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가 말했다. '에이스든 뭐든 검은 기본적으로 슬픔, 갈등이잖아.' 아차, 그런 것인가 싶었다. 결국 그런 거지. 그래, 내가 너무 희망적이었던 거지. 현실을 잊고 있던 게야. 그리고 바닥에 뻑뻑하게 갈린 토마토가 가라앉아 있는 '토마토 맥주 칵테일'을 건네주었다. 숙취에도 좋고 맛도 좋을 것이라고. 약간 토사물같은 느낌이었지만 받아 마셨는데, 응? 그런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네? 마치 블루문비어처럼 거르지 않은 곡식과 과일껍데기의 거친 신선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 여행 책자의 앞 반은 베트남, 뒤 반은 필리핀이었다. 베트남 부분은 도시여행과 모험, 문화에 관한 이야기, 필리핀 페이지는 온통 파란 바다 투성이였다. 아 시안색 잉크 많이 썼겠네. 물론 뒷부분 필리핀 페이지에는 관심 없었다. 수빅..
난 스스로 EINTFP라고 자처하며, E/I와 T/F가 공존한다고 주장해왔으나, MBTI의 이론상으로는 분명 자기가 '보다 선호하는 기능'이 존재하게 마련이고, 이는 거의 타고난 것이어서 후천적 학습과 상관없이 분명 더욱 편한 쪽은 존재한다고 한다. 단지 학습이 너무 잘 됐을 경우에야 바뀔 수도 있지만...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처럼 뭔가 태생적으로 편한 쪽이 존재하고, 그 편한 쪽이 자신의 유형인 것. 게다가 이 알파벳 하나 차이로 내가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의 순서가 확 바뀌어버리게 되니(직관이 1차기능이 될 수도, 사고가 1차기능이 될 수도 있는 것) MBTI의 기본 가정에 충실히 따르자면, '난 중간이야'라고 쉽게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지. 일단 MBTI카페에서 본 여러 글들을 기준으로 사고형과 감정..
어차피 정신이 나간 김에 그냥 싸제껴야겠구마잉. 에라... 0. 핀란드 서사시 칼레발라 Kalevala(칼레발라)는 핀란드 지역에서 고대로부터 구전으로 내려오던 고대 서사시로, 19세기, 유럽 타 지역의 영향으로 그간 잘 전승돼 오던 칼레발라 시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Elias Lonrot(엘리아스 뢴로트)라는 용자님하가 핀란드 전국 각지를 돌며 이를 수집해서 출판하게 된다. * 주요내용 : 주인공은 음유시인이자 마법사인 베이네뫼이넨_Vainamoinen (직업코드가 딱 내 취향이시제), 그 외 베오울프 뺨치는 자뻑의 바람둥이 용사 레민케이넨_Lemminkainen, 하늘의 지붕을 만든 성실한 대장장이 일마리넨_Ilmarinen 정도로 압축된다. 이 셋은 포욜라의 마녀 로우히의 딸과 결혼하려고 하는..
위시리스트인가? 오늘 궁금한 것들 1.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음악: 킹 크림슨 장르: SF 감독: 알퐁소 쿠아론 음악. 2. 클라우스 슐츠, 탠저린드림 키보드. 가끔 내가 고전게임음악스러운 전자음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궁금. 탠저린..의 앨범을 일단 듣고 있긴 한데...갠츤하긴 하지만 좀 어설픈 동양신비화 뉴에이지 요소가 거슬림ㄷㄷ 이런거 들을 때마다 어설픈 내 서양문화 취향 (예- 서양동화, 미술, 고딕 등)을 당 문화 소속인이 보면 얼마나 웃길까 걱정됨ㅜㅜ ㅆㅂ 슐츠는 벅스에 없어서 나중에 따로 들어야겠음. 3. 영화 서스페리아 음악: 고블린 장르: 공포 감독: 다리오 아르젠토 꿈에도 나타난 다리오아르젠토. 근데 안 본 듯. 4. 주말은 자연법이 정한 잉여모드라서 일코하기 귀찮은데 자꾸 일반인을 마주..
갑자기 든 생각인데, 한국사회에서 때가 되면 '아이를 낳아라'라고 하고 압박하는 것을 보면 마치 매니악한 일부 종교인이 비종교인에게 가하는 압박과 논리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네가 안 해봐서 모르는데, 일단 빠지면 뷁퍼 후회 안 하고 좋으니까 믿어라'라고 하는 것과 그닥 다르지 않다는 느낌이랄까. 둘 다 실제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며, 둘 다 해 봐서 좋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고, 둘 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마음에서 상대에게 권유를 하게 되고, 둘 다 그것이 선택에 대한 강요와 개인영역 침범이라는 것을 망각한 행동인 것이다. 풀어서 말하자면, 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나쁘다라던가 종교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분명 가지는 것이 좋으니까 좋다고 권유하겠지. 자신을 닮은 ..
제목 : 열세 번째 이야기 작가 : 다이안 세터필드 장르 : 고딕소설 키워드 : 고딕, 대저택, 가족의 비밀, 고서, 신비로운 쌍둥이 소녀, 적당한 뒤틀림, 유령, 환상 추천대상 : 위 키워드를 담은 고딕소설의 분위기에 탐닉하려는 사람들 추천받아서 읽은 소설. 손에서 뗄 수가 없어 그대로 쭉 읽어내려갔다. 어릴때 나는 그 어떤 놀이보다도 동화책 읽기를 사랑했다. 해질무렵 창으로 희미한 빛이 들어오는 가운데, 글자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는 어두운 방에서 고전동화를 읽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설렘이었다. 특히, 게르만쪽의 동화나 민담을 사랑했는데, 게르만 특유의 음울한 정서와 어두운 숲과 마법, 기괴한 동물들, 전사와 검, 창, 갑옷, 비밀과 기사, 왕족 등의 성과 속이 분리되기 이전의 비현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