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생각들

ㅄ같은 감독놀이는 이제 그만.

흔히 스포츠를 감상한다고 할 때는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하게 마련인데,

나의 경우 야구를 본 후에는 오히려 언제나 스트레스가 잔뜩 쌓이고, 피곤하고 경직되게 마련인 것이다.

 

그 이유는 주제넘은 감독놀이.

경기 한 시간 전쯤부터 라인업 뜨는 것을 살펴보며 수비위치 및 타순 체크. 그리고 이 선수의 기본 스탯과 최근 컨디션을 고려한 기용인지 적절성 여부로 까기...

초반엔 선발투수 제구, 구위 등 체크... 포수 볼배합으로 까기..내야수비 보면서 저 선수를 저 자리에 왜 기용했는지 까기.. 열심히 안 한다고 까기.. 주전이라는 놈이 수비가 저 꼴인데 2군한테 기회 안 준다고 또 까기...

불펜투수 등장하면 왜 쟤를 매일 출근시키냐 or 왜 잘 던지는 애를 벌써 내리냐 or 스탯은 보고 하는거냐 운운거리며 또 까기...

공격차례가 되면 애새끼들이 칠 마음이 없다며 까기..선구안이 없다며 까기.. 선구안 없는 것도 작전때문이라며 감독 까기 깔때기.. 말도 안되는 작전은 왜 맨날 내냐며 또 까기.. 삽질하는 주전들을 보며 감독 양아들이라고 다시 한번 까기.. 대타기용시 실패하면 그냥 저럴줄 알았다며 눈깔은 스티비원더냐며 또 까기... 대타 기용 안해도 타이밍 못잡는다고 최종적으로 까기...

 

등등등등등등등

야구에 대해 절대로 감독보다 더 잘 알리가 없는데도, 감독이라도 된 양 에브리 모먼트 계속 미친듯이 까다보면, 네시간은 정말 쉴틈없이 지나가버리고 내 대가리속에는 증오와 병신력과 피로만이 남아 도는 것이다. 결국엔 나는 감독도 아니고 그런거 신경 써 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 짓이기에. 그렇게 해서 이기면, 또 깔끔하게 못 이겼다고 까고, 지면 더욱더 분노하고... 아무튼 이러나 저러나 미친듯이 피곤함.

 

 

그러므로 감독 오지랖좀 그만 떨고 야구를 끊는 것이 삶에 이롭습니다.

흙흙흙

이렇게 야구보고싶은 마음을 합리화. 어차피 시범경기고, 시범경기는 승패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한 해의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장이므로 아무 의미없어서 보고 싶지도 않지만. (작년엔 다 체크했구나...어떤 놈이 그해 날라다닐건지 손수 체크하느라...)

아무튼 신경을 끊고 나니, 놀랍게도 벌써 선수 이름이나 야구 용어들이 생각 안 나기 시작했다 ㄷㄷㄷ 이미 몇몇은 별명만 남고 실명은 얼른 기억이 안 나기 시작....불펜투수라는 용어를 생각하는데도 심지어 시간이 좀 걸렸음... 이건 투수들을 주로 좋아했던 나로서는 대단히 충격적 ㄷㄷㄷ

 

 

아 뭐 그것보다는 구단주놀이가 역시 최곤가 ㄷㄷ

머니볼은 역시 작년 최고의 영화.

'잡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ssd 사용자들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것  (0) 2012.04.13
관점의 차이  (5) 2012.04.02
관용 부족  (4) 2012.03.18
[잡] 술자리의 게임들에 대한 단상  (2) 2012.03.10
world wide hogu  (0) 201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