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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IFEHACK of INTP & ADHD/INTP의 시간관리 도전기

무기력병자의 아침 기상방법

1. 지금까지 아침에 일어나기 위한 무수한 도전을 해 왔다

  - 알람: 온갖 종류의 알람을 시전했지만 못 듣거나 들어도 무시함

  - 챌린저스: 챌린저스와 같은 생활관리 앱을 이용한다. 돈을 걸어서 아침에 강제로 일어나게 만드는 것. 이건 하는 동안에는 괜찮은데, 챌린지가 끝나는 순간 예전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하는 동안에도 압박감과 피곤함에 시달린다. 

  - 돈 내고 뭔가 다닌다: 아침에 학원을 간다거나 운동을 간다거나 여하튼 돈을 내는 무엇인가를 이용한다. 그런데 이 경우 돈을 내더라도 안 가게 되더라.

  - 오픈카카오톡 등으로 인증: 기상인증을 하는 것이다. 이건 인증을 하고 다시 잠이 들어버리는 악순환.

그 외에도 무수히 많은 도전들을 해 왔지만, 단기간(한 달 - 석 달 내외)로는 성공해도 길게 보면 결국 지쳐서 다 그만두더라고.

 

 

2. 왜 이런가 생각해 봤는데, 나란 인간의 특성때문이더라고.

뭔가 미션을 주고 그걸 해내는 방식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 것이다.

여러 챌린지들을 하게 되면, 뭔가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아침마다 눈을 뜨게 되는 건데,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어도 결국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그리고 굳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지는 것. 아침마다 스트레스 받는 일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일어나냐고. 

아 물론 이건 나라는 인간의 특성때문이다. 나는 도전하고 이기고 극복하는 것에서 그렇게까지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받는 타입은 아니라서.

그리고, 에... 아침에 일어나서 집에 있으면 그대로 다시 잠들어버림ㅋ. 왜냐하면 그게 쉽고 편하니까.

 

3. 그래서 착안한 것이,

아침에 일어나서 1) 몸을 쓰는 2) 좋아하는 일을 3) 밖에 나가서 하자는 것이었다

참고로 좋아하는 일을 정할 때는 행동력을 강화시킬만한 것을 해야한다. 몸을 움직이는 게 좋고, 너무 중독성이 강한 일이면 안 하는게 낫다. 자칫하면 그냥 꼼지락거리며 하루 종일 망상에 빠져 하루를 종료할 가능성이 커서.

그래서 최근, 이른 아침시간 악기 연습실을 등록해버렸다. 용기를 내서 피아노를 최근에 다시 치기 시작했는데, 배움도 짧고 손도 잘 안 돌아가지만 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긴 하거든. 그리고 연습실에서 나와서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카페로 자연스레 직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아직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잘 나가고 있다. 집엔 피아노가 없어서 연습실에 가야만 하는 것도 큰 이점이고.

 

 

4. 물론 이렇게만 하면 피아노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언젠가 귀찮아지면 잠을 택하게 된다. 그래서 피아노 레슨을 받아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훈련조교 타입(?)의 선생님께 레슨을 받는다면 피아노도 어느덧 부담으로 다가왔을텐데, 다행히 나의 선생님은 전혀 다르다. 피아노를 이용해 정신수련을 하는 느낌이랄까. 기계적 손가락 훈련 위주가 아니라, 그냥 음 하나 하나를 몸으로, 정신으로 제대로 느끼고, 그걸 바탕으로 곡의 장면을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춰주신다. 소리 한 음 한 음을 느끼는 것이 되게 감동적이더라. 그래서 피아노를 만지는 게 즐거워서 연습실도 잘 나가고 있다.

물론 혹독한 손가락 훈련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전공을 하는 것도 아니고 취미생이니까. 게다가 잘 하자는 의욕보다는 즐거움을 먼저 추구하고 있고. 

여하튼 매우 졸립긴 하지만 하루를 풍성하게 시작해서 즐겁다.

(부끄럽지만 아침부터 자주 운다. 잘 치지도 않는데 우니까 좀 부끄럽지만 뭐 다행히 나 혼자 쓰는 연습실이니까 괜찮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