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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물들/듣기(음악)

[음악] epilepsy is dancing, by anthony and the johnsons


1. 편두통

자주 두통이 찾아오고, 가끔 엄청난 편두통(migrane)이 엄습한다.
편두통은, 머리에만 통증이 오는 두통과는 달리 몸 전체에 변화가 찾아온다.
몸이 떨리고 걷기가 힘들며 오감이 극도로 예민해져, 작은 빛과 소리, 냄새에도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된다.
물론 몸이 좋지 않으니 인격도 변한다. 극도로 예민하고 시니컬해진달까.
아니, 원래 성격은 더러웠는데, 컨디션이 나빠지면 인내심이 닳아, 더이상 더러운 성격을 숨기지 못하게 된다는 편이 적절하겠지.




2. 병증의 승화

오랜 시간 편두통과 함께 하다 보니,
가끔은 편두통이 찾아올 때마다 이 예민한 감각과 더러워지는 성격과 몸을 이용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에 빠지게 된다.
망상증이나 분열증환자들의 그림이나 글을 접할 때마다, 신선함과 독특함을 느끼는 것처럼, 편두통 상태의 독특함?!이 있다면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가끔 어떤 음악을 듣다 보면, '이사람 편두통 환자 아닐까'하는 의심을 품게 될 때도 있지만, 온전히 '편두통'에 바쳐진 음악은 아직 발견 못 했다.
그러나, 온전히 '간질'에 바쳐진 음악은 있다(무..물론 간질과 편두통의 격차는 엄청나게 크지만).
바로, anthony and the johnsons의 epilepsy is dancing.



앨범 표지는 상당히 앞서나가지만, 음악은 의외로 듣기 편함.






간질발작을 일으키면서부터의 환상망상을 아름답게 표현한 곡/뮤비인데, 간질환자들에게 '내 고통이 네 로망이냐' 이러면서 좀 씹히기도 했지만,
아무튼 병증을 다른 시각으로, 아름답게 표현해낸 것 하나는 신선하달까.
노래 시작시 헬리콥터소리랑 삐- 하는 소리는 간질발작이 시작될 때 실제로 환자들의 귀에 들리는 음과 비슷하다고 한다.
위는 뮤비. 조용하고 서정적인, 듣기 편한 음악이다.



편두통에 대한 노래가 있다면 찾고 싶은데, 어쩐지 편두통은 무게감이 너무 없어서 그런가, 역시나 찾기 힘들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