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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외마디

잠이 안오네.

또 잠이 안 오네.
뭐 언젠가는 잠이 오겠지.
컨디션을 보아하니, 내일이나 모레는 죽어라 잠이 쏟아지게 돼 있다. 그러니 괜찮다.


상황에 대해 천진난만하게 불평이 솟아 오르려 할 때는, 떠올려보자. 무기력하게 수렁바닥을 치고 언제 다시 솟아오를지 기약이 없던 시절들의 느낌을.
사실 나쁜 것은 워낙 빨리 잊는 성격탓에, 또 그 시절의 모든 것을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회피해왔기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동안 잘도 잊고 살았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 분명 그 시절은 날 변화시켰다. 자존심같은 치기 어린 감정을 버리고 비굴함을 몸에 익히게 해 주었다. '살아남는 것 앞에는 모든게 가볍다'는 삶의 대 명제를 뼈저리게 느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자존심 상해서' 견디지 않을 것들도 그저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이해하고, 살아남기 위해 비굴하게 참아나갈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이해와 관용으로 상대가 언젠가 무엇인가 깨닫길 바라고만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무엇이든 견딜 수 있는 인간이 되었지만,

사실상 그것은 병신같은 노예근성일 뿐이었다. 자존심과 함께, 자존감 역시 죽여버렸던 것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바퀴벌레 수준으로 폄하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조차 업신여기는 나는, 타인에게도 자연스럽게, 무시당하게 됐던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는 드디어 수렁바닥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활 역시 수렁바닥의 연장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수렁은, 결국은 내가 만들어버린 것이다. 누구의 탓도 아니었던 것이다.



당시 날 걱정한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넌 온 몸으로 약한자의 아우라를 내뿜고 있으니까 무시당하기 쉬워보여. 좀 강하게 행동하라고.'
세상은 약한자를 보듬어주는 곳이 아니다. 잘 알고 있다. 줏대따위 없어 보이는 당시의 나같은 무척추동물은 그대로 휩쓸리고 짓밟히기 쉬웠다는 것을. 내가 어떤 동기로 행동을 하든 그냥 결과적으로는 '쟨 만만한 호구새끼' 정도로만 인식되는 것을.



물론 근본적으로 행동에 서툼이 묻어나는 내가 강하게 행동하기는 많이 힘들다는 것 안다. 스스로에게 언제나 회의를 가져온 내 노예근성따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더이상 주눅들지 마라. 언제나 희생자인 양 행동하지 마라. 짊어지지 마라. 타인을 업신여겨라. 노력을 비웃어라. 존중따위 하지 마라. 어설픈 인류애는 버려라. 마키아벨리를 생각해라. 대립관계에서는 이해가 아닌 권위와 압제가 필요하다. 너의 권위와 공포를 통해 그들의 비굴함을 꺼내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폭군을 무서워하지만 존경하고, 약한자는 짓밟고 경멸한다. 네가 살고 있는 곳이 정글임을 잘 깨달으란 말이다.





.............그러면 너 또한 그들의 일부가 될 것이다.








아 역시 니넨 그러고 살아라. 다같이 공멸해라 병신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