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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듣기(음악)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1969)


대부분의 질문에 확답없이 살아가는 우유부단한 나이지만,
누군가 나에게 '최고의 앨범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거침없이 나올 이 답변...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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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광기와, 일견 광기인 듯 하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이성적 사운드가 역시 계산된 불협화음을 이루는 가운데,

앨범의 각 곡이 모여 크림슨 킹의 신비롭고도 음울한 궁에 와 있는 듯한 환상을 자아낸다.



사실 가장 잘 알려지고 사랑받는 곡은 epitaph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곡인 21st century's schizoman,
마지막 곡인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조용하고 명상적인 I talk to the wind
꿈 속을 그려내는 것만 같은 moonchild

이 곡들이 에피타프보다 더 매력적임.
어랏.. 쓰고나니 에피타프가 꼴찐가 -_-;;;



아아.. 하지만, 좋아하는 앨범 및 음악가를 질문받을 때, 선뜻 킹크림슨이라고 답을 하지 못하겠는데...

왜냐면 킹크림슨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굉장히 음악을 많이 들은 사람으로들 인식하는지라,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다 ㅠㅠ
나는 프로그레시브락에 정통하거나 음악을 많이 들은 사람이 아니거든. 단지, 어느날 아무 배경지식 없이 킹크림슨 음악을 듣고는 충격에 빠진 것뿐이니까 ㅡㅡ


그러므로, 정통음악감상파가 말하는 킹크림슨 선호의 이유와 내가 말하는 이유는 좀 핀트가 다를 수도 있을 듯.
실제로 어떤 분께서는 킹크림슨의 이 앨범에서 환상성을 발견하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으니...


하지만, 분명 치밀하게 계산된, 이성적인 소리일지는 몰라도, 그 소리가 만들어낸 결과는 충분히 환상적이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