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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들

거부

뭔가를 열심히 하면 "그 정성으로 ㅇㅇㅇ를 해라"라는 충고를 듣는다.

무엇을 하든 항상 그런 이야기를 들어왔다. 

왜 그래야 하냐고 묻자 "너 정도의 시간 혹은 노력 투자라면 차라리 ㅇㅇㅇ 를 해내는 게 효율적이니까."라는 답을 들었다.


효율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애초에 목적/지향점이 같다는 의미다.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그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을 좀 더 단축시키는 것을 효율이라고 한다.


그러나 너와 나의 지향점이 같다고 어떻게 확신하는 거냐.

대체 넌 무엇을 위한 효율을 말하는 거지? 돈? (타인과 비교해 우위에 서며 얻는 심리적) 권력?

제대로 된, 진실한 노력이란 오직 남들보다 월등한 사회적인 성공을 위한 것이어야만 하는 것인가?

내가 뭔가를 하는 것이 모두 사회적 성공을 위한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나?

뭔가를 열심히 하는 행위 자체가, 너희에게는 그저 눈에 보이는 물질적 성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이어야만 보람 있는 것인가?


애초부터 눈깔을 다르게 달고 태어난 이상 말을 섞어봐야 무엇하겠는가.

나중에 후회하게 될거니 어쩌니 하지 마라. 네가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다른 인생은 그저 살아보지 않은 인생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타인의 섣부른 충고, 특히 나이든 사람의 오만한(그러나 본인은 오만하다는 것을 모르는) 판단을 가능하면 존중하지 않으려 한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럴 가치가 없으니까.

너의 의도가 선하다고 해서, 애초에 지향점이 다른 너의 충고를 내가 받아들일 이유는 하등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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