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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쓴 글.


나카자와 신이치 교수의 신화적 사고방식에 대한 강연을 출판한 책.

이 책 한 권 읽고, 나카자와 교수 강연 시리즈인 까이에소바쥬 시리즈..를 다 사리라 결심해버렸다. (충동을 억누르고, 아직 다 사진 않았다...지금 산거 다 읽으면 그때 사야지. 쇼핑중독 -_-;)

일단 이 책은 상당히 재미있다. 신데렐라, 오이디푸스 등 익숙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독특한 관점을 전달하기 때문에 배경지식 없이도 아무나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떤 책을 읽으면 그 책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게 마련이다.

이 책의 경우, 키워드는 단연,

'중개자'.

생과 사/ 남과 여/신과 인간/이승과 저승/성과 속.. 등 상반된 개념들을 중개하는 요소들이 각 신화나 전설 등에서 중요하게 나타나있는데,

예를 들어

'콩' (콩은 신성한 중개자로서의 역할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널리 알려져왔다. 그러고보면 완두콩 한 알때문에 잠 못이뤘다는 공주의 이야기라던가 콩을 이용해 다른 세계로 가는 잭과 콩나무 등.. 콩을 소재로 한 각종 이야기가 심상찮게 다가오는군화)..

신데렐라에서 '아궁이'(신데렐라가 아궁이 옆에서 지냈다고 하는데, 아궁이 역시 이승과 저승의 중개적 개념),

'절름발이'_ 신데렐라가 유리구두 한짝을 흘리고 일종의 '절름발이' 상태로 돌아온 것(절름발이 역시 유라시아 대륙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중개적 개념으로 해석. 이승과 저승에 한발씩 걸치고 있느라 절름발이? 진즈부르크의 '뼈와 가죽' 논문 참조.),

그 외에도 개암나무, 수수께끼 등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반된 개념/세계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중개자적 개념.

마치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고 해야할까요? 어쩐지 두근두근거려@@

이 사람의 다음 책들을 통해 그가 꾸준히 '중개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사례들을 또 '중개자'로서 제시할지 흥미롭게 지켜보려 한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람 책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야.

아...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메리카 인디언 버전의 신데렐라, '보이지 않는 사람'.

모두가 '보이지 않는 사람'의 신부가 되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야만 그의 신부가 될 수 있는 상황.

이때 화상으로 피부가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겉모습이 추한 주인공 소녀가 보이지 않는 사람을 제대로 보아내고 그의 아내가 된다는 내용인데, 왕자에게 선택되길 바라는 비주체적인 신데렐라를 거부하고 쓰여진 이야기라나.

그 내용자체보다도 아메리칸 인디언이 침입자 서양문물에 맞서 주체적인 이야기를 써내려고 노력했다는 사실 자체가 어쩐지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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