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생각들

죽음을 품자

셸리케이건 교수의 죽음에 대한 강의.

어떻게 사는게 옳은가에 대한 그의 결론이야 케바케기때문에 제끼고, 

사람이 살면서 죽음 자체를 인식해야한다는 점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에는 동의.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089&contents_id=30803



죽음을 생물학적 데스로 보았기에 댓글에 사후세계 논쟁이 많이 보이네예?

유신론자 중에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 죽음 앞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돈 많이 벌고 부귀영화 권력을 누리다 갈껄'이라고 생각할 것이기에,

오히려 사후세계에서 심판을 내리는 존재가 있다고 믿어야 사람들이 바르게 살 거라고. 




이거야말로 종내 엘리트주의의 정점인 발언인 것이죠.

보통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진실 따위 관심도없고 근본적으로 돈과 부귀영화밖에 모르는 짐승들이기때문에 누가 심판하지 않으면 스스로 절제조차 못할 유한한 닝겐주제엨ㅋㅋㅋ라는 것이니까.

그런 짐승들이기에 (사후세계의 징벌에 대한) 공포로 다스려야 한다는거. 정치적으로 매우 이용되기 쉬운 종교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구나. 대중은 공포로 다스려야 한다는 오래된 정치술.

근본적으로 이 종교가 보수적인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뭐 모르겠다. 나도 싫지만 대중이라는 존재에 의문은 많이 품고 있으니까...




근데 중요한 건 이게 아니야.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는 뜻은 사후세계가 있나 없나, 유한이냐 무한이냐를 탁상공론하는 문제 따위 아님. 

탁상공론 자체는 그냥 촏잉애새끼들도 대가리만 일찍 깨이면 할 수 있는 거잖아. 대가리로 논리싸움 하는거야 그냥 퍼즐맞추기 하는거나 마찬가지고.


중요한 건, 죽음이란 것을 삶의 일부로서, 피부로 "느껴보아야" 이해할 수 있을 글. 

정말 죽음이 자신에게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끼고, '이렇게 죽을지도 모르고, 이렇게 죽는다면 나는 후회할 것인가'에 직면하여,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들여다보려, 장시간 고민해 본 사람이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죽음이란 그냥 삶의 다른 면이고, 항상 옆에 서 있는 수호령캐릭같은 존재라는 걸 알게 되겠지. 곧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해 보아야 한다는 글인데, 그걸 죽음이라는 소재를 써서 말해주었을 뿐일 수도.




하긴.. 고민해봤자, 곧 잊고 그냥 익숙하고 편한 것에 먼저 기대는 것이 인간인 걸. 
진실운운하면서 일부러 불편한 것을 파고드는 건 웬만한 잉여력 없이는 힘드니까.
그리고 그런 잉여력을 갖기에는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바쁘다.




결론은 잉여력은 소중하다?




p.s. 위 유신론에 해당하는 종교를 까고 싶은 건 아니고, 그 종교가 한국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한숨이 나올뿐이다.

교리적 관점 안에서 보자면, 사후세계니 구원이니 하는 것은 저렇게 단순한, '착한일 하면 나중에 물리적으로 보상받는다'는 것이 아니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하니까. 지쟈스나 불교나 모두 인간의 영적 성장을 일컫고 있다고 생각.


그렇지만 내가 종교인이 아닌 것이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