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키스 에이군은 건너편 소파에 앉아있는 비군에게 몸을 기울였다. 에이군과 비군의 입술이 마주쳤다. 에이군이 그렇게 비군에게 몸을 기울이고 있는 동안, 비군은 고개를 돌려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 손을 툭 치며 말을 걸었다. '아까 방 배정 받았다고 하지 않았어?' '아,어... 응 기숙사 방 배정 받았는데 룸메이트가 있어서 좀 있다가 들어가려고. 어...그런데 이제 가 봐야 할 것 같아' 아직 룸메이트 따위 배정되지 않았지만 어설프게 둘러댄 나는 몸을 일으켰다. 곧 분주한 아침이 시작될 터였다. 어느새 비군이 앉아있던 긴 소파에 비군과 에이군이 나란히 누워있었다. 에이군은 비군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침까지 잠도 못 잤으니까 충분히 자 두는게 좋겠네. 그럼 난 이만 가볼께' 나는 문가에 걸려있던 ..
어떤 사물을 보고, 불현듯 완전히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이 번쩍 떠오를 때가 있다. 그렇게 떠오른 기억들은 대부분, 당시엔 지극히 아무렇지도 않은 지루한 일상의 한 장면이다. 영화를 보다가 새로 바꾼 극장 의자의 쿠션냄새에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거나 12월 치고는 제법 푹해서 '모직 체크무늬 긴팔 셔츠 하나만 입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오전11시의 콘크리트 계단 위라던가, 밍밍한 스킴밀크에 퍽퍽한 시리얼을 대충 부어먹고 나선 바깥 공기가 유달리 가벼워 기분좋게 잔디를 밟다가 '쯔쯔가무시병'을 걱정한다거나, 허벅지에 닿은 찬 시골 공기에 돋아난 소름을 어떻게 하면 정신력으로 가라앉힐 수 있을까 고민하던 것이라던가 당시엔, 기억에 남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지극히 일상적이고 짧은 순간들이, 온전히 잊혀졌다가 어..
사람을 잘 가리는 편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람에 대해 좋고 싫고 따질 정도로 사람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와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지랄을 하든 그들을 'NPC'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에 내 마음의 평화에 장기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은 '이 사람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있다. 가끔 일을 같이 하게 되는 A군 역시 그런 경우다. 이 사람과는 간단한 일도 자꾸 꼬이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의사소통하는 방법이나 관점 자체가 달라서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내가 필요한 것을 요구할 때는,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이나 눈으로 볼 수 있는 어떤 자료를 첨부해서 전달하는 편인데, A군은, 내가 전혀 모르는 어떤 것을 처리해..
1. 어른놀이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서, 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나는 대단히 밝고 리더십이 넘치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사실 나는 상황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는 그 몸으로 때우며 좌충우돌하는 역할을 해야, 함께 한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으니까, 경박 오지라퍼가 나타나지 않으면 내가 할 뿐이다. 그 상황이 지나면 나는 역할극을 마치고 원래의 게으르고 무심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일'이 끝났으니까. 2. 다가오기 그러나, 때때로 나의 역할극을 진심으로 믿은 사람이 내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번의 그는 뭔가 같이 해 보자며 내게 말을 걸었다. 나더러, 사람을 끌어 모으고 네트워킹하는 걸 좋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그 점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頭が痛い 薬も効かない
전부 욕임. 존나 빡쳐서 참을 수 없어서 유페미즘따위 없이 있는 그대로 배설하니까 욕지꺼리 못참는 인간은 읽지 말 것. 씨발 개새끼들. 아 진짜 씨발 진짜 기본적으로 원칙 정도는 지켜줘야 최소한 이해하려는 마음이라도 가지던지 말던지 하지 씨발 뭐하는 짓들이야. 씨발 진짜 골치 아파서 세상에 관심 끊으려고 했는데 진짜 피가 거꾸로 솟아서 동맥폭파될 지경이네. 이따위로 판결하면서 대놓고 조까튼 일을 저지르고 있는 매국노 개새끼들한테 씨발 무슨 쉴드 쳐줄지 보자 병신꼴통들. 요즘 미친듯이 병신같은 작태들 보면서도 그냥 내가 모르는 뭐가 있나보다 하고 참으려고 했는데 씨발 이건 뭐...은근히도 아니고 아주 대놓고 몰아내는구만 미친새끼들 진짜 양심이란게 있긴 한거냐? 씨발 그새끼들은 원래 가망없는 새끼들이라고 쳐..
게으른 연휴가 지나니 갑자기 퍼득 정신이 든 것 같은 기분. 손 끝에 와닿는 차가운 공기를 느껴. 기분나쁜 차가움이 몸을 깨운다. 책을 덮고, 컴퓨터를 멀리하고, 몸의 근육에 주어지는 힘을 느끼자. 낯선 곳을 정처없이 걷자. 한갓 문자 따위가, 나의 정신을 붙들어 맬 만큼 중요한 것이었나. 단지 '안다' / '알기 위해 노력한다' / '책임을 다한다'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그럴듯하게 생성된 거짓 기호의 미로에서 헤매고 있던 것 아닌가. 아 기호의 미로라고 하니까 돋네. 아니 그냥 다 돋네 ㄷㄷ 그래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자. 웃겨도 나오는대로 쓰기.
이웃의 채식주의자C님 블로그를 보고 영감을 받아 쓰는 사이키델릭 아트에 대한 잡글. 그다지 정리된 글이 아님. 1960년대 유행한 저항문화류의 하나로, 주로 LSD같은 약빨고 우왕 아임하이ㅋ 이러면서 자신의 아름다운 뇌내망상 파라다이스를 그려내기 십상. 뇌내망상 말고도 정치적 사회적 저항류도 섞여있다고 하는데, 그때야 아름다운 시대였으니. 개인적으로는 그냥 현실을 도피하고플 때 땡기는 부류다. 원래 제정신으로는 사이키델릭류는 선호하는 장르는 아님. 뭐 좋은건 좋다만. * Yellow Submarine (애니메이션) 암튼 비틀즈 역시 사이키델릭에 제대로 영향받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이것이 바로 'yellow submarine'. 아래는 그 중 일부인, 'lucy in the sky with d..
'네 옷 얇아서 추워보여. 뭔가 다른 걸 입어' 물론 나는 춥지 않으며 충분히 두껍게 잘 입고 있었다. 단지 겨울에는 잘 입지 않는 얇은 소재의 옷을 덧대 레이어드를 시도했을 뿐이었다. 어째서 내가 춥지 않은데 '남들이 보기에 추워보인다'는 이유로 다른 옷을 입으라고 권유하는 걸까. 옷의 '계절감'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구나. 눈이 시린걸까. 눈에 털안대라도 대줄까. 길을 가다 딱 붙는 옷이 터질듯한 과체중여자를 보며 지인이 말했다. '저렇게 옷 입는 애들 제일 싫어. 아우 토할거 같아. 게으른 주제에 살 좀 빼지' 내가 말했다. '네 눈이나 쳐 감아.' 자기가 '보기에' 기분이 나쁘다고 예의에 어긋난다고 폄하하는 존나 예민한 뉸깔의 소유자들은 그냥 말도 섞기 싫은 상병신들이다. 웃긴건 이런 상병신의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