내 취향으로 그들이 추측해낼 나라는 인간상이 편견투성이일 것 같아서.
당혹스럽지만, 그냥 뭐 할 수 없지. 특별히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는 그들의 판단이지 그것이 나는 아니니까.
단지 그걸 빌미로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고 내 행동에 제약을 주려 할 때가 싫은 것뿐.
그나저나, 아직 초반 몇 장 읽었을 뿐이지만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라는 소설..
문장을 따라가기는 쉽진 않은데(아니 의식의 흐름 비슷하게 제멋대로 꿈나라처럼 쓰는 거 아일랜드 종특이냐) 그려지는 이미지가 상당히 좋다.
원래 소설에서 배경설명 징하게 하면서 그걸로 떡밥을 깔거나 심리묘사를 대신한다거나 하는 수법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기법 자체가 싫다는 게 아니고 너무 길 경우, 그냥 참을성이 없어서 자꾸 조바심이 나버리는 거다 -_-;;;
내가 문학덕후도 아니고, 글 맛을 느끼는 사람도 아니고(난 회화적 인간에 가깝다. 문장 자체는 잘 기억을 못 한다. 모든 걸 이미지/영상화),
대부분의 기다란 설명에는 '응 그래 너는 그렇구나' 싶을뿐, 딱히 공감하는 것도 아니기에 더욱 지겨워하는 거겠지.
그런데 이 소설은 첫 장면부터 그려지는 이미지가 상당히도 취향이라 (음울한 바닷가 오래되고 기괴하게 생긴 집) 일단 시선을 끌었고,
부인이 곧 죽을 거라는 점을 알아냈을 때의 장면 묘사도 상당히 공감되고...(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객관적이고 또렷해 보이는 그 느낌을 잘 그려냄)
아무튼 뭔가 나랑 싱크가 맞는다 ㄷㄷㄷ
아무튼 언제 하루 종일 뒹굴거리며 책 읽을 날이 왔으면 좋겠는데....
그런 날 따위, 다 집어치우고 내가 만들어야겠지. 그냥.
아무튼, 현재에 충실하자.
내가 현재형 인간이라던가 그딴 문제가 아니라 그저 과거 현재 미래 같은 시간은 모두 찰나에 담겨 있는 환상에 불과하니까.
아니 이거 또 뭔가 있어보이는 척 하는 말이 돼 버리네 -_- 전혀 그런 의도는 아니지만.
그나저나, 만약 정말로 내가 우려하던대로의 결과가 나온다면,
난 모든 걸 집어치우게 될까.
그냥 이대로 쭉쭉 가게 될까.
일단은, 별 거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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