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생각들

"열심히하겠습니다"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거부감

많은 인간들이 너무 미개해서 놀랄때가 많다.

어떻게 그렇게, 정말 딱 한치 앞만 보고 살 수가 있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루살이 노릇하는 그런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일을 할 때 100%로 닥쳐올 상황이 있는데도, 

그걸 무시하고 당장 한치 앞만 쳐다보고 엉터리로 땜질을 하여, 

나중에 도로 고스란히 뜯어내고 원복하여 처음부터 곱절로 힘들게 일하도록 만드는 무식한 짓들 말이지. 

정치인만 그런줄 알았는데 보통의 집단에서도 일어나는 일이었어 ㄷㄷㄷ


그러니까, 원래대로라면 20으로 끝날 일을, 그냥 겉만 요란하게 15의 노력을 들여 전혀 맞지도 않는 방향으로 해버린 다음에, 

추후엔 다시 이걸 원래대로 돌리는 15의 일 + 다시 20의 일을하여, 

20짜리면 끝날 걸 총량 50의 일을 해버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우앙 나는 일 졸라 열심히 했어'라는 집단판타지에 빠지게 되는데, ㅅㅂ지가 무슨짓을 했는지는 인지를 못하더라고.

이딴식의 비효율은 진짜 싫어. '열심히'가 대수가 아니라고.


경고하면? 뭐 저렇게 닥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깐깐하게 지랄을 하냐는 눈총을 받고 

결국 나중엔 뭐 다같이 생고생이지. 그런데 나는 별로 주장은 강하지 않고 '뭐 나중에 쟤 말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지켜보자'란 식으로, 한번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포기하고 일단 방관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별 영향력이 없는 듯. 비겁한가? 이런 태도가 정말 비겁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내 능력이 딸려서 설득이 잘 안되더라. 누군가 내게 동조해주면 조금 용기를 얻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무튼 멍청하고 성실한 인간이 최악의 지도자라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다같이 삽질을 하게 되니까.



그런데 그건 결과론적인 거고, 

사실상 그런 미개한 지도자 밑에 있는 인간들 역시 미개하긴 마찬가지일 확률이 높으니까 지가 잘못 지도받는지도 모르기 일쑤인 것이다.

그러니깐, 이런 경우, '20이면 될걸 50씩이나 해버렸다 미안하다 용서해달라'고 인정하는게 아니라 

'여러분이 나의 지도에 따라 50이나 일을 해냈기때문에 이 어려운 일이 잘될 수 있었어요'라고 개뻥자뻑찬사를 보내면 된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실제로 사람들에게 효율을 선사하는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을 얼마나 잘 설득하고 속여넘기느냐인 것. 곧 perception is everything. 

그래서 실제로는 20이면 될 일이었다는 것은 절대 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이 가끔씩 그렇게 무섭게 들릴 수가 없는 것이다.

지가 뭘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열심히' 하겠다는 그 표현이 지도자나 피지도자나 그냥 뭐.... ㅅㅂ 이 동북아 국가의 정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열심히 따위에서 자기만족을 얻다니 정말 무서워.





그런데 사실은 제일 나쁜건 열심히고 뭐고 아예 실천조차 안하는 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