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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긴 싫지만, 꼼수 써놓고 글 갈김.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글을 내 식대로 해석한다는 것인데,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의 경우는 특히 심하다.
전문용어는 대체로 다 해체하고 내 식의 무식한 욕 섞인 말로 써놓고는 그것으로 기억하는 일이 많다.
특히 번역을 할 때 오나전 내식대로 갈겨 써 놓으니... 원문을 안 읽은 인간들이야 '아 원래 이런글인가'하고 심지어는 감탄하는 경우도 있었다만,
사실은 원문의 분위기나 의도를 내맘대로 까버린 것이지. 실제 글이랑 다른 경우가 부지기수.
그래서 난 만약 번역을 하게 된다고 해도, 절대로 문학번역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면, 손나 풍파를 남기고 내 해석대로 써갈기고 배째겠지.
그나저나 지금하고있는것에 대해서,
차분하게 들여다보니 논리 자체보다도 용어의 문제가 크던데,
누군가 상당히 오래 산 영감님께서 그러셨지. 원시인의 논리 구조 역시 현대인과 다를 바 없다고요.
그런 의미에서 나는 현대적 용어는 좆까버리는 치매 원시인인듯.
그래서 그런데, 정말로 언어가 사고의 근간이 맞는지 의심간다.
나의 경우, 어떤 책을 읽으며 전문용어나 고유명사를 보아도, 내 식대로 쉬운 말로 바꿔버린 후, 그 무식한 말만 기억하고 ㅠㅠ 원 용어를 잊어버리기가 쉬운데,
그 후 내 머릿속에서 그 책을 떠올리면, 보통 구체적인 것들은 없고 흐리멍텅한 논리구조나 감정구조같은 것이 떠오르게 된다.
(아 물론 여러번 보면 기억하겠지만 그런게 거의 없으니까)
그런데 그 논리구조라는게, 사실상 대립/화합/갈등/경쟁/선악/협동 등등 다양한 관계구조로 이루어진 하나의 시스템인데,
이것이 언어에서 왔다고 단정짓기에는 상당히 애매한 것이다. 저 구조들은 딱히 어떤 단어로 치환하지 않는게 오히려 나은, 어떤 이미지들에 가깝달까.
그러니까 concept라기보다 construct?
물론 언어의 구성체계를 통해 저러한 관계구조를 습득했다고 주장하겠지만,
뭐 하나의 설이고, 이것 역시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 같진 않아.
원시인의 논리구조 역시 현대인과 다를 바 없다는 말도 그렇고, 언제나 글과 말은 에데데하는 나로서는 의심크리.
뭐 결론은 난 상당히 단순한 인간이고 복잡한 것은 별로 잘 못참는 개심플 닝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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