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앙리 마티스의 작품. Jazz라는 책의 일러스트로 들어가는 20여개 작품 중 하나라고 하는 것 같음. 색종이를 오려붙여 만든 심플한 작품. 후기에 마티스는 페인팅보다는 색종이를 오려붙여 만드는 작품의 심플명확한 느낌에 심취. 잘 알려져 있듯, 이카루스는 그리스신화 속 인물. 이카루스와 그의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크레타섬의 탑에 갇혀있다가 함께 탈출할 계획을 세우며 날개를 만들었는데, 다이달로스가 아들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면서 태양 가까이 날면 녹아 추락할테고 바다 가까이 날면 젖어 추락할테니 조심하라고 경고했으나, 이카루스는 신이 난 나머지 태양 가까이 날아가다가 날개를 고정한 밀랍이 녹아 시ㅋ망ㅋ했다는 이야기. 불가능한 무언가를 추구하는 열정의 이카루스와 프로메테우스, 시지프스는 아이디얼 월드..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많은 꿈을 꾸었는데 아쉽게도 다 잊어버리고... 한 장면이 생각나서 써 봄. 기. 누군가와 (잊었다) 테마파크(놀이공원)에 놀러가게 되었는데, 하필이면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자이로드롭을 타게 된 것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자이로드롭을 타면 팔다리가 그대로 떨어져나갈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올라가는 동안 서서히 공포심이 증가하여, 가장 높은 지점에서 몇 초간 멈춰 있는 그 동안 공포심이 극대화... 떨어지면서 '아 차라리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들기 일쑤다. 아무튼 자이로드롭 의자에 앉았는데, 어쩐지 꿈이라서 -_- 용기가 샘솟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엔 짐도 그대로 가지고 타려고 하다가, 올라갈 때쯤 그냥 앞에 슥 던져버림. 안전벨트도 대충대충 묶어버리고. 조낸 허세를 떨고 있었..
공허함. 뭐 그다지 감정적인 표현이 아니다. 남들은 안 겪고 나만 겪고 있느니 하는 특별한 것도 전혀 아니다. 그냥 지극히 당연히 존재하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공허, 혹은 공허의 또다른 이름인 죽음은 언제나 삶의 가장 기쁜 순간에도 사라지지 않고 그곳에 있다. 공허를 외면할 수 있어도 공허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빛과 그림자는 당연한 한 쌍이니까. 마치, 이런 설정이다. 공허로 가는 커다란 구멍은 항상 그림자처럼 사람을 따라다니는데 거기 말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입구 부분을 굵은 실로 성기게 감침질을 해 두었다. 그러나 허술한 감침질탓에 종종 실이 풀려 구멍이 커다란 입을 드러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주기적인 허무감을 더 심하게 겪는 것뿐이다. 뭐, 그렇다고 그 장면은 새삼 두려움이나 공포를 자..
모 유명 현대 작가의 작품을 보다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달콤하고 가볍고 얍삽하고 포장만 잘 된, 그러나 결코 본질따위 꿰뚫지 못하는 것들. 다양성을 핑계로 어느덧 메이저가 되어버렸음에도 스스로는 마이너라 주장하며 루저정서 장사나 하고 거칠지만 진실이 담긴, 정제되지 않은 것들을 밀어낸 그 모든 것들에 욕이 튀어나온다. 평소에는 이 모든 것들을 형식미와 시대의 반영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인정했는데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얄팍한 것들 좆까씨발'시기라서 그런가. 그러니까 그딴 쓰레기는 집어치워라. 아니 뭐ㅋ, 차라리 쓰레기야말로 진실을 담고 있음. 터진 쓰레기봉지 위로 벌레가 윙윙 날아다니는 쓰레기 수거함이야말로 최근 내 주변에서 본 것 중 가장 훌륭한 작품임. 거칠지만..
어느 INTP는 그의 배우자가 그의 논리적이고 비인격적인 코멘트인 '불고기가 탔다'를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놀랐다. 그는 단지 잘못된 결과에 주의를 주려는 것이었으며 원인을 알아내는 것을 돕고 싶었을 뿐이다. 어릴 때, 즉 아주 예전엔 이 말을 실감할 때가 많았다. 내 관점에서는,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자 하는 의도 따위 전혀 없는, 그저 당연한 현상이자 진실이지만, 자기비하와 의문품기가 습관이 된 나란 인간의 눈에 비친 진실 따위는 다른 사람의 눈에는 음울하거나 거칠거나 심술궂게 보이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내 눈에 비친 진실 따위를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는 실례가 되거나 산통깨는 것일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예) 상대 : 하아아 별빛이 참 아름답네. 외계인이 나에게 윙크라도 하고 있을까. 나 : 그래..
0. 처음엔 족같은 '뭐 뻔한 책'인 줄 알았다. 사실 이런 이름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조금 이슈화된 사회현상이 있으면, 그 원인을 진단해 준다며 시류를 타고 얍삽하게 쏟아져나오는 책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리고 그런 책들의 대부분이 얄팍하고, 몇 달만 지나도 이미 쓸 데 없어지기 쉬운 내용이었으니까. 피로사회라는 책의 이름을 보았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다. 걍 최근 지나친 성과주의와 1인에게 몰리는 과도한 업무량 등을 고려할 때, 요즘 사람들이 더 바쁘고 피로한 것은 사실이니까... 뭐 또 유행따라 디톡스/마음의안정/느리게살기 등을 강조하는 얄팍한 책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2. 어 그런데 나름의 시각을 갖춘 인문철학서적이더라 오늘 우연히 눈에 띄었는데, 책도 작고 분량도 짧아서 가볍게 들춰봤더..
딴지일보가 예전만큼의 포스는 없지만 가끔 들르면 재미있는 글이 나온다. miiruu, 필명 춘심애비. 이 분은 쉬운 예시와 비유를 적절하게 들어가면서 설명하는데, 논조에 동의하고 말고를 떠나 글을 참 알기 쉽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음악을 하셨던 것 같은데... 음악이 논리와 연관되기 쉽다보니, 역시 이 분의 글도 상당히 논리적이랄까. 나도 저렇게 글을 쓰고 싶음... ㅎ 그 외에, field dog, 필명 '필독'으로 활동하는 분 역시 문학적인 흐름으로 글을 잘 쓰는 편이다. 흡인력이 상당히 빼어난 글을 쓰지만, 사실 사설이나 정치적인 글에서는 춘심애비만큼의 포스는 없다. 수필이나 조금 더 심리적인 글에서 빛을 발함. 뭐 그냥 눈도 아프고 할 것들 하기 싫어서 쓰는 글.
어릴 때 나는 대체로 잘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기 일쑤였던 것 같다. 책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땐 남보다 책을 조금 더 빨리 읽는 능력이 있었기에, '독서'라고 자신있게 취미를 말했고, 악기연주 역시 남보다 습득이 좀 더 빨랐기에(그냥 평균보다 약간 나은 정도의 재능) 자신있게 말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둘 다 남보다 떨어지니 이거 참 씁쓸하구만) 반면 그림그리는 것을 분명 싫어하지 않았음에도, 그림을 남들보다 뛰어나게 굉장히 못 그렸기에 취미가 만화 그리기라고 말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발레와 무용을 동경했음에도 하위 1%에 드는 엄청난 몸치였기에 이 역시 취미로 삼고자 하는 생각도 못했었고. 물론 조금 이상한 아이이긴 했어도 속으로는 우등하고 착한 어린이가 되고자 하는 (그리하여 사랑받고..