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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화가 프란치스코 고야의 '블랙페인팅' 연작 중 하나.

고야는 말년에 어두운 그림들을 그렸고, 이 시기 그의 그림을 '블랙 페인팅'이라고 일컫는데, 이 작품 '개'는 그 중 하나.

 

(((이전에 고야의 '거인'을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 거인 역시 블랙페인팅 중 하나다.

http://entpworld.tistory.com/9    )))

 

 

 

 

 

 

 

구도부터 이미 파격적인 그림.

이런 일견 단순하고 여백이 많은 그림은 보통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리기 쉽다.

말은 하면 할수록 빗나가는 것처럼 그림 역시 그리면 그릴수록 빗나가는 것일수도.

 

뭐 그냥 애매한 것이 상상을 부추기는 것일 수도 ㅋㅋㅋ

마치 자체로는 능력이 없지만 그 애매하게 맺힌 상으로써 직관을 일깨우는, 마녀의 수정구슬처럼 말이지.

 

 

 

아무튼,

 

온전히 혼자 남아 거대한 운명 앞에서

모든 것을 보아왔고, 겪어왔으며, 알고 있는 채로 마지막 순간을 맞는

개는 과연 지금 무엇을 보고 있을까.

 

 

세계의 끝에 선 생물체의 운명과 체념과 고독.

 

 

 

이 그림이 고야의 그림이 아니라는 말이 있는데,

만약 '개'가 고야의 그림이 아니라면 '거인' 역시 고야의 그림이 아닐 것이다.

정말로 타인의 작품이라면, 이 시기의 고야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던 사람의 것이겠지.

 

 

쨍하니 맑은 오늘같은 햇살때문에, 예리해진 감각에 더욱 몸서리치게 되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