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굉장히 모처럼 난 이걸 할거야 라고 결심하고 선언하면 꼭 그게 안 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게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주변에서 나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말해주는 것이므로 아마 분명 그런 경향성은 있는 것 같다. 가끔 그걸 잊고 가벼운 마음으로 선언질을 하는데 결국 얻는 교훈이란, 그냥 입 처닫고 가만히 있자는 것 정도? 뭔가 너무 적극적으로 열심히 해도 안 되는걸 되게 하는게 아니라 그냥 더 안 되게 꼬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생각없이 어떤 선언을 하고 나면 불안에 떨게 된다. 2. 지금까지는, 내 인생이 원래 좀 꼬이는 편이라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선언하거나 열심히 하는 행위들 자체가, 남들에게는 그냥 평범한 것이지만,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거나 맞지 않..
난방 안 되는 집에 방치되거나 굶주리거나 영양실조로 발견되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가 자꾸 눈에 띄는데, 복지예산이 어쩌니 저쩌니 지랄하기 전에 그냥 최소한 누구든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는 제공해 줘야 되지 않을까. 제도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치지만, 그 사람들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도록은 해야할 것 아닌가... 그냥 최소한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야. 더 잘 해주자는게 아니라.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좀 더 상위 단계의 이야기니까 집어치우고, 그냥 '최소한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라고... 그걸 이용해서 누가 게을러지느니 어쩌니 하는 것을 떠나 그냥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할 거 아냐. 이런 최소한의 생존의 문제에 대해서도 개인의 노력, 남들은 ..
태양이 보이지 않고, 힘이 솟는다. 산란된 회색 빛에 은근히 눈이 부시다. 뿌연 스모그 속 앙상한 갈색 나뭇가지가 시공을 거슬러 어떤 장면을 떠올린다. 가슴 떨리도록 아름다운 날. 미친듯이 두근거려서 정말 정신줄 놓고 미친 듯이 놀고 싶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버스를 타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그냥 어디든 종점까지 가 버리고 싶다.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로 떠 버린다면 더 좋겠지. 주말 내내 잤는데 아아... 잠을 많이 잤더니 다시 예민해진 감수성. 은 민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금 그냥 네이버를 들어가봤더니 검색 순위에 '패기 넘치는 조퇴사유'라는 키워드가 있어서 클릭해봤음. 훔... '기분이 안 좋아서 조퇴했다'는 이 멘트를 '패기넘치는 조퇴사유'라고 각종 인터넷뉴스에서 보도하고 있군. 그런데, 일본어 조금만 알아도, 아니, 애니메이션이나 일드 좀 많이 본 사람이라고 해도 아마 이 표현이 원래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 기분(気分)이란 한자어가 일본어에선 감정적인 '기분' 상태를 의미할 때도 있지만, 몸상태라는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에, 気分が悪い는 몸상태가 나쁘다는 의미이기 때문. 즉, 한일 양국 한자어의 쓰임새 차이를 생각하지 않고 직역하면, 일본어에선 '몸이 안 좋아'였던 표현이 한국어에선 '기분이 나빠'라고 오역될 수 있기때문에 위의 애니 캡처도 그런 의미일 듯한데..
아무 할 일 없이 혼자 처박혀서 쓸데없는 짓들을 하고 있을 때가 제일 편하네. 적어도 현재는 I가 엄청 확실하구나. 게다가 T까지 확실하게 강화돼서, 위험한 인간이 되고 있다 ㄷㄷㄷ 뭔가 할 일이 있고 부담을 느낄 땐 혼자 처박혀서 미적대는 시간이 꼭 필요하고, 할 일이 없고 완전히 프리프리일 땐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서 끝없이 드립치고 놀고 싶고 뭐 그렇군. 단지 할 일이 없고 완전히 프리프리인 기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함정일까. 아 뭐 이건 I, E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단지 할 일이 있고 책임지는 상태를 불편해하고 싫어하는 것뿐인가? 아무튼 또 시작이다. 혐오돋는 미적대기 병. 에휴... 뭐가 되든, 먼저 움직이고 실천하자고, 좀. 그런데 그게 섣불리 잘 되지 않네. 암튼 이래저래 성격 정말... ..
이전에 족도 모르는데 그냥 앉아만 있었던 어떤 강연에서 누군가 말했다. 철학이든 역사든 반복되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 발전한다고. 그리하여 나선형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전진해가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고. 어떤 수업에서였나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 또 들었다. 모 학문이 A이론과 B이론 사이에서 왔다갔다하지만 결국 그러면서 발전한다고. 그런식으로, 그들은 결국 학문이든 역사든 철학이든 뭐든간에, 지금은 좌충우돌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어디론가 향해 가고 있는 모습을 그려내며 이것을 '발전'이라고 표현했다. 과연 방향성이란 있는 걸까 있다고 치면, 이 방향성이란 과연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정직하게 쌓여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실은 어떤 핵심 키와도 같은 사건이 일어나, 넥스트 스테이지로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