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언급했지만 이것도 미쿡에서 구입. 다른 플래너들과 성격이 많이 다른데 자기성찰+매일 명상하듯 쓰는 것이 포인트.
앞부분에서 나의 내적, 외적 꿈이나 내가 약한 점과 강한점, 생활습관의 장단점 등을 쭉 적게 돼 있다. 그리고 이걸 토대로 90일간 매일매일 자기를 다독이며 생활하는건데, 지난번엔 90일치 다 썼거든? 그래서 춫천글 남기고 또 샀다.
근데 다시 또 써보려니 못하겠더라고. 현재 3일 쓰고 포기함.
3) 에보플래너:
므브티 유형별 플래너 나왔다고, 흥분해서 사놓고 이쁘다고 지랄은 했는데
이것도 며칠 쓰고 안 씀. 돈 아깝다만 날짜가 박혀있진 않으니 그냥 정신승리해야지.
4) 그 외: 스타벅스 플래너 등 각종 카페의 플래너, 위클리 형식으로 된 노트들, 아무것도 없는 여러 사이즈의 무지노트들, 그냥 스프링노트들 등등
...을 썼으나 모두 실패했다.
무지노트들은 그냥 낙서 쓰고 뭐 기록할 때 많이 쓰긴 했는데, 이게 일상관리는 안 되더라고.
왜 이렇게 손이 안 가나, 그러면 어떤 노트가 나랑 맞나 생각해 봤는데,
3. 결론적으로 제본노트 형식으로 된 모든 플래너들이 나랑 안 맞는 거다.
제본노트들을 비교적 잘 썼던 때는, 그나마 삶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괜찮았다.
그런데, 삶이 조금 복잡해지니, 제본노트로만은 머가리가 꼬이고 뭔가 삶의 방향을 모르는 채로 허덕이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냥 하루하루 때우기로 살아가는 느낌? 그래서 바로 망삘.
왜냐하면 (아마도 외향직관형인 나에겐) 모든 게 한눈에 들어와야 하고,
정보를 다시 내 나름의 카테고리와 순서로 정리해야 하는데(내향사고),
제본형식의 노트들은, 노트 크기도 중간에 못 바꾸고(이게 왜?? 스러운 사람도 있겠지만, 뭐 나처럼 그래야 하는 인간도 있다) 순서도 못 바꾸기 때문에 각종 메모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있게 됨.
뭐 자기가 적은 것들을 시간을 약간 들여서 다 정리하고 새로 옮겨적는 인간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안 하거든.
그냥 낙서 한 번 하면 그걸로 끝이짘ㅋㅋㅋ
그래서 제본형 데일리플래너들을 쓰다 보면,
종종 내가 대체 어디에 어떤 낙서/메모를 해놓았는지 몰라서 좀 헤매게 된다.
뭐 물론 종이 펄럭거리면 어디선가 나오긴 하는데,
그냥 척 보면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나에겐 곤란함.
그리고 이건 내 고질적인 문젠데,
나는 포맷대로 인쇄된 종이가 있으면, 가끔은 포맷을 지키지만
많은 경우 포맷을 무시하고 떠오르는 낙서나 메모를 막 할 때가 많음.
그리고 이 메모가 길어지면, 메모를 더 적을 무지노트가 필요하다.
줄 그어진 건 싫어하는게, 그림그릴지 글을 쓸지 모르고
뭐 그것보다 성격이 좀 비뚤어져서 그럼. ㅋ
그런데 저런 제본형 노트들은 무지 노트가 뒷편에 따로 있다.
나는 내가 낙서한 곳 바로 옆에 낙서를 하길 원하는데 말이지.
이런 저런 이유로 순서대로 제본이 되어 있는 노트를 쓰면 결국 삶이 뒤죽박죽이 되더라고.
4. 그러면 그냥 구글캘린더+에버노트 등 전자로 가는 건 어때?
이건 내가 다년간 꾸준히 시도하고 실패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궁극적으로 전자로 쌓이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에, 애초에 계획 세우는 것도 전자로 하고 싶어지거든.
그래서 최근에 또 예전에 갖다 버렸던 트렐로니 모멘텀이니 아사나니 등등 많은 걸 설치하고 써 보려 했다.
컨셉상은 좋은 앱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알람은 전자로 받는게 제일 확실하고.
그런데, 물론 중요 일정들은 구글캘린더를 사용하기 때문에 알림같은 건 받지만,
그걸로는 웬지 아날로그 종이를 대체하기가 힘들달까.
이것도 뭔가 항상 전체가 쉽게 보이지 않으니 허덕이는 느낌을 갖고 살게 되더라고.
그리고 트렐로든 아사나든, 프로젝트베이스의 앱들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틀을 잡고 써나가야 하는데, 이거 은근 에너지 소모가 크다.
나같이, 평소엔 뭔가 랜덤하게 대충 낙서하다가, 어느 순간 쌓인 정보들의 앞뒤가 맞춰지고 그때서야 재구성하는 식의 인간에겐 잘 안맞더라.
5. 그래서 바인더가 최적
여하튼 그래서,
아무리 구성이 좋은 플래너라고 해도 나한테는 바인더가 최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바인더도 너무 크기가 작으면 걸리적거려서 빡치니까,
A4로 가려고 했다가, 그건 너무 크기가 커서 매일 데일리 쓸 때 무서워서 못 쓸거 같더라고.
그래서 A5 사이즈를 쓰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바인더류는 B5, B6 사이즈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 같다.
그럼에도 굳이 A5를 선택한 이유는, 한국에서 A~계의 규격을 사용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종이 다 A4로 인쇄하고 출력하잖아.
A5를 쓰면 혹시라도 A4로 된 종이를 받아도, 반 접어서 그냥 수납하면 될 것 같아서 편하더라고.
그래서 이제 A5 바인더를 쓰는 인간이 되었다는 선언이다.
6. 그러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근데 고민은 끝났다고 생각했으나 구멍 규격이니 뭐니 생각할게 많네.. 그건 투비컨티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