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처음부터 허공을 바라보며 성층권쯤에 멍하게 떠올라 있던 나를 지상으로 죽죽 끌어내리는 과정이다. 그것이 나의 성장기였다. 어릴 때부터 그냥 공허하게만 느꼈던 몸의 중요함, 가족의 중요함, 현실의 중요함, 감각의 중요함, 물질의 중요함을 배우고, 느끼고, 체험하고, 각인시켜나가는 과정. 그리하여 물질적인, 사소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건강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그렇게 집착이라는 인간적인 건강함을 배워가는 과정. 사실 아직도 마음을 똑바로 쳐다보면, 왜 그런 사소한 기쁨들이 중요한지, 백퍼센트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지금은 그런 기쁨을 그래도 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어딘가 진짜가 아니라고 느끼는 것은, 사실은 변함이 없다. 왜 나는 아등바등하는 연기를 해야하는 것일까. ..
내 이미지를 거짓으로 가공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내가 누구고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일상에서 대충 만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히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이걸 밝히게 되는 상황이란 당혹스럽다. 내 취향으로 그들이 추측해낼 나라는 인간상이 편견투성이일 것 같아서. 당혹스럽지만, 그냥 뭐 할 수 없지. 특별히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사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는 그들의 판단이지 그것이 나는 아니니까. 단지 그걸 빌미로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고 내 행동에 제약을 주려 할 때가 싫은 것뿐. 그나저나, 아직 초반 몇 장 읽었을 뿐이지만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라는 소설.. 문장을 따라가기는 쉽진 않은데(아니 의식의 흐름 비슷하게 제멋대로 꿈나라처럼 쓰는 거 아일랜드 종특이냐) 그려지는 이미지가..
사실은 요즘 자꾸 지구가 가이아의 개념으로 다가옴. 날씨가 이상하게 몰아치면 아 지구가 여기 청소하려는구나. 그런데 잘 안닦이나보넹 이러고 이씀-_-ㅋㅋ 뭔가 혼자 날씨와 대화를 하고 바람이나 나무한테 말걸고 있음. 요즘 너무 사람과 접촉을 안 하고 사회활동을 피해서 그런가.... 암튼 안 놀아서 점점 사회와 격리되는거 같음 ㄷㄷㄷㄷ 그러고 보면 내가 생존을 위해서 카멜레온처럼, 일이 많고 바쁠때는 - 즉 책상에 앉아있어야 할 때는 INTP로, 일이 적고 널럴할 때는 - 즉 밖에 돌아다녀야 할 때는 ENTP로 꽤 자유롭게 넘나들었던거 같음 ㄷㄷㄷ 뭐 이러나저러나 사실 그냥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 흔들리지 않는 코어가 있음. 엔팊이든 인팊이든, 언제나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나는 나였고 지금도 그럼. 그 ..
대단히 사변적인 글. 그냥 닥치는대로 써나감. *난 부정적 인간인가 긍정적인간인가. 딱히 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은, 내게 있어 대부분의 사건은 긍정과 부정으로 나뉘지 않기때문이다. 사실은, 뭔가를 도둑맞거나 잃어버려도, 이제 이걸로 뭔가 바뀌는 시기인가 싶어, 송구영신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됐었다. 변화는 당연히 어렵고 두려운 경우도 많지만, 아무리 즐겁고 좋은 시기라고 해도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그것이 계속 즐겁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기도 하며, 또 이렇게 쭉 보이는대로 끝까지 살다 뒈진다는 게 오히려 더욱 무서운 일이니까. 뭐 이것도 긍정적이라면 긍정적 마인드인가. 그런데 딱히 긍부정으로 말하기에는 굉장히 어렵다. 내가 여기에 딱히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니까. 새..
가끔 클래식류를 들을 때, 바흐가 좋다고 느끼는 건 어두워도 끝까지 감정대폭발하지 않아서. 감정대폭발은 낭만주의 쪽인데 난 그쪽은 일견 감동하면서도 항상 너무 징징댄다는 느낌이 들어;;;; 뭔가 좀 과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불편했는데, 그런 면에서 바흐는 T적인 음악인 것 같다. 서정적인 가운데서도 끝까지 선을 잃지 않는다. 구조까지 생각한다면 NT적인거 아닌가 싶음. 찾아보면 나올텐데 찾기 귀찮군. 아무튼 비교적 마음이 가라앉은 상태일 때는 바흐가 딱 좋음. 해석의 여지도 굉장히 다양하고. 왜 내가 이렇게 지겹게도 므브티 이야기를 계속 쓰나 생각해봤는데, 블로그 제목부터 인티피랜드라서 그렇구나. 아이디 비번 치고 들어갈 때마다 이미 '므브티 얘기를 써'하고 주입받고 있다. 뭐 그러니까 주제에 충실하자. ..
지금 유럽의 집시에 대한 탄압은 유태인 탄압과 본질적으로는 같은게 아닌가. 집시는 사회의 하층민이자 잠재범죄자들로 인식되었고, 유태인은 얄미운 경제적 약삭빠름?! 에 의한 것이긴 한데 결국은 이를 인종/집단 탄압으로 몰아가는 면에서는 비슷한 게 아닌가. 일종의 희생양으로 작용할 가능성. 희생제물이란, 인간의 불안한 정서를 대신 해소해주는 역할로서 바쳐지게 되었다. 제물이 된 희생양은 억울하겠지만, 그것이 불안하고 어두운 인간들이 집단을 이루고 질서를 유지하려는데 대한 등가교환이다. 물론 희생양이 선이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의 선악 여부와는 무관해. 세계경제혼란, 우파정서, 자국위주의 정책들, 관용(똘레랑스, 다양성에 대한 이해 등)의 축소 막연하게 전쟁냄새가 나. 그렇지만 이게 고전적인 전쟁이라는 ..
이 책들을 읽고 나서 이게 무슨 아이러니. 그러하다. 뭐, 꼭 무엇에 100% 동의하는지의 여부를 떠나 배울 점은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니까. 나와 매우 다른 관점을 진지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받는 것도 좋다. 먼저 비판하려 들기보다는, 최대한 그 쪽 관점에서 생각하고 살펴보아야지. 그렇게 끝까지 깊이 빠져봐야 조금이라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래야만 나중에 망설임없이 (나에게 있어) 아니다 맞다를 판단할 수 있을테니까. 모든 것이 그렇게, 기회. 라고 생각해야 된다는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사실은 항상 그렇게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고집센 종자가 나니까.
http://www.numbersleuth.org/universe/magnify/ 중성자부터 우주까지. 예전에 봤을 땐 그냥 그렇구나 싶었는데 Full Screen으로 해놓고, 좌우로 드래그하면서 천천히 감상하니 '아 ㅅㅂ...'싶은 경외감이 느껴진다. 또 울컥할뻔함. 아 근데 그러고보니 울컥하는 대상들이 뭐 중성자에 미토콘드리아 행성 아스팔트 더러운 거리냄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 무드스윙할때조차 뭐 이따위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하겠지만 추하거나 아니면 미추가 배제됐다고 생각하는, 그런 무심한 대상이 자연스레 내뿜는 아름다움이야말로 혼모노다!! p.s. 아 갑자기 얼마전에 ㅋㅌ를 통해 본 엑퍼클 자막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ㅋㅋㅋㅋ 진짜 자막유머중에 젤 웃겼다능ㅋㅋㅋ 아진짜 착착감곀ㅋㅋㅋㅋ 와따..
확실히 난 '책임감' 자체는 참 무겁게 느낌. 패기있게 한다고 말했는데 못 해줬고, 그것때문에 상대에게 피해를 주게 됐다는 걸 인지할 때가 제일 괴로움. 물론 인간 자체는 비조직적이고 불성실한 개망나니기때문에, 책임감도 강하고 원래 성실한 인간만큼 일들을 척척 잘 해내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내 입으로 뱉은 것을 지키려고는 하는 책임감때문에 그나마 보통 인간레벨 정도로는 꾸역꾸역 하는 것 같다. (사실 보통 인간만큼도 못하긴 한다. 나로선 지키려고 노력은 한 게 이정도) 그 의무감이 없다면... 내가 어떻게 하고 있을지 훤히 보임. 상승욕구가 게으름이나 재미있게 살려는 욕구, 가벼움 등에는 미치지 못하기에 다 놔버렸었겠지. 그런데 그렇게 살았을 때가 레알 행복하긴 했는데. 물론 커져가는 사회적 압력의 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